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연락하던 남자 애가 있었음
그 애가 갑자기 분위기를 잡더니 나한테 관심이 있다는 걸 표현했음
근데 나도 남자를 사겨본 입장에서 걔 진심을 무시하는 건 아닌데 날 진심으로 깊게 좋아한다는 느낌보단 그냥 자기가 나한테 느끼는 감정이 날 좋아한다고 착각을 하는 거 같았음
왜 그렇게 생각했냐면 남자던 여자던 관심있는 사람 생기면 그 사람 얼굴 한 번 더 보려고 갖은 노력 들여서 만남을 가지려고 할 거 아님 근데 얜 그런 것도 없었고 오히려 내가 만나자는 식으로 말하면 말 돌리기 바쁘고 걔 친구랑 내 친구랑 사귀는데 걔네 만날 때 같이 만난 정도? 사적으로 둘이 만난 적은 한두 번 뿐이었던 거 같음
또 전화는 자주 걸었는데 나랑 통화한다기보단 그냥 전화는 하는데 친구들이랑 대화하고 놀기 바쁜? 왜 전화를 걸었는지 이해가 안 될 정도에 연락하는 것도 성의가 없음 대화 불가임
그리고 내가 어딜 가면 간다 자면 잔다 이런 말 좀 해달라고 부탁하고 뭐 이런 행동 별로 안 좋아하니까 자제해 달라고 수십 번은 얘기했었는데 지켜준 적 없음
이게 왜 문제라고 생각했냐면 보통 좋아하는 사람이 말한 거나 싫어하는 행동은 신경써서 안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음
한 마디로 그냥 입만 살았음
행동은 절대 좋아하는 거 같지 않다는 걸 나 말고도 걔 친구들을 포함해 주변 애들도 느낌
그냥 쌩까면 되지 않냐고들 하는데 나 좋다고 계속적으로 표현해준 사람 마음 무시하는 거 같고 괜히 신경 쓰임
그래서 그런 식으로 표현할 때마다 나는 그냥 친구로밖에 안 느껴진다는 둥 말은 그렇게 하지만 행동 보면 넌 날 좋아하는 게 아닌 거 같다는 둥 나름 선을 그었음
그럴 때면 걘 이런 게 처음이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그렇다고 말함
나도 어느 정도 이해를 했었음 사람 성향 다 다르니까
근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해가 안 됐음
보통 아무리 처음이라고 해도 무의식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면 나오게 되는 행동들 있지 않음?
괜히 얼굴 한 번 보고 싶어서 영화 보자는 핑계를 댄다거나 그 사람이랑 말 한 마디 더 하려고 밤잠 설쳐가면서 폰만 붙잡고 연락한다던가
그래서 정말 진지하게 생각을 해봤음
내가 얘 마음을 받아줘서 만약 사귄다고 가정하면 나만 안달날 거 같고 감정소비만 할 거 같은 게 딱 보이는 거임
그리고 전 연애에 상처를 많이 받아서 선뜻 나도 마음이 있다고 해서 받기가 그런 거임 이것 저것 생각하기 바쁘고
그러다가 어떻게 연락이 끊겼는진 기억이 안 나는데 뭐 연락을 안했었음
그러고 한 달 뒤인가 두 달 뒤에 어찌어찌 하다가 연락을 다시 하게 됐었는데
내 탓하기 바쁘고 뭐 자기는 표현을 많이 했는데 내가 받아주질 않았다 이러면서 이미 정 많이 떨어졌다고 하여간 막말도 하고
그런 감정이 있었는데 어떻게 전처럼 다시 돌아가냐고도 하고 괜히 여자 얘기하고 자기 친구한테 '그냥 아는 사이'라고 말하길래 '왜 우리가 그냥 아는 사이야' 이러니까 '뭐 좋은 사이는 아니잖아?' 이래서 '안 좋은 사이도 아니지' 이러니까 '그래 근데 좋은 사이는 아니지' 이렇게 말하고
갑자기 추억회상 같은 거 하더니 '거기 또 갈까?' 이러길래 '그래 가자' 이러니까 '자기가 왜 너랑 가냐고 다른 애랑 가겠다'고 태세변환함
또 갑자기 얘기하다가 '그냥 남자 애들이랑 술이나 먹으러 가.' 이러길래 뭔소리냐는 식으로 말하니까 자긴 다 알고 있다고 그럼
하여간 이런 식으로 모든 말에 가시가 서있었음
그래서 난 얘가 날 많이 싫어하는구나 싶어서 물어봤음 그럼 이제 쌩까겠단 거냐고
근데 다른 말로 돌리면서 답은 안해줌 심지어 다시 연락하게 된 것도 걔가 먼저 걺
그 왜 있잖아 걔가 말하는 말들이 겉으로 보면 되게 거친 느낌인데 속은 좀 진짜 상처 받은 거 같고 짠한 느낌? 그래서 진짜 날 싫어하게 된거면 정말 몰랐던 사이처럼 지내주려고 하는데 또 확실하게 대답은 안해 주니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음
내가 처음부터 잘못 판단했던 걸까? 이제 얠 어떻게 대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