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글을 읽기만 하다가 이렇게 로그인하여 글을 남깁니다.글이 좀 길어질거 같지만 차분히 읽어주시고 조언을 남겨주시면 감사합니다.기왕이면 아이가 있는 기혼자 분들이시면 좋겠어요.
저는 이십대 중반이구요, 여자친구는 저보다 3살이 많은 이십대 후반입니다.이 글은 여자친구도 쓰는걸 알지만, 여자친구는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이기 때문에 같이 읽지는 못할거 같습니다.저는 외국에서 유학하고 있고요, 여자친구는 유학생활 중 만났습니다.
다른게 아니라, 여자친구는 아이를 너무나 좋아하고 모성애가 아주 강한 여자입니다.그래서 아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고, 제가 졸업 후 결혼을 하게 되면 아이를 꼭 데려오고 싶다고 하고 있어요.(길게 설명하긴 힘들지만 아이를 낳을 수가 없어 가진다면 입양이 될거 같아요)여자친구는 아이를 데려올게 아니라면 자기는 결혼을 할 수 없다네요.근데 여기서 저희의 입장이 약간 갈려요.
전 가끔 판도 보고, 한국에서 요즘 아이를 낳아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지를 알고 있어요.저희가 결혼한다면 결혼 생활은 외국에서 하겠지만, 그래도 아이를 데려와 키우는거 자체가 너무나 힘들고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하잖아요.근데 저는 아직 그런 준비가 안되어있고, 제가 좋은 부모가 될지 모르겠습니다.여기서 제 가정사가 조금 들어가게 되는데요...
저는 집안의 2번째로 태어났고요, 어머니 아버지가 거의 40을 바라볼때 태어난 늦둥이입니다.저의 아버지는 엄한 사람은 아니지만 화가 많고 목소리가 큰, 그러니까 화를 주체 못하고 늘 험한 말을 입에 달고 살며, 체벌은 한번도 하지않으셨지만 대신 자신의 기분이 상하면 주변 사람에게 있는 대로 퍼부으며 폭언을 하는 분이십니다. 어릴땐 좀더 심했어요. 그나마 제가 아버지 비위를 맞춰주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이젠 그저 피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무엇보다, 아버지는 아이를 별로 원하지 않으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와 놀아주시거나 대화를 한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제 생일도 기억을 잘 못하시고 늘 밖으로 일만 하러 다니셨어요. 단 한번도 소통을 해본 기억이 없습니다.저희 어머니는 모성애가 강하신 분이고, 아버지와 달리 아이를 굉장히 원했습니다.그렇게 절 낳았지만, 워낙 바쁘셨고, 감정기복이 심한 분이라(아버지의 영향으로 늘 초조해하시고 성격이 급해지셨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감정적으로 저와 많이 부딧쳤습니다.아무래도 늦둥이다 보니 어머니와 이런저런 세대 차이도 있었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아이를 잡아야한다고 저희 형제에게 체벌을 가하셨었습니다. (한번은 아주 심했고, 어머니도 그건 훈육을 가장한 학대 였다고 인정, 사과하셨습니다) 그래도 현재 저와 어머니의 관계는 아주 좋은편입니다.
아무튼 두분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고, 그 사이에 태어난 저도 많은 고비를 겪어야했습니다.이혼만 안했지만 그보다 좋을것도 없이 관계의 집안이었어요.그리고 그런 집안에 많은 상처를 받은 저는 아이를 낳는것에 회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여자친구는 아이를 원하는 이유가,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가지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큰 축복이고 보람이라고 생각해서 입니다.언젠가 자신의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편안히 잠드는, 그런걸 꿈꿔요.여자친구는 5남매 집안의 둘째로 태어나 동생을 키우다시피 하고, 친척내에도 아기가 많아서 아이와 아주 친숙하게 어울립니다.그래서 아마 아이를 데려온다면 아주 잘 키울거 같긴 합니다.사랑과 희생, 그리고 아낌없는 서포트를 해주겠지요.근데 문제는 접니다.
저는 아이를 데려오는게 너무 부담이 되요.그 이유는 첫째, 아이에게 모든 희생을 하기엔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습니다.일적으로든 개인적인 시간으로든요. 아이를 데려오면 아기땐 두시간에 한번씩 아기 밥을 주고, 더 커도 아이를 키우고 입히고 먹여야하는데, 그럼 제 인생은 어디로 가는 걸까 싶어서요...전 제 미래의 와이프랑 둘이서 꽁냥꽁냥 신혼을 보내고 중년을 함께하고 손잡고 노년을 거닐다 편안히 눈을 감는걸 꿈꿔왔던 입장이거든요..두번째는 사실 가장 큰 이유인데, 제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입니다.확신을 가지고 아이를 데려와도 모자란 판에 전 확신이 없어요.제 아버지도 아이를 그닥 원치 않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아 한번을 소통하지 않고 살아왔는데, 저도 그러면 어쩌지요? 아이가 너무 불쌍하잖아요... 전 좋은 부모가 되고싶지만 좋은 부모가 뭔지 잘 모르고 커서 그런가 어떻게 해야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부모란 뭘까요?애 교육은 또 어떻게 하고... 아이가 제가 데려오는걸 망설였다는걸 알면 상처 받지 않을까요?
요즘엔 보람된 인생이란 가정을 꾸려 아이와 함께 살고, 아이의 아이에게 둘러싸여 죽는것이라고 절 설득하고 있지만.... 정말 맞는걸까요?
아이를 가지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아이가 어떤 의미를 주는지, 알려주세요.좋은 부모 롤모델이 없는 제가, 아버지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모르고 자란 제가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도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