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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면 친정을 이해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부모의마음... |2019.01.13 00:29
조회 27,550 |추천 124
곧 아가 나오는 30대 초반 여자입니다.

눈팅만 했는데 친정 내려와서 답답한 마음에 잠 못 이루고
제 얼굴에 침뱉기 같아 익명으로 올려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저는 친정에 대해 불만, 속상함을 넘어 분노까지 갔다가
'그래도 내 부모'라는 생각으로 참고 속으로 삭히며 지내왔습니다.

어렸을적부터 잦은 부모님 싸움,
말 싸움이면 다행이었던 거고 거의 육탄전으로 치닫고
아직까지 생각나는게 도저히 안되겠어서 초등학생 저학년 때
맨발로 옆집에 뛰어가서 우리 좀 살려달라고 엉엉 울던 것과

두 분이서 뒤엉켜 싸우다가 아빠가 엄마 머리채 잡고
무릎 뒤를 쳐서 무릎꿇리고 서로 씩씩대던 모습,

두 분이서 싸우는 모습 보고 울고 있으니
아빠가 옆 집 들린다며 울지 말라고 머리를 쎄게 쳐서
방문에 부딪혀 멍 든 일..

엄마는 못살겠다며 툭하면 집나가기 일쑤였고
저는 중학생때부터 3살, 6살 터울 동생을 돌보며 지냈어야 했어요. 심지어 저 수능 때도 엄마가 집 나가서 작은엄마가
수능 도시락을 싸주셨어요.


가장 싫은 날이 일요일 오전, 해가 쨍쨍하게 뜨는 날이었어요.
해가 쨍쨍하면 볕이 들어서 가족들이 일찍부터 일어났고
그 말인 즉슨 아침부터 두분 티격태격 하고 좋지.않은 분위기를
일찍부터 느꼈어야 했거든요.



아빠는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남편이었고(회사일, 모임이 최우선)
엄마는 그런 아빠를 탓하며 집안일도 하지 않고 매일 저에게 아빠 욕만 하는 가정주부..

그러면서 결국 화살은 모두 저와 동생들에게 돌아오는..


참 잊고 싶어도 살다가 문득문득 욱 하고 떠오르면서
엄마 아빠가 참 많이 미웠습니다.

두 분 사이는 뭐 지금까지도 나아진 것 하나 없고
그래서 '나는 결혼 못하겠다. 이런 집구석 보여줄 수 없다.
내가 보고 자란게 이런건데 나는 부모의 사랑 같은 거 잘 모르는 것 같다' 라는 생각으로 살아왔습니다.

돈 못벌고 밥벌이 못하면 더 무시당하며 살 것 같아
죽을 듯이 공부, 공모전, 자격증 등 닥치는 대로 했고
운이 좋아 대기업에 입사해서 그냥 제 삶을 즐기며 살고 있었습니다. (입사하고 초반 때 집에 돈 하나 안보탠다고 아버지가 술취해서 아버지 회사 말단 여직원만도 못한년, 인연 끊고 살자고 한 적도 있음. 본인은 술 먹고 이야기해서 기억 안난다 하지만 나에겐 너무 큰 충격이었음)


그러던 중 이 모든 상황, 저의 불안한 상태 모두 끌어 안아주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됐고, 결혼 1년 후 예쁜 아가도 찾아왔어요.


솔직한 마음엔..
남편이 지금은 세상 다정한 사람이지만
저의 이런 과거, 배경을 언제든 나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을 아직까지도 떨치지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행복하지만 동시에 불안해서 더 제 일에 집중하고, 최대한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고 마음 속 바탕에 깔아두고 살고 있네요.



결혼을 앞두고 부모님과 돈 문제, 집안 문제로 크게 틀어졌고

(결혼할 때 딱 500 보태주셨음. 그 돈에 제 돈 500 얹어서 예단으로 들어감. 그런데 결혼식 끝나고 나에게 아무말 없이 축의를 다 아버지가 가져가려 하셨음. 친정이 완전 시골이라 결혼 전 잔치 따로 열어서 아버지 손님분들은 잔치 때 축의를 하셨고 내 결혼식은 서울이라 결혼식 날 많이 오지 않으심. 대부분 내 직장 동료, 친구들이었음. 화나서 결혼식 끝나고 가족연회실에서 소리지르고 싸움. 결국 돌려받았으나 결혼준비도 힘들게 했는데, 인생 하나 도움안된다는 생각으로 너무 분했고 결혼식까지 망친다는 생각으로 너무 속상했음 )


정말 최소한의 도리만 해야지 하며 살아 왔는데
남편이 그래도 부모님인데 찾아뵙고 챙겨야 하지 않겠냐며
간간히 친정을 찾아뵈었어요.

그렇지만, 저희 내려가도 본인들 모임에 바빠 신경도 안쓰고
많이 해봐야 저녁 한 끼. 그 마저도 돈 안내고 싶어 눈치 보던
모습이 시부모님과 비교되면서 왜 그리 속상하던지..

남편은 괜찮다고 살아오신게 다르니까 이해한다고 하지만
너무 화나고 창피해요..

그래서 남편이 내려가자 해도 안내려가고
작년 추석 이후부터 버티다가
곧 애가 나오니 설때도 못 뵙고 한동안 못 볼거 같다하며
내려가자 해서 오늘 내려왔어요.




저번 달 크리스마스 이브 전 날, 시댁어르신, 형님 식구들
저희 집에 초대해서 식사 대접하고 조그만 선물들을
준비해서 시부모님에서 조카들까지 모두 챙겨드렸었는데
남편이 많이 고마웠었나봐요.

자기도 하고 싶다고.. 그래서 저희 가족, 그리고 친정 근처에
계시는 작은 아버지네 가족 것 까지 선물 바리바리 준비해서
내려왔습니다.

저녁 다 같이 먹고 선물도 나눠드리고 훈훈하게 끝나나 했더니
아빠가 기분이 좋았는지 술을 많이 드셨네요.




하.. 2차를 가자는거 빽 하고 소리 질러서 차에 태우고
집에 돌아오고 있었어요.

오는 와중에 아빠 친구분이 전화가 왔고 받는 내용 들어보니
알겠다고 가겠다고..
하.. 더 화도 내고 싶지 않았어요.

왜냐면 평소 부모님을 좋게 생각하지 않으니
말투도 굉장히 톡톡 쏘고 아니다 싶은 이야기 나오면
바로 빽하니 소리지르면서 다다다 쏴 붙이니까
저는 컷트를 친다고 하는 행동들인데
남편은 막상 본인 옆에 있어서 그러니 민망해해서
그러지 않았으면 하거든요.

이미 표정이 안좋아 있으니
남편은 자꾸 자기 보라며 우스꽝스러운 표정 지으면서
저 웃게 하려고 하는데 거기서 술 취한 사람한테 말해봤자..
라는 생각으로
아빠가 '딸~ 아빠 친구들이랑 한잔 더하고 가도 되지?'라고
능글맞게 묻길래
'어~~ 가 아빠~~' 하고 말았어요.

술 드셨으니 엄마가 운전하고 아빠가 조수석 타 계셨는데
엄마가 조용히 가지말라고 뭐라 한거 같더라구요.

아빠는 취해서 빽하니 소리지르고
한다는 말이 사위랑 뭐 하루종일 붙어잇어야 하냐고
처남들이랑 놀고 싶어하지(남동생 둘 있음)
장인이랑 같이 있고 싶어하겠냐며
둘이 큰 소리 왔다갔다 하길래
'그만해!!!!!!' 하고서 그 어색한 분위기로 돌아왔어요.

빨리 그냥 내렸음 좋겠단 생각에
어디서 내려드릴까요 여쭤보니 어디 마트 앞에서 내려달라길래
알겠다고. 빨리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엄마가 쌩하니 그 마트보다 한 골목을 더 가더라구요.

스트레스 받아서 식도염올라오고
배도 뭉치고 해서 빨리 상황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아빠를 안내려줘서 머리끝까지 화가 났는데

한 골목 지나니 룸 술집 거리가 나오네요.
순간 남편도 흠칫 놀라는 눈치고
엄마도 화난듯이 코너 꺾어서 세워주는데
하.. 룸살롱 같이 보이는 술집 앞이었어요.

끝까지 보지 못했지만 그 내려준 술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고
정말.. 애만 안가졌었더라면
내려서 진짜 끝을 보고 싸웠을 거 같아요.



하.. 남편도 할 말을 잃었는지
아무말도 못하고 그렇게 집에 들어와서
남동생이랑 맥주 한잔 더 하고
옆에서 자고 있네요.

휴.. 남편한테 미안하고 고맙다고
그런데 나 너무 속상하고 창피하다고 다신 안내려 올거라고
남편은 괜찮다고. 그리고 부모인연 그렇게 쉽게 안끊어진다고
그래도 오늘 여행하고 재미있었다고..


내일 집 올라가고 나면
연락이고 찾아뵙는거고 뭐고 진짜 부모없는 사람처럼 살고 싶어요.

부모에게 뭐 바라는 건 없지만
적어도 도움은 못되더라도 본인들 때문에 창피하진 않게
자존심이라도 안상하게끔 해줬음 하는데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요?



매 번 이런 일 있을 때마다
진짜 끝이다. 라고 마음 먹다가도 시간 지나고 조금 상처가 옅어질때쯤
아 그래도.. 그래도 부모인데.. 내가 너무 매정한걸까
라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한번만 더
이런식으로 반복되는데

정말 그만 하고 싶어요.



제가 너무 매정한 자식일까요.
제가 너무 부정적인 마음으로만 보는걸까요.
추천수124
반대수7
베플ㅇㅇ|2019.01.13 01:45
남편의 괜찮아요는 오늘은 당황스러웠지만 괜찮아 아직은 이란 뜻이니까 앞으로 저런 상황 만들지마세요. 고부갈등에 이혼하는거 많은데 남편도 일반사람들과 다르지않아요. 쓰니가 싫어하는 그 상황으로 데리고 가지말고 일년에 한번만 가세여 연끊기어려우면.
베플ㅁㅁ|2019.01.13 01:04
와우.. 왜 왕래를 하시는 거예요? 님이 지고있는 짐, 금세 남편과 아기에게 갈 것 같아요ㅜㅜ 슬슬 끊으시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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