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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에게 보내지 못했던 일기

ㅇㅇ |2019.02.16 21:14
조회 343 |추천 2
잠들기 전 너의 생각을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애썼는데, 새벽 내내 니가 나오는 꿈속에서 꿈과 현실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고 허우적댔다.

꿈속에서 술에 취해 너에게 카톡으로 헛소리를 해버렸는데, 꿈에서 깰 때마다 내가 정말 너에게 연락을 한건지 걱정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다행히 현실에선 그러지 않았다.

또 어떤 꿈에선 너를 만나 친구인 것처럼 아무렇지않게 장난을 쳤다. 헤어진 지 겨우 3일만에 몇달, 1년은 지나야 일어날 듯한 일을 눈 앞에서 보게되니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 꿈에서 깨어난 뒤 더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니가 이걸 보게되면 '역시 너도 사랑이 식었던 게 맞았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란 걸 너는 절대 모르겠지.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이별에, 나는 이 현실을 믿지 못하고 있다.

너와 함께하던 중에도 홀린 듯이 빠져들고 미친듯이 사랑하는 나의 낯선 모습에 혹시 내가 지금 긴 꿈을 꾸고있는 건 아닐까싶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 걸까. 지금도 나는 그저 하나의 잘 기억나지않는 희뿌연 꿈을 꾼 기분이다. 이 현실이 믿기지않아서, 그건 그저 꿈이었고 금방이라도 너와 다시 연락하고 같이 손을 맞잡은 채 걷고있을 듯한 그런 기분이다.

너와 헤어진 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위로해주고 너의 험담을 했다. 그들의 전형적인 위로의 말들은 내가 더는 눈물흘릴 필요없이 내 삶을 살아가도 좋다는 정당성을 부여해주었다.

정말 내가 너를 떨쳐내고 내 인생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집안 곳곳에서 마저 너의 흔적이 보인다. 꽃을 좋아하는 나에게 그동안 선물해줬던 여러종류의 꽃들.

너의 사랑은 이렇게나 잘 말려져 여전히 내 곁에 있는데,
너는 이제 내 곁에 없구나.

...




이 일기는 3년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썼던(헤어지지 않았더라면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려고 했던) 일기인데,
오늘 우연히 찾아서 읽게 됐어요.

일기속에서의 저는 그렇게 가슴 아프고 힘들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은 이 일기를 읽어도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네요. 마치 누군가 쓴 일기장을 그냥 읽어보는 것처럼 말이예요.

이 3년동안 느낀 건 정말로 시간이 약이고, 나와 인연이 아닌 사람에게 매달려 나 자신을 버리지말라는 것입니다. 저는 전형적인 자존감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별을 받아들이기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법을 알게 됐죠.

지금 이별로 힘들어하실 분들을 위해 제 얘기를 한번 써봤어요. 한 가지 분명한 건, 언젠가 다들 괜찮아지는 날이 꼭 올거란 거예요. 그러니 여러분도 내 시간, 감정, 자존감을 떠나간 사람때문에 더는 소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장 소중한 건 나 자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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