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저는 2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제목 그대로가 제 고민이에요.
글을 올린 후 많은 분들의 질타와 비난이 있겠지만 감수하겠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있다면 조언이나 댓글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성인이 된 이래로 4-5 번의 그리 적지 않은 연애를 해 왔습니다.
이성에게 관심이 넘치고 연애에 목맬만큼 노력했던 건 아닙니다.
자연스럽게 만난 친구들이였습니다.
모두 늘 1년이 되지 않아 헤어졌구요.
각각의 헤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사연이 있겠지만, 모두 제가 식은 후 이별을 고하는 식 이였습니다. 항상 그랬습니다
읽기 다소 불쾌 하시겠지만 지금부터는 이별을 하기까지의 제 마음 변화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절대적이진 않지만 저는 여자친구에게 이기기보다는 배려하고 져주는 방식의 연애를 해왔습니다.
쩔쩔 매는것이 아닌 다정하게 여자친구를 대하려 노력하며 사소한 것들을 배려하는 식 이였습니다.
가끔 잠이 안오는 밤이면 그 친구를 생각하며 편지도 곧잘 썼다가 만나는 날에 건내주고..
데이트 비용과 같이 경제적인 부분 역시도 무리가 되지 않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거의 제가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고 싶었고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연애 후반기가 되기 전까지 상대방 본인에게나 그 주위사람들에게나 전 여자친구에게 다정하고 잘하는 그런 남자친구였습니다.
문제는 제가 연애의 중후반기가 되면 여자친구에게 급속도로 애정이 식는다는 것 입니다.
만난지 1 년이 조금 안되거나 넘어서는 시점이 오면, 어느 순간 부터인지 상대방의 단점이 부각되어 보입니다.
그건 그녀의 외모가 될 수도 있었고 성격이나 가치관 등 다양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그녀가 변한 것이 아니라 제게 이전에도 눈에 보였으나 연애 초기의 설레임, 소위 콩깍지로 인해 잠시 가려졌던 것들이겠지요.
단점이 보인다해서 상대방이 질린다는 것보단.. 사랑이 식으면서 이 현상을 동반 했던게 맞는 것 같습니다.
연락 빈도도 뜸해지고 전화를 먼저 거는 경우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전화를 하게되면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시간이 많아졌고 얼른 끊고 하던일을 마저 하고자 했습니다.
그마저도 그 내용은 굉장히 형식적이고 지루했습니다. 궁금하지도 않았고 재미도 없었습니다.
여자친구와의 대화에서 재미를 따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걸 압니다.
그냥 그녀와의 모든게 이젠 익숙하고 예상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핸드폰 갤러리는 날이 흐르며 그녀와의 사진보단 제 관심사와 관련 있는 것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어쩔땐 귀찮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애정이 거의 말라버린 연애를 계속하며 다정하고 배려심 있던 저는 이제 지나치게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갑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있어야만 할 수 있었던 희생과 양보에 기인한 많은 행동들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여자친구들이였기에 티 내지 않아도 달라진 제 모습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그 중에는 서운함을 표하며 달라진 제 모습에 대해 늘 불평하는 친구도 있었고,
이미 눈치 챘지만 자기의 감정을 표하면 제가 더 질리게 될까봐 불안해하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들에게서 아무렇지 않게 일상 대화를 나누다 갑자기 울컥하는 듯한 모습을 보기도 했고, 은연 중 미세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 속에는 변해버린 저를 향한 원망보다는 관계의 끝을 직감한 불안과 슬픔이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별을 반복하며 이 사실들을 깨닫게 됐습니다.
너무나도 괴로웠고 큰 죄책감이 저를 짓눌렀습니다.
연애 초기 행복하고 가슴뛰었던 기억들을 회상하며 그녀들을 전처럼 사랑하고자 노력하기도 했습니다.
주고받았던 편지를 다시 읽어보며 그때의 감회를 곱씹어보기도 했고 말없이 함께한 사진들을 오랫동안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뿐이였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사랑은 노력해도 안된다는 말이 맞았습니다.
곧 저는 여자친구의 연락보다 개인적인 사생활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삶, 친구, 학업 등 그녀가 해당이 되지 않는 것들의 비중이 커졌습니다.
저의 뜸한 연락으로 인해 이제는 그녀가 먼저 연락하고 전화거는 일이 많아졌지만, 오히려 저는 이를 더 답답하고 피곤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녀의 과한 연락도 집착도 아니었지만 저는 어느 순간 그녀에게 피곤함과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내가 잘못된게 아니라 그녀가 내게 피곤하게 자주 연락하는 것이라고 합리화하기도 했습니다.
무서우리만큼 빠르게 그녀에 대한 감정을 저 스스로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의도하지 않았다는 따위의 변명을 하는게 아니라 그 만큼 사랑이 식어버리는 속도가 빨랐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이 가까워졌을때 그녀의 눈물, 서운함, 불만을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그럴 수록 저는 더 힘들었습니다. 남자친구로서 달래주고 반성하기 보다는 먼저 지쳐했습니다.
울지마 미안해 앞으로 안그럴게 사과를 해도 제 말에는 진심이 없었고 상황을 무마 시키고만 싶어했습니다.
오히려 답답함에 한숨을 쉬거나 피곤해하는 모습으로 그녀들에게 더욱 상처를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일방적이면서도 잔인한 관계에서 저는 늘 도망치듯 이별을 택했습니다.
이별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정하려 했던 여자친구들의 전화나 연락을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계속 되는 전화와 메세지에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이내 그녀들의 감정이 부정과 슬픔에서 분노로 바뀐 후 많은 욕을 듣기도 했습니다.
헤어지기 전 가득찬 진심은 못 되었어도 그녀에게 했던 사랑한다는 말을 포함해 그이에게 주었던 모든 것들이 가식과 위선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배신감과 상처만 준 쓰레기가 되었고 이는 자괴감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네.. 제 연애는 보통 이런 식이였습니다.
아름다운 이별이 어디있고 서로 기분좋은 이별이 어디있겠냐만은 저도 제 방식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거나 예견하실 전 여자친구들에 대한 미련과 후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단 한번도 그런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적이 없습니다.
전 애인과의 추억이 많은 장소를 우연히 지나쳤을때 그 친구와의 추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는 정도가 다였습니다.
상처만 주는 이별을 끝낸 후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고자 더 잘 통하고 맞는 상대를 만나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여자를 만나면 분명 그 전의 친구들에게서 단점으로 작용했던 부분들은 없었지만, 이내 중후반기가 되면 사랑이 식고 또 다른 단점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가 두렵습니다.
저 사람이면 나도 질리지 않고 오래동안 만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고 정말 내게 맞는 완벽한 사람을 찾기 전까진 연애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연애를 할 자격이 없는 놈 일까요.
혹시 저와 같이 사람에게 쉽게 질리고.. 중후반기의 권태와 익숙함에서 도망치지 않고 극복하신 분이 있다면 제게 조언을 주셨으면 합니다.
혹시라도 저와 같은 연애를 반복하다가 아까 말한 것과 같이 정말 완벽한 사람을 만난 분이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아무런 말이라도 좋을 것 같습니다.
불편하셨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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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주신 댓글 하나하나 잘 읽어봤습니다
느끼는게 참 많네요. 공감하는 부분들도 많았어요
저와 같은 남자에게 받은 상처와 옛 기억에 불쾌해하시고 분노하셨던 분들도 많으셨고,
본인의 이야기인줄 알았다며 공감해주시며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욕설과 저주글을 많이 봤습니다.
차분히 모두 읽었습니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받으셨을 상처는 제가 대신 죄송하다고 말씀드려도 모자라겠지요.
처음에는 여러분께서 단정지은 ‘그 수준의 인간’ 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합리화를 하고 싶었지만 찔리는 부분이 참 많더라구요. 돌아보니 맞는 말씀도 많았구요.
괜스레 화도 조금났지만 부끄러웠습니다.
제 가정사나 직장생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부분에서도 예측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다소 지나친 억측이 난무하는 것 같아 오해를 잠시 거두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너무나도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고,
현재의 직장생활 역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조언 잘 받아들이겠습니다.
도움이 되는 말씀들이 참 많았어요
평소 연애를 했던 저의 자세를 되돌아보겠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중요시 해야할 것은 상대방의 내면임을,
더불어 함께하는 사소하면서도 진실어린 소통이라는 점을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글을 보며 정말 많은 것을 느낍니다.
‘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
하고 넘기기엔 제 스스로도 너무나 철없고 이기적인 부분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라, 연애를 하는 자세와 연인을 대하던 마음 자체가 미숙하진 않았나 생각해요.
감히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좋은 사람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