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횡설수설 쓴 글인데 많은 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엄마가 성격장애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정신과 1년 다닐 때 의사가 그러더라구요. 자기애적인격장애같다고.. 알아보니 엄마랑 너무 똑같아서 깜작 놀란 기억이 있네요. 아 이게 성격장애였구나 하구요.
저도 엄마의 자신의 목숨을 건 협박?과 내가 가족 모두를 망치고 있다는 폭언? 그런 걸로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 직전까지도 갔었어요. 병원에서는 일단 만나지 않는게 중요하다고해서 1년 넘게 연락을 끊고 만나지 않았습니다. 매주 상담 다니며 완전히 회복하는데는 2,3년 걸렸네요.
이제 정신적으로 완전히 독립했다고, 그래서 괜찮다고 오만했던 거 같아요. 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니 엄마라는 존재가 욕심나더라구요. 제가 강하게 나가니까 엄마도 바뀐거 같았어요. 그리고 제 아기를 너무 좋아하니까 좋기도 하더라구요. 시댁도 못 살지는 않지만 저희 친정이 사실 잘 살아요. 아기한테 이거저거 투자해 주니까 그걸 또 사랑이라고 착각했네요..
완전히 정신적으로 독립했고 이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요. 댓글에 써 주셨듯이 저는 아직 엄마한테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아이였나봅니다. 의사가 그랬어요. 안타깝지만 당신에게는 정상적으로 사랑을 주고 자식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해주는 그런 어머니는 존재하지 않는다구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아직 아니었나봅니다. 엄마와는 다시 거리를 두고 지내려고 합니다.
지금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아이 욕심 없었어요. 무서웠어요. 아이한테 좋은 엄마가 될 자신이 없었어요. 제 엄마 같아 질까봐, 또 아이가 나 같아 질까봐.. 하지만 남편을 사랑하고 또 아이를 그 자체로 사랑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겨서 낳았어요. 그런데 뭐가 제대로 된 양육이고 사랑을 주는 방법인지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면서 또 나 자신도 돌이켜가면서 악순환을 끊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웃긴 얘기를 하나 하자면, 얼마전에 엄마가 우리 아이를 방학때 자기가 키워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저희가 맞벌이이고 해외에 사는데 한국에 놓고 가라고요. 본인은 자기가 아이 양육을 굉장히 잘 한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절대 안된다고 단칼에 거절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도 소름이 돋네요.
여튼 감사합니다.
--------------------
30대 중반, 결혼 3년차, 1살 딸 하나의 엄마입니다.친정엄마와 전화를 끊고 너무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봅니다.
일단 전 초등학교때 엄마한테 맞고 컸습니다. 강목으로 허벅지 종아리 팔 이런 곳 들이요. 심할 때는 정말 속옷도 입지 않은 체로 집 밖으로 내쫓긴 적도 있었습니다. 맞은 이유는 여러가지였죠.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성적이 나쁘거나 거짓말을 했거나 하여간 뭔가 잘못은 했겠죠.
저희 엄마, 여왕벌 타입입니다. 자기보다 잘난 사람 싫어하고 동등하게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걸 어려워 하는 거 같아요. 저희 엄마 친구라는 사람들을 보면 저희 엄마를 숭배하는 사람들입니다. 저희 엄마가 관계에 있어서 늘 갑인거죠. 저희 아빠만해도 을입니다.
저희 엄마 약한 사람입니다. 늘 애정에 굶주려있어요. 사랑을 표현해도 늘 부족해 하고 의심합니다. 매번 사랑을 시험합니다. 굉장히 상처받기도 쉽구요. 솔직히 정말 피곤합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너 때문에 우울증 걸렸다 병원 다닙니다.
저에 대한 집착이 장난이 아니었어요. 입는 옷, 머리 스타일, 돈쓰는 방법, 말하는 방법까지 하나에서 열까지 다 지적했죠. 1년 교환학생을 갔을 때의 그 해방감. 지금도 잊을 수 없네요.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남자친구. 대부분 엄마 때문에 헤어졌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번은 소개를 시켰는데 정장을 입고 오지 않았다고 당신을 무시하신 거고 너를 그만큼 사랑하지 않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한번은 같이 백화점에 갔는데 남자친구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고 제가 마음에 들어하는 걸 엄마 앞에서 사줬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남자친구랑 헤어지고나서 화를 내시더라구요. 저만 사주고 엄마한테는 아무것도 안 사줬다고요... 장모가 될 수도 있는 사람한테 적어도 뭐 사드릴까요 정도 물어보는게 예의라구요. 그게 예의인가요?
이거 말고도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요. 남자친구가 음식점에 데려가면 맛이 없다, 뭘 해도 센스가 없다, 남자가 못 생겼다, 다리가 짧은게 장애인 같다, 코가 생긴게 복 없다...
아 유일하게 찬성한 남자친구들도 있었죠. 의대생. 두 명 있었는데 저는 마음에 안 들어서 금방 헤어졌어요. 둘다 자기 중심적이고 저를 전혀 배려해주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저희 엄마는 의대생이라는 것 자체로 아주 마음에 들어하고 성격은 맞춰나가면 된다더군요. 진짜 어이가 없어서...
아무튼 전 연애결혼을 했어요. 엄마는 자살을 들먹일 정도로 싫어하셨구요. 엄마 자살 소동때문에 저도 정신과 1년 다녔습니다. 근데 전 알고 있었어요. 엄마 마음에 드는 남자 저는 절대 못 데려올 거고 언제까지나 엄마 허락 맡고 살 수는 없다구요. 그래서 강행했고 결혼 했습니다. 반대받은 결혼이어서 아무것도 안 받았어요. 그냥 축하만 해 주면 감지덕지라 생각했죠.
그래도 결혼하고 엄마로부터 정신적으로 독립도 하고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근데 그래도 엄마랑 만나면 지금도 힘드네요. 일단 만나면 말의 90%가 제 남편에 대한 불만, 흉입니다. 자기를 무시한다, 널 사랑하지 않으니까 부모인 내게 더 잘 하지 못하는 거다, 이런 것 부터 뭐 못 생겼다 이런 건 귀여울 정도구요.
제 남편이 아침밥을 해 줍니다. 제가 아침잠이 많거든요. 제 남편은 늘 좋은 마음으로 해 주고 전 늘 아침마다 고맙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남편 고마워~ 이렇게요. 이게 이상한가요? 저희 엄마는 제가 아침마다 고맙다고 하는게 유난이고 남편한테 지고 사는 거랍니다. 별거 아닌 거 가지고 고마워하는게 남편한테 지고 사는 거라네요.
또 제가 결혼하고 바뀌었답니다. 남편 눈치를 본다고요. 근데 결혼하면 서로 배려하고 사는거 아닌가요? 남편 물건 버리고 하는거 일일이 남편한테 물어보는 제가 이상하답니다. 집에 가구 새로 사는거 남편한테 의견 묻는게 이상하답니다. 이거 제가 이상한가요?
아무튼 계속 반복하는 말이 남편 기를 못 죽였다, 넌 불행하다, 아니면 불행해 질 거다, 남편은 너를 정말로 사랑하지 않는다, 정말 사랑하면 장인 장모한테 더 잘 하게 되어있다, 이거에요.
제가 아직 엄마 영향을 다 끊어내지 못한 거 같아요. 엄마한테 저런 얘기를 한두시간 계속 듣다보면 자꾸 남편한테 짜증을 내버려요.
그러게 제 잘못이죠. 제가 남편 눈치를 보고 사는게 아니라 엄마 눈치를 아직도 보고 살기 때문에 지금 문제인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