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만난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해
고등학교 예비소집날 혼자 중학교 교복 자켓까지 갖춰 입고
폼나게 걸어오던 니 모습 우리끼리 많이도 웃었어
신입생 오티날에도 혼자 계속 떠들어대는 모습이 무대까지 나가서 마이크잡고 난리치던 모습이 얼마나 웃겼는지 몰라
우연인지 운명인지 반배정을 보니까 너랑 같은반인거야
짝꿍은 아니였지만 대각선이라서 참 재밌겠다 생각했었어
그렇게 친해져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고2 고3 같은반하면서 너네집 우리집 할거없이 정말 많이도 붙어다녔지
너랑 같은대학 붙어서 처음 엠티갔던날 술에 꼴아서 중심도 못 잡는 나를 혼자 보내기 불안하고 택시도 없고 그래서 그 거리를 혼자서 나 엎고 데려다줬던것도 너무 고마웠어 내가 술취해서 기억못하니까 티도 안내서 몰랐다가 친구한테 들은거지만...ㅎㅎㅎㅎ
너 영장 나오던 날 둘이서 서로 붙잡고 얼마나 울었던지...
뭔가 니가 군대간다는건 진짜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
너 머리 빡빡 밀고 꽃다발 들고 찾아와서는 고백했던 그날
이기적인거 알지만 2년동안 누가 채갈까봐 불안하다던 니 그 대사가 얼마나 달콤했나 몰라 그 자리에서 그냥 울어버렸지
그렇게 시작한게 2010년 1월 우리의 첫 시작.
서툴고 어렵고 그렇지만 설레기도 하던 우리연애
널보러 버스타고 면회가던 그 때가 너무 그립다
곰신 이던 내가 꽃신이 되고 난 정말 우리가 결혼까지 함께 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2018 추석날 내 손을 꼭 잡고 우리집에서 결혼허락 받으러간날 그렇게 떠는 니 모습은 처음이라 나도 덩달아 얼마나 긴장했었는데 그래도 꿋꿋하게 할말 다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혼자 엄청 웃었었어ㅋㅋㅋㅋㅋㅋ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랬는데 어째서 헤어진걸까 우리
2019.01.30. 다른날과 다르게 괜히 무게잡고 어색해하기에 얘가 왜이러나 무슨일이지 했다? 근데 그 무서운 표정으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헤어지자는 니 말에 가슴이 진짜 덜컹했어 얘가 왜이러지 나 뭐 잘못했나 이 생각뿐이었어
이유도 설명도 뭣도 없이 그냥 미안하다고만 하는 니 모습이 너무 낯설어서 그래서 난 가만히 벙쪄있었던거 아니?
솔직히 난 지금도 우리가 헤어졌다는게 실감나지않아
9주년을 함께 보내며 웃었던게 불과 한달 전인데 우리가 함께했던 시간이 부정되는거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파
우리의 9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니 너에게?
나를 항상 쏘라고 부르던 니가 애칭이라며 쏘랑해 쏘랑해 이러던게 아직도 맴돌아 평소에 나 별명 그런거 되게 싫어하잖아 근데 이상하게도 저거는 왠지 니가 날 사랑한다는게 훅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
봐 나인걸 알아주면 하는 마음에 저렇게 나인거 티내고 있잖아 우리가 어떻게 이렇게 끝내 우리의 9년은 아무것도 아닌거였던거야? 이제 우리 곧 서른이야 미래를 앞두고 생각해야 할 나이인거라고 니가 날 떠난다면 잡고 울고불고 하지는 않을게 다만 이건 명심해 전처럼 니가 다시 돌아오고 싶다해도 돌아 올 자리는 없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