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중3인 학생입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공짜로 수업받는 것도 아니고, 생각을 계속 해 봐도 어이가 없는 것 같아 이 글을 올립니다.
저희 학교는 3학년이 되면 중국어/일본어 중 하나를 선택해서 제2외국어를 배우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선택했고 유명한(이름은 굳이 말하지 않겠습니다) 모 학습회사로부터 방문수업을 받기로 했죠.
첫날 방문상담을 받고 간단한 테스트를 본 뒤 레벨이 정해졌고 교재를 주신 뒤 방문선생님께서 가셨습니다. 내내 껌을 씹으신 것 빼고는 첫인상도 괜찮았고, 설명도 친절하게 해주시기에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줄로만 알았습니다. 껌이야 뭐 뱉을 시간이 없었나 보다 하고 전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죠.
그런데, 제가 괜한 기대를 했었나 봅니다. 다음 수업에 10분 늦으시기에 ‘이전 수업 때문에 시간이 조금 밀렸나 보다’ 하고 생각하고 그냥 수업을 받았습니다. 물론 수업 내내 껌을 계속 씹으셨구요. 뭐, 의도가 어떻든 고의가 아니라면 한두 번 정도야 그럴 수 있다 생각했죠.
불행하게도, 정해진 수업 시간을 어기는 건 그때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 다음 수업부터 약 4~5회 정도 수업을 진행했는데, 그 중 제시간에 맞춰 온 것은 단 한 번 뿐이었습니다. 매번 10분 늦고, 20분 늦고. 30분 남짓 늦은 적도 있습니다.
그 수업들 중 한 번도 껌을 안 씹은 적이 없으셨구요. 엄마가 “전 수업이 빨리 안 끝나세요?” 이런 식으로 계속 눈치를 주고 있는데도 “아 네, 숙제를 안 해 놓는 아이들이 많아서요...” 이런 식으로 얼버무리더군요. 저도, 부모님도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그리고 그 다음 수업부터 일이 본격적으로 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수업을 앞두고 준비를 하려고 하던 와중, 엄마에게 문자가 온 겁니다. 갑자기 수업을 30분 정도 당겨서 하겠다는 겁니다. 그것도 5분 전쯤 문자를 보내 놓고서요.
어이가 없었죠. 전에는 계속 늦다가, 갑자기 5분 전에 수업을 당겨서 하겠다니. 그것도 거의 통보식이었습니다. 특별히 다른 일정은 없었기에 수업을 그냥 받기는 했습니다만,(물론 그날도 내내 껌을 씹으셨습니다)점점 인내심에 한계가 오기 시작하더군요.
다음 수업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아예 오면서 문자를 보낸 모양인지, 일찍 수업을 하겠다는 문자가 온 지 거의 2~3분만에 아파트 현관에 도착하고 그 다음엔 집앞 현관까지 오시더군요. 그것 때문에, 거실에서 컴퓨터로 업무를 보시던 아빠는 거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황급히 노트북을 들고 방으로 달려들어가셔야 했습니다.
짜증이 확 났죠. 게다가 엄마에게 ‘갑자기 일찍?’ 이렇게 물어봤더니 제가 운동을 가 있던 1시간 전쯤에도 일찍 오겠다는 문자를 했었답니다. 엄마가 제가 운동을 가 있다며 안 된다고 하셨구요. 학생이 연락을 해서 보충 수업을 잡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방문교사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이렇게 하는 경우가 대체 어디 있답니까? 저도 학생이라 학원 가랴, 운동 하랴, 숙제 하랴 방학인데도 눈코뜰새 없이 바빴는데, 정말 제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받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꾹꾹 인내하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애썼지만 눈앞에서 일말의 미안한 기색도 없이, 갑자기 수업 시간을 바꾼 것에 대한 말도 한 마디 없이 열심히 껌을 씹으며 구강운동을 하시는 방문선생님을 보자니, 아무리 제가 학생이고 연장자인 선생님을 존중하고 따라야 하지만 한번 말을 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계속 이런 식의 수업을 받을 수는 없었으니까요.
수업이 끝나고 짐을 챙기실 때, 최대한 차분히 여쭈었습니다. 수업 끝나고 급한 일이 있으시냐고 존댓말 갖춰 언성 전혀 높이지 않고 차분히 질문했죠. 그랬더니 이러시더군요. “선생님이 일찍 오면 부담스럽니?” 하.. 이 정도로 상황 파악을 못하시고 선생님의 본분을 잊으신 분일 줄은 몰랐습니다.
옆에 같이 있던 엄마는 제가 참다 참다 얘기하는 걸 알고 “00이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요... 스케줄도 있고..”라고 하며 중재를 하려 했죠. 선생님이 “그럼 다음부턴 딱 시간 맞춰서 올까, 00시 00분에? 그럼 편하겠니?” 라고 하시는 겁니다. 와.. 정말 말문이 턱 하고 막혔습니다. 할 말이 없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냥 “네.”하고 대답만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일찍 수업 일정을 당겨서 미안하단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구요.
방문선생님이 가시고 거울을 보니, 얼마나 분했던지 제 양 볼이 붉더군요.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해야 하는 숙제는 산더미인데 집중도 되지 않았습니다.
저 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다고 지금 그만둘 수도 없는 게, 다른 곳을 찾으려면 시간도 걸리고.. 그럼 그동안 진도가 멈추는 거라 걱정돼요. 그냥 내가 참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엄마는 지켜보자고 하시는데... 정말 모르겠습니다. 너가 멍청해서 그런거다 뭐 이런 말 말고 진짜 진심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