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말하는 "유명한 대학"의 교수. 난 잘 모르겠다.조교수라는 타이틀은 주더라.
38살 남자, 특별한 것도 뭐 외모도 뛰어난것도 아닌 겉보기엔 엑스트라. 들풀 신세,
소위 말하는 착하기만 한 호구였다.
전형적인 이용당하는 착하기만 호구. 남들 실수에는 한없이 관대하면서도 내가 조금이라도 실
수하면 상대방에게 폐를 끼칠까 전전긍긍하는, 전형적인 호구였다.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사람이 날 착하다고 하면 난 그걸로 만족했었다.
운좋게 수능대박나서 어느정도 괜찮은 대학갔을때 주변 사람들은 정말 아니꼬와 하며
그 대학가면 쟤 못 버틸꺼라 했다. 그리고 분교라고 욕했다. 분명 분교 아니고 본교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압도적으로 유리한 과도 있는 곳인데 걍 분교라고 했다.
운좋게 6년제과로 편입했다. 그땐 주변사람들도 할말이 없었는지 대놓고 뭐라못했고 그나마 쟤
는 저나이 먹고 학교에 또가니 사회생활 전혀 모른다고 무시했었던것 같다. 그것도 맞는 말이겠
지만 그래도 학교라는 울타리는 회사보다는 나은듯 했다.
여튼 입학해서 호구 취급받았지만 나도 적당히 얻어내는 방법을 터득하며 국시치고 졸업했다.
머리 좋은 아이들이라 수를 쓰지만 그간 당했던것과 비교하면 그냥 귀여운 애들이었다.
요령없이 싸가지 없는 애들.
여튼 졸업하고 약간 호구취급하는 사람들이 줄었지만 변함은 없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존중은 해주는데 좀 더 아는 사람들이 더 발악을 한다.
석사 마치고 외국으로 박사갔다. 외국으로 나갈수 있나 했지만 거긴 나만 열심히 하면
가능하더라. 여전히 외국에서도 호구였지만 우리 나라와 다르게 호구스러운것도
오히려 대범한것으로 봐주더라.
어찌어찌해서 포닥하고 교수가 되었다. 여전히 난 학생들에게 만만한 교수고 서열 높은
교수들에게 채이지만 다행히 산학단이라는게 있어서 덜 휘둘리더라.
교수가 되니까 드는 생각? 내가 호구스러운 행동을 해도 날 무시하는 사람은 없겠구나.
난 그래서 만족한다. 돈이나 명예는 잘 모르겠다. 호구로 보여도 그나마 대놓고 호구취급
안하겠지. 그럼 됐다.양주 한병 흡수하고 쓰는 글이다.조카 오글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