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수업준비하고 업무하고 집에 와서 집안일 하며 살기도 바쁘고 힘든데 이렇게 개념 없는 동료까지 인생에 나타나니 더 살기가 팍팍해지네요.
전 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이고 우리 학교 우리 학년부에는 뒷담화를 좋아하는 여자 ㄱ쌤이 있어요. 그 사람은 작년 신규이고 어린 20대 후반의 사람인데 제 나이 33살, 교사 경력 7년 차에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할 줄은 몰랐네요.
ㄱ쌤은 일단 남의 뒷담화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거의 입에서 나오는 말의 50% 정도는 뒷담이라고 봐야 할 정도?
물론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짓도 뒷담 좋아하는 ㄱ쌤에 대한 뒷담이기는 하지만요..
ㄱ쌤의 뒷담은 정말 명백히 잘못한 일에 대한 뒷담이 아니라 멀쩡한 사람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는 그런 뒷담들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자기한테 개인적으로 카톡 보냈던 남자 쌤 ㄷ이 있었는데 자기한테 넘 대시해서 정말 귀찮고 싫다는 식으로 사람들한테 얘기하고 다녀서 ㄷ쌤 한 명 훅 보냈었고요. (그리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ㄷ쌤을 디스하는 걸 농담처럼 하면서 희화화합니다. 나중에 ㄷ쌤한테 물어보자 한번도 고백이나 그 비슷한 것도 데이트 신청도 한 적 없다고 합니다. 그냥 일상적인 말을 하는 개인톡이었다고 해요.)
어떤 여자 쌤에 대해서는 "잇몸 만개"라는 표현을 쓰면서 그 선생님이 웃을 때 잇몸이 다 보이는 걸 우스꽝스럽게 자기 얼굴로 따라하면서 흉내 냈습니다. 평소에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 성대모사를 하면서 그 사람을 희화화하고 비웃는 행위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성대모사와 표정 따라할 때마다 자기 얼굴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워지는지는 모르는 것 같더군요.
또 나이에 비해 동안이고 나이를 안 밝혔던 선생님이 있는데 그 선생님이 별로 알리고 싶지 않은 프라이버시(나이)를 사람들한테 퍼뜨리고 다니면서 "~~쌤 몇 살인데 진짜 동안이지 않아요?"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다니고 그 쌤한테도 계속 나이 얘기를 하면서 동안이라고 칭찬하는 척하면서 그 쌤이 나이가 많다는 걸 디스하는 그런 식입니다.
우리 부장님에 대해서는 맨날 혼잣말을 한다면서 혼잣말 하는 거에 자기가 너무 깜짝 깜짝 놀라서 힘들었다며 혼잣말하는 걸 또 엄청나게 성대모사를 해댑니다. (부장님은 거의 밥입니다. 맨날 뒷담화하죠. 사실 저는 우리 부장님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착하고 친절하십니다. 그래서 부장님이 얼마나 세심하게 잘 도와주시고 좋은 분인지 얘기하면서 그 여자가 부장님에 대해서 디스할 때 저는 부장님 편을 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자기한테 호의적으로 대하면서 친해지려고 하는 어떤 나이 많은 여자 쌤에 대해서도 그 앞에서는 입바른 소리 하면서 웃으면서 대하지만 "왜 저래? 내가 왜 자기하고 차를 타고 가"라면서 끝나고 같은 방향이니 차 태워주겠다는 그 선생님에 대해서 눈치없이 자기와 친해지려고 하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해댔습니다.
그 쌤이 다른 사람들 뒷담화할 때마다 전 정말 어이가 없었고 "쟨 내가 없는 데서는 어떤 소리를 해댈까?" 싶어서 정신적 피로감이 확 오더라고요. 그래서 점점 더 멀어지고 그 사람과 친하게 지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그 쌤이 저에게 제 앞담을 까는 거였어요.
농담을 가장한 무례한 말들이었는데 작년 신입에 새파랗게 어린데 자꾸 저를 놀려먹으려고 들면서 자꾸 선을 넘을 듯 말듯 했습니다. 정색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갑분싸 될 것 같고(+지 친구들과 뒷담화) 계속 듣고 있자니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어떻게 놀려먹냐면 그냥 사소한 것들이에요. 제가 했던 말들이나 행동거지에 대해서 우스꽝스럽게 성대묘사하면서 기분나쁘게 표현하는 거. 그러면서 비웃듯이 말하는 거.
그리고 은근히 디스하는 표현들요.(진짜 미세하게 디스해서 정색하기도 뭣한)
처음에는 그냥 웃어 넘겼는데 1년 넘기니 점점 강도도 세지고 스트레스도 넘 많이 받았어요. 도저히 안 되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올해 초 3월에는 학년부 회식 자리에서 그러더라고요.
"아, 지금까지는 ㄷ쌤 놀려먹는 재미로 학교 다녔는데 이제 부서 바뀌어서 어떡하지? 새로운 타켓을 찾아야 하는데.... 아! ㅅ쌤(나) 놀려 먹고 살아야겠다."
내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쌤 나 그런 거 별로 안좋아해요."라고 말했더니
"다음 타겟은 쌤이니까 조심하세요~ㅎㅎ" 이럽니다.
차라리 대놓고 무례하든가. 여우처럼 우회적으로 말하면서 은근히 엿먹이는 그런 태도가 참 싫더라고요.
그러면서 나보고 좋은 대학 나왔으니 인맥 쩔거 같다면서 계속 소개팅 부탁하기도 했는데 좀 웃겼어요.ㅎ 소개팅 진짜로 받고 싶으면 행동거지를 잘 하든가...
그래서 그 말에 대해서 제가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ㄷ쌤한테 말하고 그 동안 ㄷ쌤에 대해서 어떤 뒷담을 했는지도 얘기해 주었죠. ㄷ쌤은 이미 그 뒷담때문에 너무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아무래도 한 마디 해야겠다고 하며 ㄱ쌤한테 전화를 해서 자기 뒷담에 대해서도 따지고 ㅅ쌤이 이러저러한 말들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니 조심 좀 해달라고 그 쌤한테 말을 전달해줬어요.
그러자 ㄱ이 저에게 장문의 카톡으로 이렇게 보내더라고요.
"ㅅ쌤! ㄷ쌤한테 얘기 들었어요.
전 ㅅ쌤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따라하고 장난친건데 ㅅ쌤이 불편해할거란 생각을 못했어요ㅠㅜ ㅅ쌤이 항상 웃어줘서 괜찮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ㅅ쌤 기분은 고려 안하고 너무 내입장만 생각했네요(흑흑) 정말 미안해요.. 악의가 있었던건 전혀 아니고 ㅅ쌤이 너무 귀엽고 매력있어서 넘 좋아서 그런거니까 이해해줘용ㅠㅠ
저도 그냥 좋게 대답해 주고 앞으로는 잘 지내자고 내가 그런 말에 예민한 사람이니 조심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후로 제 앞에서 앞담을 하는 일은 없어졌는데 어저께 저와 친하게 지내는 편이었던 한 쌤과 같이 밥을 먹으면서 ㄱ이 제 뒷담을 상당히 많이 하고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ㅅ쌤 진짜 독특하고 특이해~" 이런 말을 자주했고 "같이 밥 먹을 때 말도 잘 안 하고 멍때리면서 밥 먹는 거 이상해", "오타쿠 같애." 등등등... (특히 오타쿠 얘기를 자주 했다고 함 ㅎ 제가 최근에 제 취미생활 관련해서 하나 책을 출간한 게 있는데 그걸 그렇게 표현하더라고요. 제가 밥 먹을 때 딴 생각에 빠져서 주변 말을 잘 못들을 때가 가끔 있긴 한데 근데 설사 그렇다 해도 그게 자신에게 무슨 피해를 주었다고 저렇게 열심히 뒷담을 할까요?)
가장 열받았던 뒷담은 동료쌤 결혼식에 남편을 데리고 간 적이 있는데
"어머어머 끼리끼리 만난다더니 둘이 완전 비슷한 거 봤어? 이상한 눈빛하며 밥 먹는데 둘이 표정 봤어? 봤어?"
이렇게 욕을 했다더라고요.
제가 아닌 남편 욕까지 하니 정말 기분이 더럽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일까요?
1. 대놓고 1대1로 정색하며 따진다.
2. 교감선생님이나 부장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주의를 부탁드린다.
3. 뒷담화를 일삼는 ㄱ쌤을 고발한다고 학교에 대자보 쓴다.
4. 그냥 무시하고 쌩깐다.
5. 때를 봐서 또 ㄱ이 다른 사람 뒷담화는 걸 목격할 때 "쌤 뒷말좀 그만 좀 해. 당사자들도 다 알고 있어."라고 뜨끔하게 말한다.
6. 뒷담 당한 여러 쌤들을 모아서 함께 따진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를 미워하고 싶지도 싸우고 싶지도 않은데 참 심난하게 만드는 ㄱ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