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을건 각오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네요...
사실 연애를 안하는 건 제 페미니즘에도 안맞지만 주위 친구들 때문에 그런 것도 한몫해요.
애들도 다 연애 안하면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데 저만 덜컥 연애를 시작하면 분명히 멀어질게 뻔하고 친구들한테 거짓말 위선 가식을 떤 것 같을거고...
만성 우울증도 생겨서 뒷담한다는 얘기가 들리면 너무 슬플것 같고....
그렇다고 제가 페미니스트임을 거부하거나 거절하거나 부정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엄연한 페미이며 자매들과 함께 연대할거에요.
다만 너무 외로웠을 뿐이고 주위 환경이 이래서 써본 글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변명 뿐이네요...
미안해요.
2019.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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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스트 선언 후 어언 3년 정도 지났어요.
연애는 1년 반 전 쯤을 마지막으로 안했구요.
나이는 언제보다도 창창한 스물 다섯이에요.
오늘 친구들이랑 가로수길 돌아다니면서 재미있게 놀았어요.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는데 한 커플이 눈에 띄더라구요.
남자는 아이돌처럼 잘생겼고 여자도 이쁜편이었어요.
남자가 되게 잘해주더라구요. 대화를 살짝 엿들었는데 사귄지 1년은 넘은 것 같구요.
이렇게 말하면 욕먹을거 아는데 그 남자가 썰어준 고기가 내 입 속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그 여자보다 내가 더 이쁜데 나랑 연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sns에 페미니즘 선언 전에는 dm을 꽤 많이 받았거든요.
근데 선언 후 sns를 닫아버리고 클럽도 감주도 안가고 소개팅도 안나가고 원천봉쇄를 해버리니 가끔 번따남이 오는 것 말고는 남자와의 접촉이 없네요.
비혼비출산 외치지만 사실 사무치게 외롭네요.
사실 결혼도 하고 싶어요.
이런 생각 한번만 해본게 아니에요.
밖에 나가서 남자랑 행복한 표정으로 코르셋 꽉 조이는 여자들 보면서 친구들이랑 흉봤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는 간절히 원했어요.
저 여자들이 짓던 사랑하는 이성에게 지을 수 있는 그 환한 미소를 언제 지어봤는지 기억도 안나요.
이런 글을 쓰면 판 분위기상 욕 먹을 걸 알지만, 너무 외롭고 사무치는데 말할 곳이 없었어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