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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털어 놓을 데가 없어서

사람들은 우리 가족이 못사는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은 월세긴 해도 잠을 잘 수 있는 집이 있고 학교에도 잘 다니고 있고 학원도 다닐 수 있었으니까. 밥도 굶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우리 가족은 사실 엄청나게 가난하다. 주위 사람들한테 빌어서 돈을 얻기도 하고. 교복을 사는 것, 심지어는 밥을 먹는 것도 우리는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사실은 우리 가족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제일 친한 친구한테도 우리가 너무나도 가난하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창피했으니까. 쪽팔렸으니까. 우리가 가난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그래서 더. 더 없는 돈을 마구 써가면서 살았다. 이제는 그게 후회된다. 차라리 돈을 좀 더 아낄껄. 이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래서 이제는 친구에게 조금씩 조금씩 말해주기 시작했다. 사실 많이 쪽팔린데 아닌척하면서. 웃으면서. 걸어가면서 이런 사실을 인정하니까 눈물이 나올거 같았다. 그렇지만 한번 터진 눈물이 멈추지 않을 거 같아 처음부터 꾹 참았다. 이제는 세상 사람들 거의 카드를 쓴다. 때문에 현금을 쓸 수 없는 가게도 생겨났다. 나는 억울했다. 우리는 신용불량자라 그 흔한 카드조차 만들지 못했다. 내 동생은 카드를 구경조차 해보지 못했을 정도다. 카드를 쓰지 못하는데 세상은 카드만 써야 한다. 그게 너무 억울했다. 그렇게 계속 카드만 쓰면 카드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우리는 어떡하라고.. 진짜 너무 억울했다. 우리는 뭐 가난하고 싶어서 가난하냐. 우리도 떳떳하게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다. 돈이 없어서 매번 전전긍긍하는 것 보다 당당하고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일말의 작은 희망조차 주지 않는다. 세상은 우리에게 너무 가혹하다. 우리에게만 너무 잔인하다. 그렇지만 아무도 우리를 알아주지 않는다. 그저 그런 그냥 스쳐가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일 뿐이다. 나도 부자가 되고 싶었다. 돈이 많아져서 가난한 사람들한테 도움을 주고 싶었다. 1년전까지만 해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기부'였다. 그렇지만 이제는 나 살기도 급급해서 생각조차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선 돈이 필요할 때가 더더욱 많아졌다. 하고싶은 것도 늘어났다. 그동안은 매번 내가 양보했지만 꼴랑 고등학교에 들어갔다고 욕심만 많아졌다. 이것도 하고싶고 저것도 하고 싶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쓰는 돈은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 늘어만 갔다. 학교에서도 쓰는 돈은 늘기만 늘었지 줄지는 않았다. 엄마에게 돈을 달라 부탁할때마다 내가 너무 비참했다. 그래서 나도 돈을 벌고 싶었다. 알바를 구하고 싶어도 왜인지 나만 그 흔한 알바가 구해지지 않았다. 내가 알바를 하겠다고 할 때마다 엄마의 표정도 좋지 못했다. 당연하겠지. 세상에 그 어떤 어미가 자식이 돈을 벌겠다며 학교를 자퇴하겠다는데 표정이 좋을까. 그렇지만 나는 그런 엄마의 표정을 무시했다. 그만큼 난 돈이 필요했으니까. 차라리 세상에서 돈 따위 없어졌으면 좋겠다. 그냥 옛날처럼 물물교환을 하던지 그런 시대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가 조금은 더 편해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니 어차피 이루어지지 못하는 소원이라는 사실에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냥 나도 돈이 많고 싶었다. 그냥 나도 남들처럼 카드를 쓰고 싶었다. 그냥 나도 남들처럼 평범하게 돈 걱정 별로 없이 살고 싶었다. 오늘도 우리는. 오늘도 나는. 꿈을 꾼다.

근데 진짜로..
세상은 왜 돈이 다일까요?
학교 다니는 것도 돈. 공부하는 것도 돈. 밥 먹는 것도 돈. 여가 생활 하는 것도 돈.
저 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은 현금도 카드도 없는데.. 왜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죠?
저 진짜 간절해서 그런데..
돈 없어도 잘 살 수 있는 방법 좀 가르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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