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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무릎까지 꿇었는데도 용서가 안돼요. 어떡하죠?

. |2019.05.05 13:04
조회 30,338 |추천 21



안녕하세요 저는 고3이고요 많은 분들 특히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결시친에 씁니다 최대한 요약해서 엄마 아빠 입장도 고려해 쓸거지만 조금 긴 글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방금 엄마랑 대판 싸우고나서 엄마한테 문자로 주변 사람들에게 엄마가 무릎까지 꿇었는데 용서가 안된다, 어떡해야 하냐고 물어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내일이 되면 쪽팔려서 얘기 못할 것 같아 그냥 급하게 가입해서 눈팅만 하던 판에 글을 써보네요


엄마가 재혼을 하고나서 지금의 아빠를 만나 같이 살고 있는데요 그때부터 제 인생이 고달파진 것 같습니다 그 전엔 정말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많고 같이 살던 이모와 할머니에게 이쁨 받으며 컸습니다 그때가 제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던 날이었던 것 같네요 

그런데 아빠와 살고 부터는 완전히 바뀐거죠 이모와 할머니들이 아빠를 맘에 들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도 아빠를 싫어했고 아빠와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동생이 태어났는데요 


동생 때문에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하게 되면서 저는 중학생 때 동생을 거의 키운거나 마찬가지였죠 어린이집에서 데려온 후에 밥 먹이고 씻기고 엄마 아빠가 늦게 오실 때면 재우고 휴일엔 친구들과 놀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제 동생이니까 참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동생을 보고 나면 엄마 아빠는 밤늦게까지 싸웠다는 게 문제인 겁니다


말이 싸운거지 아빠가 엄마를 일방적으로 때리고 욕했어요 그리고 제가 그 얘기를 하면 아빠는 옛날 얘기 꺼내지 말라며 불같이 화를 내세요 제가 그 옛날 때문에 이런데도요..


그렇다고 해서 아빠가 저한테 사과를 하지 않은 건 아닙니다 몇 번 미안하다고도 했고 (어느 순간부터 아예 안 했지만) 엄마, 동생과 함께 집을 구해서 나갔을 땐 그동안 미안했다면서 무릎 꿇기도 하셨어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하셨는데도 제가 용서가 안 되는 이유는 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집에 데려와놓고는 항상 그 약속을 못 지켰기 때문입니다


제가 중학생 때부터 몇 번 집을 나가서 할머니나 이모 집에 갔을 때 항상 그 약속을 했는데도 지켜진 적이 없어요 저는 너무나 배신감이 들었습니다 내가 나가면 데려왔다가 화날 땐 나가라고 하다가 저를 사람 취급도 안 하고 짐짝처럼 취급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빠는 항상 화가 나면 내가 너를 키워주는 거라고도 하시구요 


어쨌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저희 가족은 예전보다 많이 행복해졌습니다 예전처럼 그렇게 크게 싸우지도 않고(예전엔 몇 번 엄마가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었어요) 횟수도 많이 줄었습니다 정말 많이 변했고 정말 좋아졌어요 아빠가 정말 많이 노력하셨고 바뀐 점은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예전에 크게 싸웠던 기억들이 저를 아직도 괴롭히는 것이겠죠


엄마 아빠가 조그만 일로 말다툼을 하거나 살짝 언성이 높아지는 소리만 들려도 저는 극도로 예민해집니다 그리고 그 화를 엄마한테 다 냈죠


엄마와 저는 친구처럼 지내요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정말 편하게 지내는 사이입니다 그정도로 엄마는 저한테 권위의식이 없으세요 그래서일까요 엄마는 정말 저한테 미안하다고 많이 하셨습니다 부모가 자식한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라고 생각 들 정도로요 


방금도 싸우고 나서 결국 엄마는 저한테 미안하다고 울면서 무릎 꿇으셨습니다 그런 적이 많았어요 그럴 때마다 잠깐 짠하고 안쓰럽고 미안할 뿐 결국 근본적으로 엄마 아빠를 용서하지는 못했습니다 동생을 보는데다가 밤이나 새벽엔 엄마 아빠가 매일 같이 싸우셨으니 중학교 때 공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이 제일 크기 때문이죠


저는 정말 공부를 잘했습니다 유치원때부터 항상 공부를 열심히 했고 초등학교 때도 전교권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어렸을 때 일이지만 그만큼 제가 공부를 열심히 했고 공부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다는 얘기죠 제가 공부를 잘해서 칭찬을 받고 상을 탈 때마다 엄마와 이모들, 할머니는 정말 기뻐했고 행복했으니까 저도 그게 좋았습니다


그게 무너졌으니 저의 상실감은 정말 컸습니다 그 상실감이 분노가 됐고 돌아간 내 시간은 어떤 식으로든 보상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이젠 엄마가 울면서 무릎을 꿇어도 무덤덤한 사람이 되어버렸네요 또 고3이 된 지금 공부를 아예 안 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형편 탓에 대학을 가지 못하는 것도 이렇게 원망이 커져버린 이유가 되겠네요


주절주절 엄마, 아빠, 저의 얘기를 해봤는데요 결국 저는 엄마 아빠를 정말 진심으로 용서하고 싶습니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복수 그런 건 바라지도 않아요 그런 건 옛날에 엄청 힘들었을 때만 잠깐 생각해본 적도 있네요 힘없이 늙어가는 엄마 아빠를 상대로 무슨 복수를 하나요


아빠는 아직도 조금 미워요 하지만 엄마는 많이 사랑합니다 하지만 엄마는 왜 아빠랑 재혼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건지 예전에 엄마, 이모, 할머니와 함께 행복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정말 원망스러워지기도 해요 어쨌든 그런 원망들은 진작에 다 엄마한테 울분을 토하며 얘기했고 엄마도 진심으로 사과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사과를 받는다면 아빠한테 사과를 받아야겠죠 아빠도 무릎꿇고 사과하긴 하셨지만 제가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아까도 말했지만 결국 싸우지 않겠다는 약속은 그냥 말로만 한 거고 또 엄마를 괴롭힌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물론 엄마 아빠도 서로의 입장 때문에 싸우게 되셨다는 건 저도 알아요 이제 다 컸으니까요 아빠만 일방적으로 잘못한 게 아니라는것도요 


아까 엄마랑 싸우면서 아빠랑 같이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저도 심하게 말했는데요 엄마는 아빠 성격에 그게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아빠 몫까지 자기가 대신 사과할테니까 제발 용서해달라고 하네요 엄마의 그 말이 이해가 가면서도 참 이해가 안 가네요..


어쨌든 엄마아빠도 저한테 사과할 만큼 했고 저도 화를 낼 만큼 낸 것 같아요 사실 더 이상 화를 내고 싶지도 사과를 받고 싶지도 않아요 남은 건 저의 용서 뿐이죠 


어쩔때는 용서가 되다가도 또 어쩔때는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이 애증의 관계를 이젠 정말 끝내고 싶어요 엄마 아빠를 용서하지 못하는 것이 내가 내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라는 것도 정말 느껴요


말도 안 되고 답도 없지만 전 정말 엄마아빠 용서하고 우리 가족 넷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저한테 쓴소리를 하셔도 괜찮습니다 제발 제가 저와 저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엄마 아빠를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도록 조언 좀 부탁 드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1
반대수20
베플ㅋㅋ|2019.05.05 13:34
공부어느정도했으면 니100년인생 3년쯤은 투자할수있지않을까?? 니인생아직안망했어 공부야 소질과오기만있음 평타이상가능하다 부모탓그만하고 공부해 막말로 공장가서 너보고 생활비벌어오라는 부모도아니고 상습적으로 성폭행하는 금수같은 새아빠도아니잖니? 이제부터 앞으로의인생은 솔직히 90프로이상 너책임이야 난 너보다 더못한환경과 차별속에서 공부했어 가서 3년가까이휴학복학반복하고 졸업해서 재수생 가르친다. 너정도부모면 그래도 최악은아냐 공부?? 이제부터해 그러면된다 널위해서라도 탓은하지마 이제부모인생에서 빠져서니인생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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