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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그거아냐, 난 자신이 없다


야. 그거 아냐.


19살부터 만난 니가 날 어찌나 독점하고 공주처럼 대했는지, 

헤어진 뒤에도 한참은 휴무에 다른사람을 만난다는게 어색하고, 

친구들과 처음 여행갔을 땐 설거지든 고기굽기든 할줄아는게 없더라.


항상 손하나 까닥하지 않게 궂은 일 다 해주던 너.
내가 잘못해도 적반하장하면 되려 사과해주던 너.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해도 결국 내말을 들어줬던 너.
아무리 많이 싸워도 항상 사과는 먼저해줬던 너.


나는 툭하면 삐지고, 툭하면 잠수타고,
툭하면 헤어지자했고, 너는 그런 나를 매번 잡아줬잖아.
시간이 흐르고 흘러, 4년을 그렇게 지내니
나는 그게 당연한건줄 알았어.


근데 그게 아니더라. 


열아홉부터 스물넷까지 우리 연애의 마침표를 찍고, 

그 이후에 너 없는 한 해 한 해가 깨달음의 연속이었다. 


내 잘못들, 그리고 니가 날 배려하고 아껴준 모든 것들이 

가장 어렵고 당연하지 않다는 걸 느낄때마다, 

나는 내 단점을 고치려 노력하고 조금씩 더 성숙해진거같아.


내가 어린맘으로 너에게 집착했을때, 

철 없이 네 이성친구를 신경쓰고 관리했을 때, 

나에게 왜그러냐 집착하지말라 와같은 말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던 너.


그랬던 나를 사랑표현의 일부라 생각하고 당연하게 받아준 너덕분에, 

나는 나 스스로 옥죄는 집착이란 감정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질 수 있었어.


내가 내 입맛대로 널 바꾸려할 때, 

너는 내 단점도 미운 모습도 모두 알지만 단 한번도 

날 강제로 바꾸려하거나 억압하지 않았잖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예뻐해준 너, 

덕분에 나도 차츰 남과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에게 좀 더 관대해질 수 있었어.


오직 나에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그걸 4년 내내 한결같이 보여주던 너, 

내 말이 법이고 내가 너의 세상이자 전부였던 사람, 


그랬던 너는 이기적이고 감정적이었던 나와의 연애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까.


보상할수 없는 수년이라는 시간 나에게 낭비해줘서 고마웠다고, 

너는 내 생에 최고였다고, 

그런 너에게 준 상처들을 되돌릴순 없지만 많이 후회하고 미안했다고.


나 전보다 성숙해지고 뒤늦게 반성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서 날 잊은게 아니라면 

딱 한번이라도 다시 널 보고싶었어.


그랬던 나야. 


내가 몇 날 몇 일을 고민했던 연락한통이,
너한테는 너무 갑작스러워 많이 놀랐겠지. 


무려 2년반만에 주고받는 연락이었잖아. 

나는 여전히 내마음대로고 일방적이지만, 

사실 용기내고 또 용기낸거였어.


그런 내 연락에 돌아온 네 대답은,
내가 아프던 곳이 이젠 좀 괜찮아졌는지, 

내가 힘들어하던 일은 잘 되었는지. 

온통 나를 걱정하는 말들 뿐. 


원망도 미움도 없이 그냥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싫어하는 것, 

나에 관한걸 단 하나도 잊지않고 기억해서 물어봐주던 너.


나 대체 어떻게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사람은 절대 쉽게 변하지 않는 다는 말, 

그 말이 하늘에 감사할 정도로 그대로인 사람. 


나에게 여전히 따뜻하고 다정한 너를 보며 

고맙고 마음 아파서 정말 많이 울었어.



그렇게,


7년 전 겨울에 만난 우리가, 돌고돌아 올해 겨울 첫 눈을 같이봤네.


날 다시 수년동안 부르던 너만의 애칭으로 불러주고,
전처럼 하루에도 수십번 예쁘다 귀엽다 칭찬하는 너.

나에게 모든 마음을 다 쏟아 부은 뒤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생기지않아 걱정이었다던 너는, 

이제야 멈춰있던 시간이 흐른다며 매일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잖아.


그런 너를, 나는 두번다시 놓칠 자신이 없다.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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