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다.
며칠에 한 번, 너의 SNS를 들어가본 해. 너의 새 남자친구 SNS도.
혹여나 무슨 사진이 올라오진 않았을까, 너의 모습을 더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우리 마지막은...아니, 정정, '나는' 참 구질구질했지. 주변 모두가, 나같은 남자 없다며, 다시 연락 올 거라 말하지만...글쎄. 머리로는 아닐 걸 알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 기대하는 내가 참 싫다. 나같아도 이런 구질이한테는 연락 안 할듯! 하하!
내가 그렇게 매달렸던건...우리 헤어짐이, 그냥 주변 상황때문이라고만 생각했었어. 내가 더 잘하면, 내가 더 사랑해주면, 1년 넘게 사귀며 큰 싸움 한 번 없던 우리였으니까...돌아와 줄 거라고 믿었고, 그래서 참, 못 봐 줄 만큼 매달렸던 것 같아.
그러다가 다른 사람 품에 안긴 너의 사진을 보고나서, 그때서야 마음이 편해지더라.
아, 나를 좋아하지만, 주변 상황때문에 헤어진게 아니었구나.
내 착각이었구나.
나를, 이제 사랑하지 않는구나.
그걸 확인하고나서야, 그러고나서야 마음이 편해지더라. 무슨 이유에서일까? 여튼 그랬어.
물론 원망스럽기도 하고, 화도 났지.
연애하면서 걸었던 단 하나의 약속, 거짓말하지 말자는 그걸...그거 하나를 안 지켜줬으니까.
그래도, 그 사람 품에서 해맑게 웃던 너의 얼굴을 보니, 그러니까...마음이 좋아졌어.
이제 출근할때마다, 일하다가 화장실에서, 퇴근하면서, 너와 자주 가던 코인노래방에서, 잠자기 전에...매일매일 저때마다 미친듯이 울지는 않게 되더라. 그래도, 아직도 가끔씩은 혼자 울고 그래...너무 아파서.
정말 심할때는, 이대로 사고나면...편해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곤 했었어.
참 바보같은 생각이지만...여튼 그랬어.
아직도 아프지만, 이제는 좀 살아갈만 하네.
정말 어쩌다, 네가 이 글을 스치듯 보게 될 수 있을까.
얘야,
나는 아직도 건널목에서 초록불이 켜지면 뛰어와 안기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던 너의 모습이,공원 벤치에서 나를 미친듯이 사랑스럽게 쳐다보던 그 큰 눈망울이,약간 시큼하던 너의 땀향과 살내음이,가끔씩 뾰루퉁하게 토라지던 너의 모습이,매번 실패하면서도 인형뽑기를 좋아하던 너의 모습이,얼마 되지도 않던 용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벅스 커피 사주겠다던 너의 모습이,힘들면 안겨서 엉엉 울며 자기 옆에 있어달라던 너의 모습이,모든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구나.
아. 아직도 나는 너무 아파...
이제 반 년이 지나가건만, 그럼에도 추억도, 아픔도 너무나 생생해.
나는 코꿰인거라며, 꼭 결혼할거라던, 오래오래 행복하자던 너의 모습보다
착각하지말고 연락하지 말라던...너의 매정하고 차가운 모습만 남게 되었지만
나는 내 마음속 저 끝까지 긁어내 너에게 바쳤기때문에...아직도 이렇게 아파.
하루는 네가 불행하길 빌어. 다시 나에게 돌아오라고.
또 하루는 네가 행복하길 바라. 내가 생각조차 나지 않게.
다음날이 되면, 또 불행하기를 빌어...돌아와달라고.
그리고 또, 행복하기를 바라겠지.
잊는 것 마저 게으른 내가 너무 싫다.
시간이 약이라곤 하지. 얼마나 더 지나야 갑자기 터지는 눈물도 없고, 이유없이 가슴이 아리지도 않게 될까.
대체 얼마나 지나야, 우리 커플티를 아무 생각 없이 프사에 거는 너를 보고, 나 또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같이 커플화로 신기로 했던 신발들을 보면서도 가슴 한 켠이 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얼마나 지나야...너랑 듣던 노래들을, 아무 아픔 없이 다시 듣게 될 수 있을까.
언제야...너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의미없어지는 날이 되는걸까.
이렇게 아프고, 후회하면서도, 얘야. 나는, 우리는 운명이니까 어떻게든 만날거라는 너의 말을 곱씹는다.
가슴이, 항상 머리보다 더뎌서, 쫓아갈 수가 없어서...나는 아직도 저 말을 곱씹어.
마치 운명처럼, 우연과 우연이 만나 우리가 만났듯, 또 그렇게 될 것만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