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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녀의 한탄글.. 그냥 들어줘

ㅇㅇ |2019.07.05 22:26
조회 155 |추천 1

일단 간단히 소개만 하자면 나는 2녀 1남 중에 첫째야.  그러니까 둘째가 16살 여동생, 셋째가 14살 남동생이야. 우리집이  아들 낳으려고 남동생 낳은 거거든 하도 친정에서 아들 안 낳다고 닦달해서,, 그래서 그런지 막내랑 5살 차이 나는데 나는 어릴 때 부터 어른스러움을 강요받아 왔어. 항상 초등학생 2학년 때도, 3학년 때도 넌 누나 그리고 언니가 돼서 왜 그렇게 행동하냐고 동생들 앞에서 맨날 그렇게 혼났거든 그게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기도 해. 이제는 크니까 그게 울분으로 가득 차더라. 동생은 귀여운데 그 새끼 하는 짓 보면 너무 짜증나. 반찬투정해도 엄마가 잘 혼내지도 않고 누나들한테 대들어도 그냥 말로 혼나고만 말아. 나는 어릴 때 정말 많이 맞고 자랐거든. 내가 다른 애들과 달리 조금 유난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학교에 엄마가 불려갈 만큼 큰 잘못을 저지른 적도 없어. 중학교 때는 성적이 전교권이기도 했고. 그래봤자 첫째라 그런지 칭찬도 별로 안 하고 기대심만 항상 크더라.  초등학생이 뭘 알겠어. 그 어린 동생들 데리고 저녁에 마을버스 타고 집에 가기도 했고 조금 고학년 되서는 버스 40분 넘게 학교 다니고 그랬거든. 근데 동생보고 막내라고 버스도 못 타게 하더라. 너무 어리다면서. 14살이면 클 만큼 컸다고 생각하는데.,, 그냥 어이가 없지. 그 나이때 나는 지금의 동생보다 키도 작았거든 근데 가스불도 못 키게 해. 그냥 짜증난다 이 글을 쓰는데도 그냥 가슴이 너무 아프다. 억울해서 내가 불쌍해서. 그래 우리엄마도 불쌍하지 집안일 하나 안 하는 아빠 뒷치닥꺼리 해야되고 애는 셋이나 있고. 그래 알겠는데 그냥 뭐 선생님이나 친구들한테 애어른이다 라는 소리를 들을 때 너무 기분이 나쁜 거 있지. 그 사람들은 나쁜 의도가 아닐 텐데 말이야. 나도 그저 그 나이때 아이이고 싶고 귀엽고 싶고 순수하고 싶은데 항상 그러지 못 했던 거지. 적어도 동생이 생기고 나서 부터는. 내가 크고 보니까 동생들 나이에 겪었던 일들은 걔네는 겪지 않는 다는게 화나더라. 용돈 더 달라고 하면 또 엄마가 그럴까봐 용돈 없어도 티 안냈고 일부러 친구들이랑 안 놀았어. 애들 다 아이스크림 먹을 때 나는 안 먹고 그렇게 지냈어. 집안이 그리 불우한 편은 아니었지만 엄마아빠가 맨날 내 앞에서 돈 때문에 싸웠거든. 그런데 내가 어떻게 용돈을 더 달라고 해. 무슨 염치로. 근데 동생은 필요할 때마다 엄마가 주더라. 어릴 때 너무 싸워서 동생들이랑 추운 방안에서 있던 적도 있어. 그래서 장난식으로 외투를 이불처럼 덮고 있었더니 왜 상황파악 못 하고 그러고 있냐고 엄마한테 혼났어. 그래서 그런지 9살 때 애들 다 사고 싶은 거 못 사니까 문구점에서 물건 훔치다가 걸려서 크게 혼난 적도 있고.(이게 아마 제일 엄마를 속상하게 한 일일 거야) 큰땰이 뭐라고 항상 난 방패가 되어야만 했던거지. 울면 왜 유난이냐고 뭐라고 하고 장난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뚱뚱하다 살 빼라고 뭐라고 하고 안 예쁘다고 하고. 나 그렇게 뚱뚱하지 않거든 정상체중에다가 한번도 못 생겼다는 소리 들어 본 적도 없어. 그게 나름의 애정표현일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더라. 그래서 이제는 그냥 내 멋대로 살려고. 내 동생들도 그러는데 난 못 그럴 이유가 뭐야.

 

사실 난 상고에서 수능준비하고 있어. 중학교는 전교권 성적으로 졸업했고 근처 외고 가고 싶었는데 당연히 돈 없다고 할까봐 못 갔지. 근데 그냥 인문계가서 대학 떨어지고 재수할 형편도 안 되어서  상고로 갔어. 근데 막상 가니까 너무 나랑 안 맞더라. 생전 받아보지도 못한 점수를 마냥 받고 학교생활은 너무 힘들고, 배우는 과목도 나랑 너무 안 맞더라고. 진짜 힘들었지. 그렇게 바닥 점수는 아닌데도 바닥이라고 엄청 엄마가 밀어붙였으니까. 1학년은 적응하느라 바쁘고 2학년 때 정신이 바짝 들더라.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였지 하고. 그래서 진학한다고 말했어. 우리학교는 진학반도 없거든. 그 뒤로 가끔 엄마아빠 서로 싸워. 아빠는 당신이 얘 그 학교 보내서 저렇게 된거다. 애가 뭘 안다고 그랬겠냐. 엄마는 나는 쟤 가는 거 말렸다. 가라고 떠민 적 없다. 근데 생각해보면, 지금 다니는 학교 엄마가 먼저 추천한거고 내가 이 학교 간다고 했을 때 아빠 내심 좋아했거든.

이건 좀 논외지만 난 아직도 생각난다? 아빠랑 동생들이랑 한강에 갔는데 아빠가 라면을 먹더라고, 그게 그렇게 먹고 싶었는데 혼자서만 먹고 난 안 사주더라고. 그게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기도 했고 노량진에서 회 먹을 때 종업원이랑 말다툼한 게 아직도 너무 상처여서 아빠랑 밖에 나가서 밥 안 먹어 절대로. 저번에 아빠랑 밥 안 먹는다고 울어버린 적도 있어. 내일모레가 성인인데.

 

오늘 이 글을 쓴 이유는 있지. 당연히. 근데 설명하기도 짜증나는 이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이유야. 가끔 느껴. 사랑많이 받고 자란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해맑고 싶다. 나도 저렇게 순수하고 싶다는 생각. 우리학교가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다 보니 선생님들이 눈치가 빨라. 왜냐면 우리들은 회사를 갈 거니까 쌤들이 그거에 맞춰서 지도를 해줘야 되거든. 하여튼 그런데 나도 학교 다니면서 많은 걸 느꼈거든. 아 선생님들은 정말 사랑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애들을 좋아하는 거구나. 내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게 아니라는 건 아니지만 쌤들 눈에는 약아 보일 수 있는 행동을 간혹 할 때가 있거든. 아마도. 그럴때 마다 나는 왜 친구들한테 선생님들한테 사랑받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해. 칭찬이 고픈 나이도 아닌데 아직도 난 칭찬이 고파. 내 칭찬이 그렇게 듣고 싶어. 뭘 잘한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하루종일 곱씹어 그 말을. 너무 좋아서 그게 잊고 싶지 않아서. 내가 칭찬을 많이 못 받아봐서 그런가봐. 첫째인데 항상 기대에 못 미쳤으니까.

 

결론은 딱히 없어.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적은거라 두서 없을 지도 몰라.

그래도 긴 글을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너네도 항상 행복하길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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