20대 후반 직장인 여자에요
소개팅 첫날 분위기는 괜찮았어요
서로 존댓말쓰고 매너도 좋았고요
식사 비용은 제가 카드로 결제하고 반은 계좌이체로 받았습니다
식사 나오기전에 그러시더라구요
소개팅 첫만남엔 더치페이하는게 좋지 않겠냐며 조심스레 말하시기에
저도 그게 뒷말없이 깔끔한거 같아서 그러자 했어요
밥먹으면서 얘기하는데 대화도 잘통하고 사람이 괜찮아보이더라구요
동갑이라 헤어지면서 다음에 만날땐 편하게 말 놓자고 했었어요
그래서 그날 저녁부터는 카톡으로도 편하게 말을 했는데
갑자기 어제 아침에 저한테 할말이 있다고 저녁에 제가 사는 동네로
와도 되겠냐 하더라구요
그래서 알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밥은 니가 사는거야?"
라고 하기에 안된다고 하기가 뭣해서 "그래 내가 살게" 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되게 좋아하더라구요
선불식당이라 먼저 계산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아~김치녀가 아니라 다행이다"
? "무슨 소리야?" 했더니,
"내가 너 사는 동네까지 왕복 택시비가 3만원정도인데 니가 밥 안사면 어쩌나 했어. 보통 여자들은 남자가 밥 사고 여자가 커피 산다고 생각하잖아"
뭔가 이상해서 저도 한마디 했어요
"니가 나한테 할말있다고 우리동네로 오겠다고 했잖아? 근데 왜 그 택시비용을 얘기하는거야?"
라고 했죠. 그랬더니 "어쨌든 너를 만나러 오면서 쓰는 돈이니까 내 입장에선 이미 밥을 한번 산거나 다름없지 않을까?"
내가 와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자기가 오겠다며 쓴 택시비인데,
택시비를 남자가 썼으니 밥은 당연히 여자가 사야한다는 뉘앙스로 말하는게
이해가 잘안되더라구요
제 마음을 눈치 챘는지 어쨌는지, 다음엔 자기가 정말 좋은걸로 사주겠다고 하는데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그날 그렇게 헤어지고 간단하게 잘들어왔다 문자만 했어요
출근했냐고 아침에 톡이 왔는데 답장을 안했어요
계산법이 참 신박하구나 하는 생각이 좀 드네요
소개팅은 처음이라, 원래 요즘 소개팅은 다 이런건지 싶기도 하고
택시비용을 자기가 썼으니 밥은 내가 사는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머릿속이 조금은 궁금해지네요
택시를 같이 탄것도 아니고 혼자 타고왔고 또 혼자 타고 갈거면서
그 비용을 감안해서 제가 밥을 사야한다는게 이해가 안가요
생각해보니 보통은 만나자고 한쪽이 밥을 사지 않나요?
저는 늘 그렇게 해왔는데요
밥값 삼만원 좀 안되게 나왔는데 삼만원으로 인생 공부했다 쳐야겠네요
뒤에서 욕먹긴 싫은데 거절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니, 욕 안먹는 거절법 같은건 없겠죠?
원래라면 내일 영화를 보기로 했었는데, 늦기전에 만나지 말자고
말해야하는데
어떻게 거절해야할지 메모장에 연습하고 있어요
흉흉한 세상이라 괜히 나쁘게 말해서 좋을건 없잖아요^^
여기에 이런 글 써도 될지는 모르겠으나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경우는 완전 처음 들어봐서 글 써봐요
다들 불금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