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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달프고 상처뿐인 인생

그만하고파 |2019.07.16 15:26
조회 503 |추천 0

내 나이 이제 27살.. 한참 즐길거 즐기고 행복하게 살아야 할 나이이지만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너무 고달프게 살아왔네요.

알콜중독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온 가정환경은
언제봐도 아버지는 취해 계셨고, 부모님은 항상 싸우고 계셨죠. 술에 많이 취하시는 날이면 집 안 살림을 모두 던지셔서 어머니는 항상 뒷수습을 하셨어요.
가정형편도 가난해서 전 항상 옷을 얻어 입었어요.어머니는 새벽마다 우유배달을 하시고 낮에는 식당일..아버지는 일을 하실 때도 있고 몇달을 쉬실때도 있으셨고, 술을 먹고 음주음전에 계속 걸려 벌금 낼 돈이 없어 교도소에도 몇 달 지내다 나오셨어요..
알콩중독이 손을 쓸 수 없게 심각해서 정신병원에도 일년 가까이 지내다 나오셨지만 못 고치셨죠..
그러니 몸이 성치 못해 입원을 밥 먹듯 하시며 어머니가 힘들게 벌어오신 돈은 병원비에 거의 쓰셨죠..

이런 어두컴컴하고 우울하기 그지없는 상황속에서 사춘기를 시작할 때 즈음 제 인생을 아직도 휘둘루고 있는 사건이 시작이 돼요.
바로 친오빠의 성폭력이죠..
내 나이 열두살. 설을 맞아 친할머니댁에 오빠와 단 둘이 집에 있었어요. 할머니는 밖에 볼 일을 보시고 전 할머니 방에서 잠 들어 있었어요. 원래도 잠귀가 밝고 예민한 편이라 바로 느낄 수 있었어요.
내 가슴을 더듬는 손길을...너무 불쾌하고 깜짝 놀라 바로 눈을 떴는데 오빠도 내가 바로 깨니 화들짝놀라서 아무것도 안 한 척 하고 바로 방을 나가더라구요. 전 그 날 너무너무 이상하고 불쾌한 감정으로 심장이 하루종일 벌렁벌렁 거렸어요. 많이 어린나이도 아닌데 이게 뭔가 하루종일 생각을 했어요.
그게 시작이였죠. 그 후로 몇 달뒤 오빠는 또 잠든 나의 몸을 만졌고. 그 후로는 거의 며칠마다 몰래 몸을 만지고 더듬고 심지어는 냄새도 맡았어요..
부모님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하지말라고 말할 수 있었는데, 어린 저는 그저 오빠에게 어제밤에 왜 내방에 들어온거야?라고 하는게 전부였죠..
오빠의 문제말고도 이미 문제투성이인 우울한 집에 나의 두려움은 꺼낼 수 없었어요.
그렇게 오빠의 성폭력은 내가 잠들때에만..내가 잠에서 깨면 오빠는 항상 모른척하며 방을 나갔어요. 그게 거의 오년이 지속되었죠.

나에겐 너무 큰 상처고 트라우마이고 한이에요.
가위에 눌릴때면 항상 같은 꿈을 꿔요. 오빠가 잠든 내 몸을 더듬는 꿈. 항상 난 꿈에서 애를 쓰며 빠져나오려해요.

오빠의 성폭력이 내가 고등학생이 되면서 어느순간 없어졌어요. 그렇게 지내다 오빠가 나에게 참 잘해줘요. 용서라도 구하는양..아직도 바보같던 그 당시 저는 그런 오빠를 서서히 용서하게 되죠.

그러다 내 상처가 완전히 사라진 줄 알게된 이십대초반의 저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엄마는 충격을 받았지만 덤덤해 보였어요. 그런 엄마에게 저는 얘기해요. 이제는 오빠를 용서했다. 이제 그 일에 대해 아무렇지 않으니 오빠에게는 아무말말아라. 그냥 엄마에게 털어놓고 싶었다. 라구요.

그 후로 엄마의 행동과 말에 유난히 신경을 쓰게 되었어요. 오빠와 단 둘이 있는 집에 아무렇지 않게 두고 나가는 엄마, 오빠를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엄마, 오히려 나는 자식은 모두 다 올바르게 키웠다.라고 하는 엄마, 나에게 오빠얘기를 아무렇지 않게하고 내 감정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엄마를 보며
저는 다시 느꼈습니다. 난 오빠를 전혀 용서하지 못했다. 엄마나 오빠나 똑같은 사람이다. 라구요.
엄마의 말과 행동에 전 어떻게 보면 더 큰 상처를 받았어요. 내 전부여도 모자란 엄마란 큰 세상이 와르르 무너져내렸죠.. 더 이상 기댈곳이 없어진거였어요.

가장 믿어야하고 의지해야하는 가족이란 사람들이
나에겐 가장 큰 상처를 준 것이죠.
항상 전 가장 믿었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받아요. 초등학생 시절부터 또래 여자아이들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시셈과 따돌림. 항상 그 중심에는 단짝친구들이 있었어요.

이런 환경에서 자라온 저는 항상 우울합니다. 겉으론 밝고 당차보여도 속은 썩어 문드러져 있죠.
이상하게 남자친구를 사귀어도 항상 나 몰래 안마방에 가거나 바람을 피거나..

나에겐 행복이란 없는 단어였어요. 불행이 일상이였죠.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길 바랬어요. 큰 상처없이 무난히 살아온 다른 여자들의 밝은 웃음이 저는 그렇게 밉고 부러웠어요. 난 웃어도 항상 어둠이 있었으니까요. 소리내어 웃어 본 적도 없어요. 웃긴예능을봐도 미소뿐이죠 저는.

그런 저는 어찌저찌 살아가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눈에 넣어도 안아플 아들 한 명을 낳고 육아에 찌들었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요. 그렇게 바라던 평범한 삶을 살면서요. 예전의 아픔은 모두 잊고 지내면서요.
근데 얼마전 남편이 성매매업소에 가게 된것을 알게되었죠. 또 내 사람이 나에게 화살을 꽂은거죠.

이미 문드러진 가슴에 화살이 꽂혀봐야 얼마나 아프겠어요. 눈물도, 충격도 없었어요.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제 더 이상 흘릴 눈물도 없어서 슬픔도 느껴지지 않아요. 그냥 아무 의욕이 없을뿐이죠.
내 인생의 전체를 돌아볼 뿐이에요. 그러다보면
내가 왜 살아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하고 가여워요. 아이만 아니면 그냥 약먹고 죽고싶어요. 난 왜 사는건가 싶어요.
그냥 아무도 모르게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어요.

따지는 나에게 남편은 이런저런 핑계와 그럴듯한 말만 늘어놓으며 마사지만 받고 왔대요. 아이때문에 헤어짐을 고민하는 저에게는 그 말이 진심으로 느껴져요. 믿는게 아니라 믿어주었어요.
내가 사는 이유는 단 하나. 지금 내 아이에요. 그런아이를 위해 전 눈감고 귀막고 내 자신을 속였어요. 남편은 마사지만 받고왔다..

지금 전 아무것도 남지 않은 껍데기 같아요. 텅 비어버린 가슴에 엄마라는 이유로 그냥 갈팡질팡 살아가고 있어요.

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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