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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하니까 오히려 속편하다.

그러네 |2019.03.22 11:30
조회 837 |추천 9

진짜 꽉꽉채워 10년을 만났지.
20대 초반에 만나서 30대초반인 지금까지.
그리 사랑한다더니 힘들다고 다시 시작하기 싫대.
못하겠대.
한달을 매달렸다.
내인생에서 그사람이 빠져버리면 내인생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기에, 진짜 그사람만 있으면 될 것 같았기에.
잘지내자, 노력하자, 새로 시작해보자 라는 말을 한달동안 진짜 수백번을 한 듯 싶다.
근데 돌아오는 건 이틀, 삼일에 한번꼴로 당했던 연락 차단이었지.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차단을 풀게 만들어서 그 듣기싫다는 잘지내자는 말도 잘한다는 말도 안하고 진짜 쓸데없는 밥은 먹었냐는 둥 하는 말들로 간간히 연락만 이어갔지.
대답도 항상 단답에... 그래 아니면 아니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되나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 때면 꾹꾹 눌러 담았던 눈물이 나서 회사 화장실을 얼마나 들락거렸는지...

어제는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물었다.
두번 다시 잘지낼 일은 없냐고. 없다하더라.
이 순간을 후회하지 말아라 했다.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후회같은 거 안한다고, 절대 신경안쓴다고, 아무것도 생각 안할꺼라고.
너 역시 절대 후회하지 말라고, 후회하고 또 반복적인 끝은 없어야한다고.

그렇게 얘기하고 내가 수없이 당했던 차단을 내가 했다.
카톡, 문자, 전화 모든 거.
내가 아는 그사람은 카톡 프로필이든 뭐든 신경 안쓸 사람이지만 "날 위해서" 차단했다.
혹시나 후회하고 연락오진 않을까 하는 기대감 조차 버리려고. 차라리 속편하다.
그사람도 힘들었겠지만 나도 견딜 수 없을만큼 힘들었던 연애였는데... 끝까지 매정하고 잔인하게 날 대하는 그사람 태도가 이 마지막 이별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좋은 추억도 나쁜 기억들도 많지만 그냥 떠오르는대로 추억에 젖어도 보고 나쁜 새끼라고 욕도 해보고 그렇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지워가 볼려고.

그 동안 나도 많이 지쳤고 너무 많이 지쳐서인지 조금씩 괜찮아짐을 느낀다.
예전에 겪었던 이별들처럼 술독에 빠져살거나 울고 불고 인생 포기한 사람처럼 살고 있지 않아.
조금은 성숙해졌고 그러기엔 내인생이 너무 아깝고 나름 잘 견디고 있어. 점점 내 자신이 내 인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 가고있고 어차피 이 힘든 시간은 지나고보면 기억에서도 희미해질만큼 의미없는 시간들이란 거 겪어봤으니까...

한번씩 무너질 때 마다 내가 쓴 글을 읽어보려고 글쓴거야.
연락이 올까 라는 기대감에 지친 사람들은 그냥 차단을 해버리라고 말하고 싶어.
진짜 연락할 사람들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연락할거야, 내가 그랬던 것 처럼.

잊지말자. 가장 소중한 건 내 자신이고 내 인생이란 걸.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그사람뿐 아니었고 내가족도 내친구도 있다는 거.

잘살자, 그사람없이도 행복하게...

추천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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