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일본산 석탄재 수입이 불필요한 이유

브릿지 |2019.08.08 14:43
조회 257 |추천 1

<일본산 석탄재 수입이 불필요한 이유>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이후 일본산 불매운동이 한창이다. 이와 더불어 일본석탄재 수입 반대 목소리도 그 어느때 보다도 높다. 일본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석탄재 수입금지 카드도 적극 활용하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나 역시 이에 적극 지지하는 입장이다.

 

다만 사실관계를 먼저 집고 넘어가자. 최근 MBC나 국민일보 등 일부 언론에서 “일본석탄재의 90%가 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내용이다. 일본석탄재 배출량의 90%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자국내에서 재활용(약 86% 정도)하고 남은 물량을 수출하는데, 이 물량(약 10%)의 대부분을 한국이 수입하고 있다라고 정정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8월 6일자 환경부 정책브리핑 참조)

 

석탄재란 무엇인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석탄재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분진(날아다니는 재)을 집진기로 흡입해서 모은 것인데 전문용어로 플라이애쉬(fly ash)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는 석탄재 대부분을 폐기물로 처분하였지만(90년 석탄재 재활용율 15%로 미미),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폐자원의 재활용 차원에서 90년대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해 2000년 이후 55%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고 최근에는 국내 석탄재 발생량의 약 89% 정도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석탄재는 주로 시멘트 제조나 레미콘(=콘크리트)에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기타 산업용 재료(도로 성토용 재료 등)로도 일부 사용되기도 한다.

 

시멘트는 주원료인 석회석을 채취해서 잘게 부순 다음 점토나 철광석, 규석 등의 부원료와 함께 섞어서 약 1,450도 정도의 고온으로 구워 만드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된 원료(클링커라 함)를 단계별로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 제조된다. 그런데 이 조합원료(95%)를 그대로 사용하면 너무 빨리 굳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지연시키고자 석고 등 부원료를 첨가(5%)해서 제조한 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시멘트이다. 이것을 보통 포틀랜드시멘트라고 한다.  이 시멘트 부원료의 일부로서 석탄재(플라이애쉬)가 첨가되기도 한다고 한다. 한국시멘트협회 보도설명자료에 의하면, "시멘트 제조에 알루미나(Al2O3) 성분이 필요한데 과거에는 천연광물인 점토를 사용하였으나 90년대 들어 점토광산개발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점토성분과 유사한 석탄재를 부원료로 대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한, 레미콘(콘크리트)을 생산할 때에는 장기강도를 증진시키거나, 수화열 저감, 내구성 증진 등의 효과를 도모하기 위해 여러가지 추가적인 재료를 혼합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제철소에서 나온 부산물인 고로슬래그를 혼합하면 고로슬래그 시멘트라 하고, 화력발전소에서 채집한 석탄재를 혼합하면 플라이애쉬 시멘트라고 한다. 이렇게 시멘트를 만들기 위한 부재료의 일부로서 석탄재를 쓰는 이유는 값싼 석탄재를 혼합함으로써 시멘트 함량을 줄일 수 있어서 경제적이고 시멘트 성능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석탄재 사용의 주된 목적이 폐기물로 처분될 국내 자원을 재활용해서 시멘트 원가를 절감하자는 것인데, 이것이 주객이 전도되어 남의 나라 일본석탄재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형국으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석탄재는 시멘트나 플라이애쉬 콘크리트를 생산하기 위해 첨가될 필요한 분량 이외에는 반드시, 필수적으로 꼭 들어가만 하는 재료는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콘크리트 성능을 개선하거나 향상시키고자 할 때, 시멘트와 혼합할 수 있는 재료는 플라이애쉬 말고도 여러 종류가 더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고로슬래그(제철소 부산물)도 있고, 포졸란, 실리카품 등(이상 혼화재라 함)이 사용되고 있으며, 약품 형태로는 AE제, 고성능 감수제, 유동화제 등(이상 혼화제라 함)도 첨가해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혼화재 및 혼화제들을 사용목적이나 용도에 따라서 시멘트사에서 제조한 보통 포틀랜드시멘트와 적정한 비율로 배합하는 과정(배합설계라 함)을 거쳐 자갈과 모래, 물을 일정한 비율로 함께 섞어서 레미콘(=콘트리트)를 생산하게 된다. 레미콘 배합은 주로 레미콘 생산공장(BP라고도 함)에서 이루어지는데, 시멘트 제조사에 미리 혼합한 혼합시멘트로도 공급받아 레미콘을 생산하기도 한다.

 

아무튼 보통 포틀랜드시멘트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러한 혼합재료를 배합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요구되는 콘크리트 성능을 확보할 수 있으며, 또 다른 기술적 방법으로도 수화열저감이나 내구성 효과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에 플라이애쉬 사용을 최소화 하거나 아예 배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플라이애쉬는 품질변동 폭도 커서 꼭 필요로 하는 경우가 아니면 현장에서는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골재(자갈 등)에 함유된 알칼리성분이 규정치를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보완하고자 플라이애쉬를 혼합하는 경우가 있고 수화열 저감을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시멘트와 혼합하는 비율은 시방배합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30% 미만이다,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플라이애쉬를 혼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므로 꼭 필요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혼합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최대규모의 건설공사였던 인천대교에 사용된 콘크리트 적용사례를 보면, 사용된 혼화재 대부분을 고로슬래그 위주로 배합(시멘트+고로슬래그)하였고, 일부 구조물에서 3성분계(시멘트+고로슬래그+플라이애쉬)의 배합이 요구되는 경우에만 부분적으로 사용됐다. 다른 건설사업들에서도 이와 거의 비슷하다. 그간 경험상으로 보면 플라이애쉬를 아예 혼합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다시 강조하자면, 플라이애쉬는 국내자원 재활용성 및 경제성 때문에 사용이 권장되는 것이지, 이것이 없어서는 안될 핵심 재료이기 때문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설령 백번 양보를 해서 국내 석탄재 발생량이 소요량에 비해 모자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꼭 수입을 해 와서라도 반드시 사용하라는 취지가 아닌 것이다. 국내에서 사용가능 한 만큼 쓰면 되고, 부족하면 줄이거나 굳이 안써도 된다는 말이다. 요구 빈도가 높지 않은 곳에 사용될 양을 줄이게 되면 꼭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더더군다나 수입해 올 필요가 없게 된다는 것.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매년 발생되는 석탄재는, 2018년 기준 총 940만톤 정도인데, 이 중 891만톤을 재활용(89%)하고 있고 나머지 107만톤은 매립한다고 한다. 이 재활용되는 물량의 대부분은 시멘트나 레미콘에 생산에 사용됨은 물론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과 위에서 언급한 사항들을 고려해 볼 때, 일본산 석탄재를 수입까지 해서 가져 올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환경부 등 정책담당자들은 시멘트업계의 주장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우리 산업계에 실제로 꼭 필요로 하는 석탄재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제대로 된 정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