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과 만 3년 정도 연애를 하고 있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남자친구와 원래는 같은 지역에 거주했는데, 각자 직장으로 이사를 하다보니 저는 서울, 남친은 광양에 살게 됐어요
나이도 둘다 있어서 이제는 결혼 얘기도 하게되는데, 서울-광양 장거리 상태로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건 어렵다고 생각이 되어 요즘 고민 중이에요
저는 3교대를 하는 간호사고 남자친구는 2교대를 하는 생산직이에요
남들은 장거리면 주말부부라도 된다지만, 저희는 각각 교대 사이클이 돌아가니 정말 같이 하루를 꼬박 쉬는 것도 드물고, 남친이 서울에 올라오려면 편도만 5시간은 기본이에요..
광양에 공항이 없어 여수공항을 거치거나 순천에서 ktx를 타야하는 등 교통편도 너무 애매해서 매번 길바닥에 버리는 시간만 엄청 많구요
자차로 운전을 해서 오기엔 교대 근무 후 졸음 운전 걱정도 있고 기름값과 톨비 등을 하면 절대 이득이 아니더라구요.. 오히려 대중교통이 나아요
처음 남친이 교육생 신분으로 상근직 시절일때는 교대 커플이 뭐가 어떠냐, 오프 잘 맞춰서 만나면 되지. 그리고 둘다 아기 생각이 전혀 없는 딩크를 원해서 장거리부부도 괜찮을거 같다고 주위에 호언장담 했어요
근데 이게 막상 각자 교대가 들어가다보니 남친이 쉴때 저는 일을 하고 있고, 제가 쉴때는 남친이 일을 하거나 교육, 봉사 등등 ㅠㅠ 기껏 남친이 서울에 올라와도 정말 같이 보낼 시간이 없다고 느껴져요
저도 제 커리어와 직장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동안 이직은 정말 단한순간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갑자기 요즘 병원 동기들이 서서히 그만두는 시기이기도 하고.. 남친과 더 오래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입사 후 처음으로 간호사 구직 사이트까지 들락거렸어요..
이런 제 모습에 회의감도 들고, 제가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면 남친은 제가 광양으로 내려오진 않을까 기대할텐데, 거기서 아무런 결정 못하고 희망고문만 할 순 없잖아요
그리고 제가 항상 수도권에서만 살아 모든 교통, 편의시설 등에 익숙해져있는데 이대로 광양이나 그 주위 지역으로 내려간다고 하면 잘 살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서울이 별거냐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지방에서 살아본적이 전혀 없어서 친구도 일가 친척도 없는 곳이고, 제가 이걸 다 감당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남편을 따라서 타지역으로 이동하신 분이 있는지 궁금하고, 광양이나 비슷한 지역에서 살아오신 분들의 현실적인 조언도 궁금합니다, 부모님, 친구들이 수도권이라 약속이 생기면 올라가야하니까요
꼭 왜 여자만 남자를 따라가야하냐, 남자가 여자를 따라 오면 안되냐고 말하실 분들도 있을건 알아요.. 저도 항상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제가 먼저 취업했으니까 제 거주지역에 남친의 직장을 맞추려고 취준생기간 동안 같이 부던히 노력했어요
남친도 제 욕심에 맞춰서 완전 지방엔 아예 회사 이력서도 내지 않고, 충청도권과 수도권의 면접 일정이 겹쳤을땐 정규직 전환 확률까지 무시하고 절 위해 수도권에 있는 회사의 면접을 선택했어요
수도권 공기업 인턴까지 다 겪고 정규직 채용에서 고배를 마셔서, 그 뒤로는 지역 가리지 않고 그냥 다 썼고..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 걸려서 힘들게 대기업에 입사했고 지금 다니는 직장의 네임드나 페이도 남부럽지 않은 곳이에요
저도 제 직장이 소중하고 가능하면 정년까지 원할 정도로 애정이 있지만, 그 이상으로 남친과 함께 있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극초반을 빼면 거의 3년동안 장거리연애 였는데, 어디서든 남친은 자기 주말, 쉬는 날 모두 가족보다도 제게 우선적으로 찾아왔고 시간을 보냈어요.
그렇게 서럽다던 신규간호사 시절도 남친이 항상 힘이 되어주고 제 주위를 챙겨주어서 잘 넘기고 첫직장에서 4년차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저는 연애는 해볼만큼 해봤고, 최악의 쓰레기들도 만나보면서 지금 남친이야말로 결혼할 상대로 정말 딱이다, 싶은 생각이 들어 놓치고 싶지 않아요
지금도 제게 광양 내려오지 않아도 괜찮다, 장거리로 계속 지내도 괜찮다, 자기가 쉬는 날(주간-휴일-휴일-야간 사이)마다 올라오겠다고 하는데 그 쉬는날 조차 온전히 같이 있지 못하는 현실이 괴롭고 힘들어요.
결혼하고 평생을 이렇게 살 수는 없는거잖아요.. 다행히 아기는 안낳겠다고 했지만 저희 둘 인생도 중요한거니까
제가 남친을 따라 지방에 내려간다고 일 안하고 놀 건 아니지만 완전한 제로베이스에서 제 삶의 터전을 다시 꾸려나가는 것도 무섭고. 정말 여러가지로 혼자 고민하기 벅차서 글을 남겨봅니다
경험해보신 모든 일들이나 주위 이야기들을 제게 남겨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