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돌아갈 수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 것 알아. 근데 왜 나는,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건지. 네가 그렇게 차갑게 돌아서버린 그 자리에서, 왜 아직도 나는 널 기다리고만 있는 건지.
누가 그랬어. 시간이 약이라고. 그런데 왜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후회와 미련이 커져만 갈까?
처음에는 덤덤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그래서 너를 놓아줬는데. 지금은 주체할 수 없이 불어나버린 미련이 날 괴롭혀. 시간이 더 지나면 무뎌지긴 하겠지. 하지만 그건 무뎌지는 것뿐이지, 이유가 없어지는 게 아니잖아. 난 그 이유를 없애고 싶은 건데.
나도 알아. 추억팔이, 감성팔이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나는 그냥, 고맙다는 말이 하고 싶어. 나에게 예쁘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줘서.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줘서.
그리고 미안해. 우리의 마지막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해서. 하지만 나쁘게 생각하진 말아줘. 너를 아직 너무 좋아해서 쉽게 보내줄 수 없었던 내 마음을 그저 예쁘게 봐줘.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나중에라도 혹시나 내 생각이 난다면, 잘 지내냐고 물어봐줘. 당당하게 잘 지낸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할게. 안녕, 고마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