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인터넷을 하는 도중에
이곳에 처음 글을 남겨 봅니다.
그냥 넋두리로 봐주세요
저는 올해 서른넷,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는 여자입니다.
남자친구와 전 동갑내기로 17살 때부터 만나
13년 연애를 했었습니다.
저희는 한 번도 헤어진 적도
홧김이라도 누구하나 이별을 말한 적도 없었구요
오래된 연인들이 다 그렇듯
연애 초기와는 다르게 시간이 지나니
떨림도 설렘도 사라졌어요
그만큼 에너지도 고갈되었구요
다만 함께 많은 계절을 보낸 만큼
서로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모든 게 생생 합니다.
그 친구가 입대하기 전 날
저희 집 앞에서 둘이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던 일
제가 취업 준비로 너무 힘들어서
철없고 어린 마음에 그냥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날
두 시간을 절 길바닥에 세워놓고 설교를 하고는
그날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날이라
언 몸을 녹이고자 들어간 편의점에서 호빵을 먹었던 일
저는 남자친구와 했던 모든 사소한 것들조차
아직까지 어제 일 같아요
2015년 가을에 남자친구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시간 전까지 웃으며 저와 통화를 했던 사람이
음주운전 차에 그렇게 한순간 가버렸습니다.
목격자분에 의하면 구급차가 오기 전 까진
살아있었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구급차가 왔을 땐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습니다.
그 일이 벌써 3년이 넘었네요.
사실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견뎌왔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처음 1년동안은 일상생활 조차 되지 않아
회사도 관두고 집에서만 생활 했었습니다
매일 울기만 했던 것 같아요
그러고 2년쯤 되었을 땐
우는 날은 많이 줄고 외출도 하고 친구들도 만났지만
전 제가 살아있는 시체 같다고 느꼈어요
그냥 아무것도 제겐 의미가 없었어요
그리고 3년이 넘은 지금은 다시 취직도 했고
평범한 일상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 행복하지 않아요
남자친구만 떠올려도 아직은 가슴 쪽이 찌릿하게 아려오고
그때 그렇게 가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우리는 부부가 되어 있진 않을까
아빠 엄마가 되어있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많이 지난다고 해도
남자친구는 늘 제게 그리운 존재일 거에요
우연히 이곳에서 많은 분들이 남기신 글을 봤어요
전 솔직히 부럽단 생각을 했습니다.
받지 않는 전화, 답장 없는 메세지들
그래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전 너무 부러워요
물론 헤어지신 분들 마음도 많이 아프시겠지만요
그냥 요즘 새벽만 되면 마음이 약해져서
두서없는 글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모든 분들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