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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의 진심이 뭘까요? 결혼이 망설여지는 저...

ㅇㅇ |2019.08.08 18:52
조회 13,764 |추천 92


정말 뜬금없이 갑자기 드는 생각이네요; 저번달 프로포즈 받고 상견례도 했고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사람과 결혼하면
괜찮을거 같단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마음이 확 바뀌네요
오늘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전에 어떻게 만났는지 먼저 말씀드려야할듯해요

남친과 저는 한 봉사활동 센터에서 만났어요
남친은 그 센터에 오래 속한 사람이고 센터 사람들 모두가 성실하고 착하다며 입을 모아 칭찬했는데 제가 보기에도 그랬어요
궂은일도 도맡아하고 먼저 나서고 그런 모습에 반했었어요
왜 봉사를 하게 됐냐 물으니 '어려운 사람을 돕는건 당연하니까' 라고 했었던거 같아요
그에 반해 제가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부끄럽지만 자살 시도를 한 이후네요
친자매처럼 생각했던 친구가 결국 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마음을 못잡겠더라고요
집에서도 부모님에게 크게 애정을 받지 못했어요
부모님은 바빴고 의대 다니던 오빠만 자랑스러워하셨으니까요
그렇게 사랑 받지 못하고 겉돌던 저에게 그 친구는 친자매고 빛이고 버팀목이고 목숨 같던 사람이였네요
그래서 자살시도를 하고 병원에서 깼을때 우는 부모님을 보고 어쩌면 내가 아는것이 전부가 아닐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마음을 치료하고자 찾은곳이 지금도 함께하는, 보육원이였네요
아이들 미소로 치유받고 함께 밥을 먹고 잠도 자고 같이 지내며 아무튼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남친처럼 전 정의감이 넘치지도 않고 대단히 좋은일을 하지도 않아요
그저 조용조용히 남들 하는 그정도
남을 돕고 싶고 위하고 싶고 힘이되주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제가 그 일을 하며 행복하고 내가 이세상에서 쓸모없는 인간은 아니구나 하는 마음과, 결론은 제 자신을 위해 하는 봉사인셈이죠
이런점에서 남친과 저는 다르다 생각했고 저와 다른 모습에 존경을 느끼고 애정이 생겨서 연애를 하게 된 케이스에요
2년 연애 하는동안 남자친구는 욕도 안하고 담배도 안피는
아주 모범적이고 이상적인 모습이였어요
흔히 말하는 흠잡을데 없는 사람,네 딱 그랬어요
바로 어제까지만 생각해도 남자친구는 결혼상대로 이상적인 사람이였어요

오늘 낮 중고거래를 하며 일이 생겼네요
제가 재작년에 15만원정도 주고 산 중저가 브랜드의 여성 시계를 남자친구와 함께 거래하러 나갔어요
박스도 버려서 없고 보증서도 없어서 2만원에 판매하기로 했거든요
남친도 저도 저보다 조금 어린 20대 초반정도의 학생이 아닐까 추측했고 왠지 언니로써 챙겨주고파서
포장 뜯지 않은 패션 귀걸이 세개를 챙겨서 갔는데 구매자가 60대 중반의 할머니셨어요
좀 놀랐지만 저는 멋지게 사신다고 생각했어요~
스마트폰도 사용 잘 하시고 말투도 정말 젊은 학생인줄 알았거든요
인터넷 거래도 하시고 젊게 사시는 모습이 좋다고 생각해서 웃으며 시계를 건네드렸고 이만원을 받는데 남친이 갑자기 "돈은 안받을게요" 하고 저를 끌고 가는거에요
제가 내 물건인데 왜 오빠 맘대로 돈을 안받는건냐며 물었더니
하는 말이

"불쌍하잖아" 였네요

대체 뭐가 불쌍하단건지 몰라서 이유를 물으니 그러네요

"저 연세에 이만원짜리 시계 사겠다고 오시는거보면 형편이 많이 어려우실텐데 그돈 안받는게 맞지 않아? 이만원은 내가 줄테니 걱정말고..너는 할머니 보면서 안불쌍했어? 아 진짜 속상하네. 걱정하지마. 넌 내가 늙어서 저렇게 안살도록 잘 챙겨줄테니까"

라고 하는데 순간 벙 찌고 대체 이게 무슨소린가 싶고 내가 아는 남자친구가 맞을까?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체 오빠가 무슨 자격으로 할머님을 불쌍히 여기는거냐며 이상하다고 했더니 오빠는 저를 더 이해못하겠다는 식으로 "그럼 할머니가 이만원짜리 시계 사겠다고 너네집 근처까지 오는게 안불쌍해? 돈이 있으셨으면 백화점에서 사셨겠지. 저 나이면 백화점 가서 사셔야하는데 20대 애들끼는 시계를 그것도 중고로 사러 오신걸 보면 불쌍하잖아"
제가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도 생각해봤지만
남자친구를 이해할수가 없네요
2년간 만나면서 이런식으로 충돌 생긴적도 없고
남자친구가 저렇게 말하는것도 처음봐요
전 그 할머님 하나도 안불쌍했고 젊게 사시는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남친이 틀린건지 제가 틀린 생각을 하는건지
이런 일로 결혼까지 망설여지고 확신이 사라졌다고 한다면
제가 너무 가볍고 우스운 사람이 되는걸까요
결혼을 일단 미뤄야겠다는 생각은 확 드네요
댓글들 참고하려 합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이 궁금해서 쓴 글이니 부디 심한 욕설이나 비방은 자제해주시길 바랍니다
추천수92
반대수2
베플음음|2019.08.08 19:18
글쎄 과연 할머니는 2만원이 굳어서 좋아하셨을까? 적선 받는 기분이지 않았을까? 남자가 굉장히 허세 많고 그야 말로 선비짓 즐기는 타입인 듯...
베플머징|2019.08.09 04:13
타인을 돕기 위해 봉사를 하는 것은 맞지만 어떠한 이유로든 기본적으로 나를 위해 하는게 맞습니다. 그렇게 해야 내 마음이 편하거든요. 일종의 자기 위안이죠. 남자친구분도 완벽히 이타적인 마음만으로 봉사를 했던건 아닐꺼에요. 남자친구분은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나 자신을 마음에 들어하는것 같습니다. 예능 안녕하세요 에도 그런 사람들이 나왔었죠... 본인만 그러면 상관은 없는데 문제는 그걸 강요하게 되면서 문제가 되죠. 지금 글쓴님의 경우처럼요. 2만원짜리 시계를 사러나온 할머니 = 불쌍한 사람 으로 귀결되는 사고방식은 너무 편협해보입니다. 설령 정말 어려우신 할머니였다 하더라도 그분에게 동정을 베풀어도 될 자격이 남친분에겐 없습니다. 그분이 원하는지 원하지 않는지 모르기 때문이죠. 호의를 원하지도 않는 상대에게 베푸는건 오만입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도 없구요. 지금까지 지내온 날들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세요.. 비슷한 경우는 없었는지.. 다시 한번 대화를 나눠보고 자신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저라면 결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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