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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엄마들 다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요?

아기엄마 |2019.04.02 09:52
조회 17,255 |추천 34
안녕하세요

이제 곧 백일되는 아가를 키우고 있는 아기엄마 입니다.

글 처음으로 써봐서 조금 서툴수도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들 어떻게 살고 계시는지 궁금해서요.

일단 저희 아기는 천사 아기입니다.
어떻게 저한테 이런 천사가 왔는지 궁금할 정도로요.
배고프거나 졸립거나 어디 아프지 않으면 우는 일도 잘 없고 혼자 잘 놀고 밤에도 통잠을 잡니다.

근데 이 모든건 아기가 그날 하루 에너지를 충분히 쏟았을 경우에만 해당합니다.

예를들어, 마트에 다녀오거나 약속이 있어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것저것 아기가 밖에 새로운 것들을 많이 보고 놀다온 날은 낮잠도 푹자고 놀기도 잘 놉니다. 칭얼대는 소리를 하루에 한번도 듣지 못할 정도로요.

하지만 집에 하루 종일 있는 날에는 아기가 너무 심심해 합니다.
대부분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 수유를 하고 두시간 정도 놀다가 아침잠을 한시간 정도 더 잡니다.
그렇게 일어나서 또 수유를 하고 놀다가 수유하다 반복하는데 대부분 모빌을 흔들어주거나 딸랑이를 흔들어주고, 눈을 마주치며 노래를 불러주고 터미 타임을 하거나 계속 말을 걸어주는 식으로 놀아줍니다. 그러다 7시 반쯤 씻고 8시에 마지막 수유를 하고 아기를 재웁니다.

이런식으로 놀아주는데 집에 하루종일 있는 날에는 집에 있는 모든 장난감을 다 꺼내 놀고 나서도 아기가 너무 심심해 합니다. 그렇다보니 낮잠도 잘 안자려 하고요.
낮잠을 안자면 아이도 짜증을 자꾸 내고 결국은 달래는데 시간을 하루종일 보내게 됩니다.

이런날에는 저는 아기 잠들때까지 한끼도 못먹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기한테 온 신경을 쏟고 있으니 어느날은 물도 한모금을 안마셔 아기 잠들고 젖병을 씻으며 생각해보니 그날 하루종일 화장실을 한번도 안 갔더라고요.

매일 잠깐 씩이라도 마트라도 외출을 하면 되지 않겠느냐 하실수 있겠지만 저는 해외에 살고 있는데, 차가 없으면 마트에라도 나가기 좀 힘든 위치에 살고 있습니다.
차를 한대 더 사려하는데, 저희가 두달 뒤 이사갈 예정이라 그 뒤에 구매 하려고 좀 불편해도 참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사를 멀리 하기 때문에 차를 끌고 가기 힘들어서요.)

이런식으로 밥도 못먹고 화장실도 못가는 제 자신을 보니 제가 너무 아기한테 모든걸 쏟아 부어서 제 자신에게 너무 소홀해 지는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아기 잠든 후 첫 끼를 급하게 싱크대 앞에 서서 밥이랑 김치랑만 우걱우걱 먹고 있고.. 하루종일 씻지도 못해 꼬질꼬질한 얼굴과 산발을 한 머리.. 거울을 보면 이런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해 보이고 싫어 지더라구요.

이런것들이 하나하나 쌓이면서 스트레스가 된것 같은데, 다행이 그 스트레스를 아기 앞에서는 절때 티내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는 남편 앞에서 인데요, 그 모든 스트레스가 남편한테 가는 것 같습니다.

남편은 착한 사람입니다.
쉬는 날에는 최대한 육아를 많이 도와주려 하는 것 같아요.
문제는 실수가 너무 많아요.

물론 남편도 마음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요. 자기 자신도 답답 하겠지요.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이해 해주려 했습니다.
여러번 다시 설명해 주기도 하고요.
근데 자꾸 했던 말을 또하고 또해도 자꾸 틀리고 실수를 하니깐 점점 저는 너무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예를들어, 아기를 씻길때 쓰는 손수건을 쓰고 항상 말려 놓았다가 빨래 통에 넣습니다. 한번은 남편이 아기를 씻기는데 손수건 놓는곳에 손수건이 없으니 썻던 손수건 말려놓은 것을 사용해 아기를 씻겨주고 있더라고요;
매번 아기 입안부터 닦아주는 건데.... 너무 당연하게 안된다고 생각을 못했다는 남편의 말에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그저께는 아침에 약속이 있어 외출 해야 하는 날에 남편에게 아기 옷입히는것을 부탁했습니다.
남편도 하긴 하지만 대부분 외출 시에는 손이 빠른 제가 하는데 그날은 시간도 있고 해서 연습할 겸 해서 부탁하였습니다.
옷입히는 것도 손이 느려서 한참이 걸리더군요.
나중에 봤더니 애기 내복을 다 벗기고 옷만 입혔더라구요.. 티셔츠 바지 한장씩.. 여기 아직 5도 이하의 추운 날씨입니다.. 양말 손싸개도 까먹고 하나도 안해줬구요..
저번에도 내복을 벗기고 입혀 데리고 나가길래 아기는 내복을 입히고 그위에 옷을 입어야 한다고 설명해 줬습니다.
그런데 또 똑같이 실수를 하니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무엇보다 저한텐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인데 그 당연한 것들을 하나하나 설명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됬어요.

남편이 노력을 안하는건 아닙니다.
한번 설명해준건 잘 하려고 노력을해요.
문제는 몇번 뒤에 다시 똑같은 실수를 한다는 것입니다...

안그래도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상황에, 그런 남편의 모습들을 보니 자꾸 남편이 꼴도 보기 싫어집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남편만 마주치면 자꾸 그런 일이 벌어지니 너무 화가납니다..

거울을 보면 너무나도 초라한 제 자신이 있고 그게 모두 남편 때문이라는 생각이 저도 모르게 자꾸 들고 우울해져요.
아기도 이쁘고 좋지만 전 사실 아기는 크는 동안 저와 잠깐 함께 할 뿐이지 정말 제 옆에 평생 있을 제 동반자는 제 남편이다 라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요즘 생활을 보면 그냥 그저 동거인 그 이상 이하도 아닌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제 자신에게 좀 투자를 해보려 했지만 그것도 생각만큼 되지가 않아요.

돈이 부족하거나 없는건 아닙니다.
게다가 저희 부모님이 첫 손주를 보고 너무 좋아하셔서 많은 것을 보태주고 계시기도 하구요.
저희 아빠는 아기에게 선물이라고 해주시는거와 별개로, 제가 선천적으로 허리가 안좋아 고생하는걸 아셔서 다른데 말고 절 위해서 운동하는데 쓰라고 몇백만원을 보내 주시기 까지 했습니다.

근데 마음처럼 그게 안써집니다. 제가 이걸 안쓰면 저희 아가에게 더 좋은걸 해줄수 있으니 내가 안하고 아가에게 써야겠다, 라는 생각에 자꾸 뭐 하나 하려는거에 망설여 지게됩니다.

아기 용품은 몇백만원씩도 한번의 고민도 안하고 사면서, 생각해보니 제 옷은 언제 마지막으로 사봤는지 기억도 안나더군요. 임신했을때는 살쪄서 못사고, 출산후에는 아기에게 더 좋은거 해줄 생각에 못사고...
이런게 점점 반복되다보니 제가 제 자신을 너무 돌보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점 제 자신에게 자신이 없어지고 이런 초라한 모습으로 밖에 나가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것도 싫어집니다..

이런게 우울증 같은 걸까요..?

남편에게라도 기대고 싶지만 남편은 이미 제 마음속에 기댈수 있을만큼 믿음직한 사람은 아니야 라고 박혀버린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하나하나 돌봐줘야 하는 사람이니깐요..

여기 다른 아가엄마들은 모두 어떻게 살고 계시나요?
사랑받고 살고 계신지요 모두..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추천수34
반대수3
베플진심|2019.04.04 10:12
100일되는 아가는 원래 가만히 있으면 보채고 칭얼거리는게 정상이예요. 바깥에 나가면 긴장하고 낯설어서 되려 아무 소릴 안하는거죠. 역으로 그게 즐거워서가 아니라 긴장해서 일수도 있어요. 100일된 아가가 심심해한다는건 엄마의 생각인거고 제가 애 셋을 키워보니 그맘때 애들은 엄마랑 눈만 맞춰도 좋아해요. 놀아줘야 된다는 강박을 좀 내려놓고 혼자 모빌도 보게 하고 그러다 한번씩 눈맞추고 놀고 자연스럽게 하시면 훨씬 편해요. 저도 셋째 키우면서 뭐한다고 첫째를 그리 놀아주려 애썼나 싶어요. 엄마가 애쓰면 되려 애가 예민해질수 있구요. 지금이 제일 애가 나를 편하게 내버려 둘때인데 누리세요 ㅠㅠ 더 크면 나가자 놀아달라 뭐해달라 난리부르습니다....
베플|2019.04.04 09:13
애기가 돌지나면 낫는 마음의병입니다 덜힘들어서가 아니라 익숙해져서요 몇십년동안 나한테집중된 삶을살다가 아기에게 온신경을 집중하니 잘살고 못살고의 문제를떠나 심신이 지치죠 근데 지나고보니(내가이런소릴 할줄몰랐어요) 그때 더 사랑해줄껄 후회합니다 가끔 아이 부모님이나 신랑한테 몇시간이라도 보라고하고 백화점가서 무조건 옷한벌 빼입고 머리라도하고 카페가서 커피먹고 오세요 내스트레스는 은연중에 아이에게 가니까요 전 너무억울했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누구의 젊음을 먹고 자랐더군요 되돌려준다 생각해요 내가받은사랑을 내아이에게
베플토닥토닥|2019.04.03 21:12
엄마들 다 그럴걸요 에효 저도 그맘때쯤엔 사람이 아니었어요 우중충한 짐승같았어요 씻는 것도 힘들고 밥도 개밥처럼 말아먹고ㅋ푸석한 피부, 불어있는 몸뚱아리, 개털된 머리칼 잘나진 않았지만 그마저도 더 최악이 되버린 외모로 거울 보기도 싫었고요 제 아기는 이제 9개월인데 통잠 자본 적 한번도 없어요 재우는 것도 빡세고 잠도 자주 깨서 정말 미쳐버릴 지경입니다 잠이 보약이란 말이 맞나봐요 잠을 못자니 감기랑 구강질환, 두통 달고 살고요ㅜ육아가 힘들다는건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시댁도 친정도 육아를 도와줄 상황이 아니라 혼자 보는데 아기와 둘이 집에서 부대끼고 있으면 어떨 땐 고립된 기분까지 드네요ㅎ근데 가장 힘든건 육아가 사람을 아주 미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인지 그 화가 남편이나 아기한테 간다는 겁니다, 나도 모르게 짜증내고 소리지르고 있어요 매번 후회해요, 이 시기엔 나도 남편도 아기도 다 힘든 시기야, 좀만 참자, 이렇게 맘 먹어보기도 해요 잘 안되지만ㅋㅋ;;그래도 그런데로 버티고 살아지네요 힘든 것도 힘든 대로 적응이 되나 봅니다, 육아는 끝이 없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빡셀 거라 그냥 내가 씩씩해져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쓴님도 힘들지만 잘 이겨내고 씩씩해지길 빌어요, 그래도 아가는 너무너무 예쁘잖아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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