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항상 눈으로만 보다가 글을 쓰게 됐네요.
혹 아는사람이 보면 어떻게하나 쓸까말까 고민하다가
결혼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조언해줄분들이 필요하여 큰 맘 먹고 작성합니다.
우선 남여 각각의 현재 상황에 대해 기술하고
제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여쭙겠습니다.
남: 30대중반
평소 결혼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었음
주변에 친구들은 대부분 다 결혼한 상태
글쓴이를 만난 후 안정적인 연애를 원한다며
연애초반 본인의 부모님을 소개시켜 줌
월급의 개념이 없어 확실치 않지만 연봉기준 또래에 비해수입이 적은편은 아님 다만 업다운이 심해 불안정함
연차가 쌓일수록 점차 안정되는 직업임
지금껏 제태크를 하지 않아 모은돈은 그리 많지 않음
평범한 가족분위기의 막내아들 (위로 누나 둘)
경상도 남자치고 자립심 강하고 서글서글 살가운 성격
술 담배 여자 도박 게임 안하고
안시켜도 밥해주면 설거지는 본인이 할줄 아는 사람
본인이 맞은바 끝까지 책임지며 남여친구가족 모두에게 평판이 좋음 키 크고 덩치 있고 인물좋은 편
여: 20대후반
역시 평소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었음
아직 친한친구중에 결혼한 사람도 없음
서울에서 생활 하다가 진지하게 교제를 시작한 후 지방으로 내려온 케이스(원래 고향은 지방)
다행히 좋은 조건으로 일을 계속 할 수 있어서 사는 환경이 바뀌는 것에 대한 부담은 적었음
프리랜서라 고정적이진 않지만 평균 월 400정도의 수입
남자와 모은돈은 비슷함 집안은 좋지못한 편
(쓰니가 어릴적 경제적으로 어려워 수급자였으나 현재는 보통의 평범한 가정수준, 할머니 손에 키워짐)
집은 대출끼고 쓰니측에서 준비 (어쩌다 보니 시기상 맞아떨어져 신혼집으로 쓸 수 있게 된 상황)
고등학생 때 부터 혼자 독립해 살아왔기에 가족애나 가족구성원으로써의 역할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됨
식구들은 늘 그렇듯 너 하고싶은대로 살라고함 큰일이든 작은일이든 터치없고 평소 연락도 잘 안함
제가 쓰는거라 이런말 부끄럽지만
미인대회출신으로 외모 키 평균이상
이런 상황에서 남여 서로의 가치관과 생활패턴 경제력 개그코드 등이 잘맞아 큰 싸움없이 1년간의 연애를 잘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서로 결혼생각이 없다가 이런 사람이라면 좋은 가정을 꾸릴 수 있겠다 판단이 되어 깊은 대화끝에 양가에 결혼의사를 밝히고 상견례 날을 정해둔 상태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입니다.
상견례를 앞두고 남자측 집에 초대를 받아 식사를 했는데요. (밖에서 뵌적은 여러번 집에서 본건 처음입니다. 저한테 정말 잘해주시고 좋은 분들이셔서 크게 걱정은 않고 갔어요)
다들 그렇듯 선물거리 사들고 설렘반 긴장반으로 찾아 뵌 자리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을 겪었어요.
뭐 처음이니까 안시키지만 다음부턴 설거지해라
과일은 아들 말고 니가 깎아라 우리집 제사는 몇개 있다 명절에 형제 오는거 보고 친정가라 우리 아들사주에는 이날이 더 좋으니 결혼예정일을 바꿔라 지난명절엔 왜 전화안했니 등등 뭐 우리가 흔히 아는 그런얘기들이요.
저는 할머니 손에 컸지만 정말 자존감 높게 커왔던 사람이라 인생의 주인공은 항상 저였어요.
저 말씀들이 어른들 입장에선 당연한 이야기였겠지만 저에겐 이제 니가 아니라 며느리로 살아라로 들려서 굉장히 당황스럽더라고요.
내가 알아서 어른들한테 잘하고 내가 알아서 잘 챙기고그럴건데 왜 당연한듯 요구할까 싶달까요.
이런 생각이 한번들기 시작하니까 참 사람이란게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나이도 한참 차이나는데 모은거 반반 집도 내가 해가는데 왜 사위도리는 없고 며느리도리만 있나 싶고요.
하하.. 아직 저는 많이 어린가봅니다
저 많은 것들을 감수하고 희생할 자신이 한순간에 없어졌어요. 그래서 집에 돌아오는길에 남자친구에게 넌지시 제 생각을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사랑에 눈멀어 우리나라에서 결혼이 어떤건지 잠깐 잊어버린거같다고 너무 두렵다고요.
이때 남자친구는 저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주었고
스트레스받을 만한 상황인걸 인정한다 했습니다.
차라리 우리엄마 그런사람이야 시전했으면 포기가 쉬웠을텐데요 저를 너무나도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과 본인이 더 잘하겠다라는 말에 이도저도 할 수가 없어졌습니다.
조율할 수 있는대로 최대한 할 것이고, 이 때 본인의 의견인것으로 피력하여 저에게 피해가 덜 오게 할 것이라는 말에 많은 힘이 되지만 과연 그게 정말 가능할까 라는 의문도 함께 딸려옵니다.
모든것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준비과정에서
(양가친지친구 모두 축하하는 분위기)
어른들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것들을 얘기했을 뿐인데
갑자기 결혼생활에 두려움을 느끼는 제가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내 팔자다 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쉬울까요?
아님 결혼은 나와 맞지않으니 미뤄야할까요?
정말 천생연분이라 느낄정도로 모든 것이 잘 맞는남자라
놓치기 아까운 마음도 분명 있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결정앞에 놓인 저에게 여러분들의 많은 의견이 필요합니다.
어느정도의 답글이 쌓이면 이 글을 수일내로 삭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