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이랑 헤어진지는 몇 개월 됐고, 사귄지는 2년 반 넘었던 것 같아. 전남친이랑은 되게 재밌게 만나면서도 싸우기도 어마무시하게 많이 싸우는 커플이었는데,해외여행도 둘이서 한 7번정도는 나간 것 같고, 국내여행도 많이 다니고. 진짜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추억을 많이 쌓았어. 취미도, 취향도, 성향도 잘 맞았어. 심지어 노래 좋아하는 것까지. 전남친은 항상 나보고 결혼하자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어.
그런데 나 만나면서 동시에 다른 4명과 만나고도 있었고, 다른 여자한테 플러팅도 많이 했고, 섹스 조카 좋아하고, ㄷㅅ에 상주해있는 애였는데 거기에 맨날 여자 노출 심한 사진들 올리고 섹스얘기하고 그런 사람이었어.
실제로 이 사람을 만난다면 학벌도 좋고, 돈도 잘 버는 직군인데다, 얼굴도 반반하게 생기고 외적으로 느끼기에는 성격도 괜찮은 편이거든. 그래서 초등학생때부터 연애를 하지 않던 기간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데 인터넷으로는 정치나 고인드립만 없었지 나머지는 소위 말하는 1베와 같은 느낌의 글을 쓰는 사람인거야. ㅂㅈ가 어쩌고, ㅇㅇ년들이 어쩌고, 섹스가 어쩌고 저쩌고. 이년은 어쩌고 저년은 어쩌고. 얼평 몸평은 기본에 김치녀니 __니.
나와는 맞는 것도 많고 추억도 너무 많고 재미있게 지낸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리고 이렇게까지 취미나 성향이 맞는 사람 찾기도 어렵다고 생각했어서 그런 글들을 쓰던 사람인 걸 알면서도 되게 오래 질질 끌었어. 직접 만나서 지낼 때는 인터넷의 글을 쓴 느낌이 전혀 없는 사람이니까 더 혼란스럽기도 했고. 나는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상식적으로라도)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을 만나기가 너무 어려웠어. 그래서 헤어졌다가, 또 붙었다가를 20번은 한 것 같아. 그러다 그런 글을 쓰지 말라고 수십번 싸웠고, 결국 그 사람은 나 만나는 동안엔 그런 글들을 쓰지 않게 됐어. 마지막에 그사람 현여친이랑 그사람이랑 바람이 났고, 그걸 권태기 운운하며 헤어진게 작년 초야.
최근에 연락이 왔더라고. 잘 지내냐고, 보고싶다고. 다른 사람들 만나보니 내가 진짜 자기랑 너무너무 잘 맞았다면서, 그걸 이제 깨달았고, 그래서 얼굴이라도 보고싶다는거야. 마침 나도 옛날 재밌게 지냈던 추억들이 많이 떠오르던 때여서 조금 아련해지기는 했거든. 그러다가, 다시 ㄷㅅ를 들어가서 그 사람이 쓴 글들을 봤는데..
예전보다 더 가관이더라. 아직 여자친구는 있고, 지방에서 일을 하는데, 진짜 전국적으로 섹파를 구해서 일주일에 3명, 많게는 일주일 내내 섹스를 하러 다니고 그걸 ㄷㅅ에 인증까지 해가며 자랑해. 여자친구에 대해 글 올리고, 댓글로는 다 같이 성희롱을 일삼고. 내 얘기도 있고 ㅋㅋ 심지어는 어쩌다 알게된 일본인 여자애 있는데, 걔에 대해서도 글을 썼더라고. (나도 아는 애야) 그리고는 내년에 (누구든지) 결혼하겠다고 하더라. 그년 다 그년 아니겠냐고.
그런 글을 쓰면서, 나한테는 보고싶고, 우리가 함께 했던 기억들이 자꾸 생각나고, 그립고, 나만이 진정한 사랑이었던 것 같다고, 그렇게 연락이 온거야.
이미 나랑 연 끊어진 사람이라 생각하고싶기는 한데 그걸 보니 너무 화가 나고, 이런 새끼를 정말 좋아했고 같이 했던 모든 것들을 좋았던 추억이라 생각했던 내가 너무 불쌍한 기분이 들어. 예전에 나랑 사귈 때 걔가 현여친이랑 바람피던거 목격해서 어쩌다 내가 그 여성분 연락처를 알게됐는데,(그분은 그때 내 전남친이 나랑 아직 사귀고 있었다는걸 몰랐대) 그 사람은 얘가 이러는거 모르고 있을거란 말이야.
말을 하는게 좋을까? 그 여자분한테. 이새끼는 그렇게 자기 신상 까발리면서 인터넷에 그렇게 ㄱㅐ차반처럼 글쓰고 살아도 현실에서는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하고 좋은 아들, 좋은 남자친구, 성공한 인생 사는 사람인 척 산다는게 그렇게 소름끼칠수가 없는데.
오지랖이겠지 그치. 정말 나도 깨끗이 잊고싶은데 트라우마가 생긴 것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