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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전쟁

완소혜교 |2006.11.15 17:55
조회 66 |추천 0
백과사전 연관이미지 발렌시아

스페인을 '정열의 나라'라고 하는 이유도 스페인 사람들이 먹고, 노래하고, 춤추며 항상 삶을 즐기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런 스페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에 축제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할 일. 이 곳 발렌시아만 해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를 2개나 가지고 있다. 하나는 매년 3월에 열리는 불꽃 축제이고, 또 하나는 그 성격이 이색적이고 과격하기로 소문난, 바로 토마토 축제이다. 발렌시아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옛 건축물들을 돌아보며 차분히 관광을 하다 보면, 활동적인 사람은 몸이 근질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과격한 것을 좋아하고, 육탄전에 강한 사람이어도, 8월의 마지막주 수요일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마치 행위예술과 같은 '토마토 전쟁'이 발렌시아에서 벌어지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날, 발렌시아의 한 작은 마을 뷰놀은 '작은 마을'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마을 주민과, 그 주민의 수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토마토 범벅이 되기를 각오한 채 몰려든 사람들은, 오전 12시 정각 대포소리와 함께 길에 뿌려진 어마어마한 양의 잘 익은 토마토를 무기로 한바탕 패싸움과 같은 토마토 전쟁을 벌인다. 서로에게 토마토를 던지고, 으깨고, 길이며 건물벽을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이기 시작한다.

토마토 축제(La Tomatina)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스페인 축제이다. 1944년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시의원들에게 분풀이로 토마토를 던진 것에서시작되었다. 이 시위로 시민들의 의사가 관철된 것을 기념하여 잘 익은 토마토를 서로 던지며 시민 정신을 되새기자는 것이 이 축제의 취지이자 유래이다. 프랑코 총통의 독재기간중에는 종교행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금지되기도 했었지만, 70년대 중반 마을 사람들에 의해 재개되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토마토 축제에는 어느 축제보다 서민적이고 향토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고, 주민들의 참여 또한 뜨겁다. 과격하지만 재미있는 이 축제가 일어나기 며칠 전에는 브뇰의 주민들이 축제 준비로 바쁜 일과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일거리 중의 하나는 마을의 건물과 창문을 비닐과 천으로 감싸는 일이다. 토마토 전쟁이 벌어지면 마을은 온통 사람이고 건물이고 토마토 범벅이 되기 때문이다.

또 시청에선 축제에서 사용할 토마토를 여러 지역에서 구입하게 되는데 그 양이 12만kg이나 된다고 한다.1년에 단 2시간의 축제를 위해서, 주민들은 토마토를 재배하고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은 이 발렌시아의 브뇰로 모여든다니,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이렇게 주민들과 시청의 만반의 준비가 끝나면 즐거운 축제만 남게 된다. 토마토 전쟁을 치를 관광객과 주민들이 아침 11시경 마을 중앙에 있는 대광장 (Plaza Mayor)과 주변 거리에 모여든다. 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물안경과 낡은 옷을 꼭 준비해야 한다. 토마토 파편이 눈에 들어갈 경우를 대비해서 반드시 물안경이나 스키용 고글을 착용해야 하고, 빨아도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토마토 물걱정 없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낡은 옷도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에 어설프게 카메라를 들고 가서 축제의 한 장면을 찍으려는 생각은 위험하다. 토마토 폭탄의 집중 표적이 되는 것이 바로 카메라이기 때문이다.

축제를 시작하려면 가장 먼저 광장 중앙에 기름을 바른 큰 기둥 꼭대기에 매달린 햄을 누군가가 따야만 한다. 기름을 바른 기둥 꼭대기에 오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관광객들은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인간탑을 쌓기도 하고, 기둥을 기어오르며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로 햄따기에 도전한다. 이 햄따기에 누군가가 성공하면 폭죽이 터지며, 사람들은 열광하면서 모두 "토마토, 토마토"를 외치며 토마토 트럭을 기다린다. 곧 거대한 5대의 대형 트럭이 도착하고, 약 100만개의 토마토가 거리 중앙에 뿌려지면, 그때부터 누구도 토마토 세례를 피할 수 없고, 빠져나올 수도 없는 토마토 전쟁이 시작된다.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여기 저기서 날아 오는 토마토와 함께, 던지면서도 웃고 맞아도 웃는 웃음소리와 통쾌한 비명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운다. 이러는 사이 거리는 마치 토마토 케첩 같은 토마토 바다를 이루어 수영을 할 지경이 될 것이고, 전면 발코니에선 더위를 식혀주는 물세례가 떨어진다. 그곳에 있는 어떤 누구도 토마토 세례를 피할 수 없고 빠져나올 수도 없다.

약 2시간 후,  즐거운 축제의 끝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게 된다. 그 이후에는 아무도 토마토를 던져서는 안 되고, 이 규칙을 어기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축제는 신나게 벌였지만 도대체 그 많은 토마토 파편들은 어떻게 치울까? 이 축제의 또 하나의 볼거리라고도 얘기할 수 있는 축제 후의 거리청소는 마치 마술과도 같다. 주민들의 능숙한 청소 솜씨, 마을의 청소차를 동원한 단 몇시간이면 광장과 거리에서 토마토의 자취는 찾아볼 수가 없고, 모두 제 모습을 되찾게 된다.1년을 기다린 토마토 축제는 단 2시간 만에 끝이 나지만, 즐거운 축제를 치른 사람들의 밝은 표정과 갓 샤워를 마친 상쾌함과 약간의 피로감, 축축히 젖은 거리의 깨끗함 등은 축제가 끝난 뒤에 맛볼 수 있는 행복한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토마토 하나로 이런 무한한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축제는 오직 스페인 발렌시아의 작은 마을 브뇰에서, 8월 마지막주 수요일 하루만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구경만 한다는 것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토마토 바다 속에서 헤엄치며, 묵은 스트레스를 확 날려보내는 것은 어떨까.

 

 

내용출처 : [기타] http://glex.shrdc.com/webzine026/travel_festival_valencia_tomato.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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