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주제에 벗어난 글 죄송합니다.
결시친 카테고리에 올려야 많은 조언 받을 수 있다고 들었기에 이곳에 글 남깁니다.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범인을 잡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도 있지만,
많은 분들이 읽고 조심하며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씁니다.
각설하고 상황설명 하겠습니다.
7월 16일 새벽 2시 35분경 친구와의 늦은 약속을 마치고 귀가하였습니다.
새벽에 비가 미친 듯이 퍼붓던 때라 우산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쫄딱 젖은 상태였고 제 방에 들어오자마자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습니다.
옆집 창문과 제 방 창문은 서로 마주보고 있어 집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이며, 1.5M 너비의 좁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옆집 마당과 제 방 창문 사이에는 담벼락이 없어 창문을 열 때면 블라인드를 꼭 내리곤 했습니다.
하지만 새벽 2시 40분에 무슨 일이야 있겠나 싶어 그냥 옷을 갈아입던 찰나 어딘가 모르게 이상한 기분이 들어 창문을 보니 방충망에 바짝 붙어 제 몸을 촬영하던 휴대폰 카메라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순간 얼어붙었고 잘못 본 건 아닐까 싶은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자, 카메라는 순식간에 밑으로 사라졌고 5초간 얼어있다 정신 차리고 창문 밖을 내다보니 범인은 이미 도망간 뒤였으며 마당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2시 43분경 경찰에 신고하였으며, 경찰은 10분 뒤쯤 도착하여 옆집을 수색하였습니다.
영장이 있어야만 문을 딸 수 있다며, 조사하는 것도 옆집 동의가 필요하다며 옆집 대문을 두드리려 손을 대자 대문은 이미 열려있었는지 그냥 열렸으며 마당 곳곳을 수색해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옆집 지하에는 옷 공장, 1층에는 할아버지 한 분이 살고 계셨는데 지하 공장에는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경찰이 먼저 1층 할아버지가 사는 곳을 두드리고 동의를 구한 후 집안을 2분 정도 수색하더니 할아버지 휴대폰에는 방을 찍은 흔적이 없다며 아래 공장을 수색하려 했으나 공장 문은 잠겨있었습니다.
불은 훤히 켜져있었지만 누구 없냐며 문 두드리며 소리치던 경찰에도 지하 공장은 묵묵부답이었고, 문을 따고 들어갈 수 없는 게 수사 원칙이라며 그렇게 수사는 종결됐고 저는 혼자 경찰서에서 진술서를 쓴 채 집에 돌아왔습니다.
주변 수색하고 더 조사해보겠다는 경찰의 이야기를 끝으로 그렇게 끝났습니다.
원칙에 따라야 하는 경찰의 입장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정말 많이 답답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날 새벽의 수사는 경찰이 수색하려 왔으니 증거 인멸하고 있어라 하며 시간 벌어준 꼴 밖에 되지 않는지요...
옆집 마당에 비해 제 방 창문은 높은 편이라 키가 아주 큰 사람이 일부러 까치발 들고 들여다보려 작정하지 않는 이상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절 찍고 있던 휴대폰도 카메라가 있는 위쪽부터 중간부분까지 보였던 걸 보면
제 생활 패턴을 잘 알고 제가 늦은 귀가 후 옷을 갈아입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마당에서 휴대폰을 들고 팔을 높게 뻗어 촬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두 번 지켜보고 찍은 게 아니라는 확신도 들고요.
또 도망치는 그 짧은 순간에도 인기척은 전혀 나질 않았습니다.
폭우 수준의 비를 맞으면서까지 그렇게 제 몸이 찍고 싶었는지... 참 욕 말고는 다른 어떤 말도 나오질 않습니다.
찍힌 제 모습이 어디서 어떻게 활용될 지 모르고 인터넷에 떠도는 몰카 유출 피해자가 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정말 참담하고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다들 부디 어떤 시간과 환경이든 블라인드 꼭 내리고 사십시오.
정말 답답하고 화가 나지만 몰카강국 대한민국에서 자신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