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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선에서 만난 무서운 아가씨

아지 |2019.08.15 18:07
조회 2,585 |추천 9

 방학 끝자락이라 아쉬운 마음에...

친정 엄마 모시고, 아이와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얼마 전 큰 수술을 받았고, 평소 눈의 기능 이상으로 고생하고 있어

집을 나설 땐 택시를 이용했는데

귀가 때는 전철을 타고 싶다고 해 오래간만에 4호선을 이용하게 되었지요.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승객들이 제법 많더군요..^^; 

 

몇 개의 역을 지났을까...

갑자기 아이가 얼굴이 벌개지며 두통과 현기증을 호소했고...

당황한 나머지 내려야하나 말아야 하나...망설이던 찰나,

아이 앞에 빈 자리가 생겨 친정 엄마가 아이를 급히 앉히셨어요.

 

아이를 앉힐 때, 저희 근처에 서 있던 30대로 보이는 아가씨 (?) 가

비호처럼 다가오다 멈칫~! 하더라구요.

 

문제는 그때부터 였습니다.

 

'자기 자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한 때문' 인지

저희 아이를 노려보며...

마치 혼잣말 하듯?  '욕'을 내뱉는 모습이 제 눈에 포착 되었습니다.

 

( "ㅅㅂ...뭐야 진짜.."  로 보였어요...ㅡㅡ;;)

 

저희 아이는 두려움에 고개도 못 들었고

그녀는 수 초 간 아이 앞에 버티고 서서 레이저를 연속 발사!

 

처음엔, 좀 이상한 사람인가? 싶어...

저러다 말겠지...

못 본 척 하려고 했어요.

 

아이 맞은 편 승객이 일어나자

그녀는  '어르신 한 분을 제치고'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원하던 '빈 자리'를 차지 하고서도 분이 안 풀리는지

계속 저희 아이를 노려보고...째려보고.............

 

눈빛이 얼마나 차갑고 살기가 도는지...어른인 제 가슴이 다 서늘했습니다.

 

그 시선을 더이상 참을 수 없어

그녀 옆 자리가 비자마자 다가가 말을 건넸습니다.

 

" 죄송합니다만...저희 아이가 얼마 전에 큰 수술을 했는데요,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 앉힌겁니다.

 보니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아 말씀 드리는 거예요...^^;"

 

속은 쓰렸지만 억지 웃음을 지으며 양해를 구했죠.

젊은 사람이니...부모가 직접 아이 상태와 상황을 설명하면 이해해줄거라는 기대를 갖고서요.

 

'아이를 욕하고 노려본 행동' 도,

 여러 승객들 앞에서 지적하면 무안해할까봐

 "화가 많이 나신 것 같았다."고 돌려 말했습니다.

 '스스로 부끄러워 할거라'고  믿으면서요.

 

그러나 예상은 일기예보 처럼 빗나갔다는걸...

세상은 휴먼 드라마가 아니라는 걸...

그녀의 '당당한 대답'을 통해 바로 깨달았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저도 다리가 아프거든요??"

 

흠칫! 해서 그녀의 다리를 살피다

까딱거리는 발에 시선이 고정되었습니다.

 

첨에는...다리도 꼬고 있는데다..

페디큐어로 화려하게 치장한 발가락들이 먼저 눈에 들어와

부상? 정도가 잘 보이지 않았어요.

 

찬찬히 살펴보니 발바닥과 발등을 종이 반창고 류? 로 붙였더군요.

(폭이 좀 넓고, 피부색에 가까운...)

 

몸 '아픈건 당사자 만이 아는 고충' 일거란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녀는 '짜증나니 그만해!' 의 표정으로 손사래를 치고 

묘한 비웃음을 날리는 것으로 제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아프다던 다리'를  오래도록............... '꼬고'  있었습니다.

불편해보이는 '쪼리'를 신구요.

 

따지고 보면, 전철 좌석마다 자기 이름이 쓰여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 좌석에 돈을 지불한 것도 아니고

서 있던 위치를 봐도 저희 아이가 '먼저 앉는 것'이 이상할게 없는데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조카 뻘인 아이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욕설을 내뱉고.....;;;

 

가끔, 일부 몰지각한 노인 분들이

임산부나 환자들에게 실수를 해 심신을 다치게 하는 경우를 보고 듣곤 했습니다만,

 

젊은 아가씨가 빈 좌석에 집착해 무례하게 구는 경우는 첨이라 매우 당혹스러웠습니다.

 

솔직히...그녀의 모습이 어쩐지 추하고 격이 낮아 보여

같은 공간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아 도중에 하차했답니다...

 

택시를 이용할걸...괜히 4호선을 탔구나...후회했습니다.

가슴에 온기가 없는 사람에게 낮은 자세로 양해를 구한걸 후회했습니다.

"니 자리니? "   대차게 일침을 날리고 오지 못한걸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한편,

커가는 아이 앞에서 짐승들처럼 자리 싸움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게 잘한 일이고..

난처하고 아연한 상황을 의연하게 넘기는 걸 보여주는 것도

나쁘진 않은 교육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비정함이 가득한 세상에선

 의연함이나 침착함을 필수 장착하는 것도 지혜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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