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은 너의 첫 모습에 이끌렸고, 이끌리며 본 너의 깊은 마음에 빠졌다. 그렇게 너를 온마음 다해 사랑했다. 그리고 난 지금 너의 깊은 마음 속에서 내던져졌다. 누구나 하는 사랑을 했을 뿐인데 누구나 하는 이별은 아직도 견디기 힘들다. 오늘따라 더욱 더 머릿속에서 발버둥치는 너와의 추억들 때문에, 너 역시 발버둥치길 바라는 괘씸한 마음을 여기 푼다. 차라리 얕게 너에게 빠졌었다면. 난 너에게 깊게 빠졌고 흠뻑 젖었다. 어쩌면 넌 나에게 깊게 스며들었고 진하게 물들였다. 그렇게 너와 함께 걸어가는 길들은 참 신선했다. 세상을 향해 걸어가는 길의 방향, 풍경, 경사, 포장정도까지. 내가 여태 걸어왔던 길과는 너무도 달랐기에 때론 두렵고 낯설었지만 내게 주는 신선한 경험들이 더 매력적이었다. 가끔 내가 걸어왔던 길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길목에선 어딘가 모르게 더 행복했다. 하지만 이젠 더이상 그 길을 너와 걸을 수 없다. 걸음을 모르는 애기처럼 덩그러니 놓여있다. 정말 너와의 이별을 말하는 걸까. 어쩌면 넌 사랑이란 가면을 쓰고 날 속여, 내가 쳐놓은 울타리를 넘어 모든 걸 털어가는 도둑이었다. 그래. 이렇게 너에게 이유를 찾고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역시 남는 건 후회와 고통이다. 내가 너에게 깊이 빠져든 후회와 고통. 너에게 보여준 잘 지내는 내 모습은 모두 거짓이다. 사실 난 아직 이별을 실감하지 못하고 잊음도 실천하지 못했다. 단 한순간도 2018년의 우리에서 헤어나온 적 없다. 그렇게 누구나 하는 사랑과 이별에서 난 여전히 누구나가 될 수 없다. 그렇게 오늘도 겉으로 잘 지내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내 자신마저 속여버리는게 최선이다. 하지만 너의 곁을 또 다른 누군가가 채우고 있다는 걸 아는 오늘 밤은 찌질하고 구차해지려 한다. 딱 오늘까지만 너의 꿈을 꾸고 싶다. 그때 너와 내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우리였을 그 놀이동산에서 널 보고싶다. 철 없고 어렸지만 그만큼 순수했던 우리의 날들처럼 웃으며 널 안고싶다. 오늘 밤도 널 잊지 못해 이 말을 건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