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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숙한 나를 스쳐지나가기만이라도 해줘서 고마워

ㅇㅇ |2019.07.09 07:46
조회 317 |추천 0
전에도 커플은 아니었고 지금은 더더욱 아니겠지.

너랑 정말 인생에 고민도 같이 이야기했었고 자기 고민거리들도 전부 들어줬었고 서로 아예 친하지 않은 사이는 아니었지.
네가 나 힘들어하거나 뭐 그런 이야기들 잘 들어주고 나도 너 만나서 네 인간관계에서 힘든 것들 있으면 그냥 하나하나 더 들어주고, 손 잡는거나 신체적 거리가 가까운 경우도 많았으니까

사실 난 너를 정신적으로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어.

근데 어느 날 갑자기 너랑 하던 톡도 빈도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너는 그동안 서로 해왔던 하이파이브나 툭툭 치던거 마저도 하지 말라 하더라.

그냥 내가 그냥 친구처럼 생각했었던거라면 난 아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겠지.

근데 그게 넘어가지가 않더라.
사귀지 않았더라도 그런게 넘어가지 않았던 걸 보면 난 너에 대해서 호감이 없었던게 아니었나봐.

잠깐 멀어지거나 서먹해지는게 난 너무 두려웠나봐.

괜스레 선물도 날려보고 괜스레 다시 마주치면 인사도 해보고 괜스레 톡도 이어보려 노력했지만 너는 부담이라고 이야기를 했지.

사실 부담인거 잘 알아, 근데 내가 너무나도 어리숙해서, 사실 너와 같은 사람을 알게된게 삶을 살아가면서 아예 처음이어서 중간중간 많이 만나면서 조금이라도 1:1 붙어다니는게 편했었을 때 미리 감정을 잘 말해놓아야 했었나봐.

그 때 그러지 못해서 널 잡지 못했나봐.
그 때도 서로 이야기 했지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한 번 더 생각해보자' 하고 애매한 선을 긋는 거 빼곤 별로 크게 그런게없었으니까.

정말 이런 감정이나 경험이 처음이어서 있던 19살 남자여서 한없이 미안해.

그리고 정말 그냥 내 학창시절 3년동안 이런식으로 스쳐지나가 주기라도 해줘서 너무 고마워.

단 하루만에 이런 결과가 나와서 난 나무나도 당황스럽고 마음한켠이 너무나도 쓰라리지만 이런 추억이라도 생기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부담스럽지 않게 나도 친구로 남아있었어야 했는데 내가 어리숙한 나머지 너무 내 감정에 앞섰나봐.

비록 진짜 찌질해보이고 쟤가 왜 저러지 이런 느낌으로 남아있을지 어떨진 모르겠지만, 나도 네 인생에서 뭔가 나쁜의미로든 좋은의미로든 남아있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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