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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제적 당했습니다..

ㅇㅇ |2019.02.18 11:28
조회 3,394 |추천 0



올해 22살 된 여자입니다.
강원권 대학 언론과에 재학중이었으나 학고 연속 3번 먹고 제적 당했습니다. 중간에 한 학기 휴학도 했었는데 집에서 쫓겨날 고비를 겨우 넘기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휴학한거였어요. 근데 제적을 당하는 바람에 올한해는 꼼짝 못하고 강제휴학을 하게 됐는데.. 학교를 계속 다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내년에 재입학을 할 수 있고 다행히 지난 학점과 이수학기는 모두 인정해준다고 하는데, 인정해준다고 해서 딱히 큰 도움될만한 학점도 아니고, 1년을 기다리고 입학금을 다시 내면서까지 재입학할만큼 이름 있는 대학교도 아니고, 학교를 열심히 다닐 의지도 없어요.
딱히 친구를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을 못 느껴서 동아리도 안 들었고 엠티 오티 총회 다 안 갔고, 교수님들께 잘 보이려고 애쓰고 싶지도 않아요. 시험을 못 봐도 아쉽거나 슬프지 않고 부모님께 혼날 걱정만 들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대학에 뜻이 없는 것 같다고 일단은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을 관두고나서 뭘 할건가. 모르겠습니다.
제가 뭘 좋아하는지, 잘 하는지 모르겠어요.
좋아하는 것들이 있긴한데 그걸 진로 삼기엔 부족한게 많아요.
잘하는 것들도 있기야 하죠. 근데 그걸 뒤집어지게 잘하는 것도 아니에요.
다 애매하게 좋아하고 애매하게 잘합니다.
당연히 처음부터 다 잘 하는건 아니니까 뭔가 하나를 선택해서 그쪽으로 밀어붙이면 잘 하게 되겠지, 라고 저도 생각했죠.
근데 그 "뭔가 하나" 를 고를 수가 없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나요?

부모님께 학사제적에 대해 알리면서 그나마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은데
이 상태로는 걱정을 더 키워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저 정말 의욕상실에 의지력 부족, 게으름, 무기력이어서 대학 입학 후 있었던 모든 방학들과 한번의 휴학동안에 한게 아무것도 없어요.
자격증도 하나도 없고요, 토익은 문제집 한권 풀고 제대로 공부도 안했고 시험도 안 쳤고, 일본어도 단어쓰기만 계속 했지 제대로 외운 것도 없고 문제집은 새거예요. 알바는 꾸준히 했었는데 이번 방학에는 집안 사정상 알바도 못하게 돼서 리얼 한량.. 좋게 말해 한량이지 그냥 백수에 게으름뱅이로 살았어요.
아침 11시 다 돼서 일어나서 집안일이랑 동생 챙기는거 빼면 하루종일 텔레비전이랑 휴대폰만 봅니다. 주말에 엄마 일 도와드리는거 빼면 생산적인 일을 하는게 없어요.
뭐라도 해야된다는 생각은 계속 드는데.. 모르겠어요.

다른 학생들,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을 찾은거죠?
저는 예체능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하고 어릴때부터 공부만 해서 이제와서 공부 하기 싫다하면 진짜 할 게 없어요. 할 줄 아는 것도 없고요. 유치원생이었을 땐 화가, 요리사가 꿈이었는데 그런 쪽으로는 방과후수업조차도 못하게 하셔서 (미술학원이라던가 요리교실, 찰흙 만들기 수업 같은거 하고싶다하면 그런거 할 나이 지났다, 쓸데없다, 학원 시간이랑 겹친다는 이유로 못 하게 하셨음) 지금은 똥손 오브 똥손입니다. 그런 쪽으로의 재능은 전혀 키우질 못했어요.
노래, 춤 좋아해서 초등학생때까진 가수가 꿈이었는데, 지금은 그냥 남들보다 조금 잘하는 수준이지 어디 내세울 정도는 못됩니다.
논술에 꽤 재능을 보여서 중학생때까진 상을 꼬박꼬박 받아왔는데, 소설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가 호되게 반대 당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도 못했어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부모님이 응원을 안 해주시고 반대하시더라도 제가 열심히 해서 잘 하면 자연스레 부모님도 인정해주셨을텐데,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고 노력도 안하고 의지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학원빨 암기력빨로 큰 노력 없이 중위권 성적 유지해서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대학에 입학하고 또 그냥저냥 학교 다녔는데 정신 차려보니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22살이 돼버렸어요.
낭비벽이 심해서 돈도 전혀 모으질 못했고.. 아 정말 어쩌죠?
붕 떠버린 올한해를 어떻게 보내야하죠?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허무하게 살고싶지는 않아요.

1년동안 쉬면서 여행 다니라는 답변 사절입니다. 쉴만큼 쉬었어요. 여기서 더 쉬었다간 평생 쉬게 생겼다고요.
조언 없는 질책도 삼가주세요. 이미 충분히 죽고싶으니까.
아직 어리니까 천천히 진로탐색해서 방향을 찾고 어쩌구저쩌구 추상적이고 두루뭉실한 답변도 하지 말아주세요...

제발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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