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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3만원짜리 취미로 타박 주는 남편

ㅇㅇ |2019.04.10 22:28
조회 156,480 |추천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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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입니다..이렇게 댓글이 많이 달릴 줄은 몰랐네요.댓글 하나씩 읽으면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고 그랬어요.
저보고 차라리 그림을 그리라고 하시는 분들은..미대를 나왔다고 다들 그림을 그리는 건 아닙니다.저는 미술 경영 대학원을 가고 싶었고 원래 작가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아이를 데리고 그림을 그려보는 시도는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광고라고 하시는 분들은..만약 광고였다면 제가 회사 이름을 적지 않았을까요.회사가 어딘지도 적지 않는 광고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뭐 그렇게 오해하시면 어쩔 수 없네요.
사실 저한테 중요한 건 돈의 액수나 돈을 어디에 쓴건지가 아닌 것 같아요.서로를 존중해주고 아껴주며 연애했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 믿어 결혼한 건데..아무리 시간이 지나고 무뎌졌다곤 하지만 반려자에게 저라는 사람이 부정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댓글로 조언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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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사는 결혼 5년 차 주부입니다.
 원래 미대를 나왔고 대학원 진학 후 큐레이터가 되고 싶었는데 지금 신랑을 만나서 결혼해서 애기 낳고 산지도 시간이 꽤 되었네요. 꿈을 포기하게 된 게 좀 아쉽기도 하지만, 우리 아들 커가는 거 보는 것도 큰 기쁨이라 나름 만족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고민은 이 아들 때문에 시작됐는데요. 요즘 어느 집에서나 그렇듯 저희 애기도 일찌감치 유투브로 영상을 보며 하루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너무 이런 쪽으로만 취미를 붙이는 것도 걱정이 되서 책을 읽히려고 해봐도 잘 안 되더라구요. 그래서 다른 볼거리에 재미를 느낄 만한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제가 원래 좋아하는 미술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전시회를 데리고 다니기엔 너무 어린 것 같아서 이것저것 찾아보다보니, 요즘은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집에 걸 수 있도록 빌려주는 회사들이 있더군요. 가격도 별로 비싼 것 같지 않아서 신청을 해봤습니다.
 결과는 좋았습니다. 고양이가 그려진 그림을 벽에 걸어놨더니 아들이 쳐다보면서 나비나비 하면서 조잘대는 모습에 뿌듯하기도 했고, 저도 예전에 잊고 있던 미술에 대한 동경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뭔가 뭉클하더라고요. 남편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퇴근하고 와서 보고도 별 말이 없더라구요. 아마도 제가 원래 미술을 좋아하니 어디서 선물 받았겠거니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3달이 지난 후였습니다. 3달이 지나면 그림을 바꿔 걸 수가 있는데, 이번엔 좀 더 욕심이 나서 크기가 큰 그림으로 바꿨거든요. 갑자기 거실 벽에 큰 그림이 떡하게 걸려있으니 남편도 그제서야 이게 뭔가 싶었나 봅니다. 남편이 어디서 난 거냐고 물어보길래 돈 내고 대여받은 거다, 아들도 좋아한다, 했더니 대뜸 얼마냐고 물어보더군요. 
 솔직히 비싸진 않습니다. 한 달에 3만원 정도 해요. 제가 수입이 없는 가정 주부긴 하지만 못 쓸 만한 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편한테 상의를 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지만, 액수가 크지 않아서 굳이 허락을 받을 일이라고까진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남편이 저한테 타박을 주더군요. 그림을 사서 가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엔 돌려줘야 되는 건데 뭐하러 쓸데없는 데 아깝게 돈을 쓰냐고..그 말을 듣는 순간 자존심도 상했지만 너무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애할 때는 내가 미술관 다니고 그림 좋아하고 하는 걸 우아하고 고상한 취미라고 떠받들어주더니..남자들 결혼하면 다 똑같다고 하지만 제가 미술에 대한 열망을 접어둔 채 산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식으로 말을 하니 대체 내 인생은 뭔가..나는 집에서 그냥 살림하는 여자인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자기는 주말에 사람 만나서 술 먹으면 하루에도 저거보다 몇 배나 되는 돈을 쓰면서..아이 키우고 살림 하느라 밖에 잘 나다니지도 못하는 제가 소소한 기쁨을 좀 누리겠다는데 꼭 그렇게 타박을 줘야하나..야속함을 넘어 모멸감이 느껴졌습니다.
 며칠 간 계속 그런 기분을 느끼다보니 애기만 아니었으면 그냥 이혼하고 싶다, 연애할 때 이런 남자인 줄 알았으면 결혼 안 했다..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정말 오만 정이 떨어집니다.
 제가 이상한 걸까요? 전 살면서 판에 글 쓸 일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답답해서 여기에라도 하소연 해봅니다..
추천수552
반대수60
베플ㅇㅇㄹ|2019.04.11 07:21
광고?
베플|2019.04.11 07:27
월 33000원이면 3달하면 10만원돈.. 미술전공하셨다면서요? 저돈으로 재료사다가 아이가 좋아할만한그림으로 직적 그리시거나 아이와함께 그려보는게 더 좋을것 같은데요 전...?????
베플남자123|2019.04.10 22:36
이런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그냥 남편 자체가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인 사람인듯. 아내가 아니라 남이라도 상대방 입장에서 한 번 필터링을 거치고 말을 한다면 저딴 식으로 얘기 안함. 보는 내가 빡치는데 진짜 아이 없었으면 이혼 권유하고 싶음 ㅋㅋ
찬반|2019.04.11 07:09 전체보기
혹시 전공이 미술사 아니면; 본인 작품 만들어서 걸어보시는건 어떨까요? 우리엄마가 화가라는것도 아이에게 또 다른 기쁨과 자부심이 되어줄지도. 시간도 시간.. 캔버스에 물감에 부가 재료값이 사실 그 대여료보다 더 나가겠지만 작업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것도 그 자체로 좋은 영향이 되어줄것 같아요. 또다른 미술전공자가 그냥 지나가다 남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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