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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후유증으로 매일 우울한 나, 병원이 답일까요

아아 |2019.09.05 21:10
조회 2,102 |추천 4
졸업했는데 왜 CC일수가 있냐고 하셨는데요. 둘다 대학원생이었습니다. 남자친구는 대학원 마치고 취직한 것이고요. 주작 아닙니다... 병원에도 가보려고요. 평소 판을 자주 봐서 처음으로 용기내 써봤습니다. 댓글 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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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매우 매우 정상적으로 살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그 일을 당하기 전까지는요.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생활을 하다가 40대 직장 상사에게 몇 차례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한번은 거의 강간 직전까지 갔으나 어떻게든 막아서 간신히 더 심한 상황은 면했습니다. 직장에서 존경받는, 믿고 따랐던 상사였기에 제가 처한 상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엔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사과를 받아내고 고소를 했습니다. 하지만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되었습니다. 전 그 일이 있고나서 병원에 다녀오는 길에 미친 사람처럼 울기도 하고 하루 종일 멍하게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니 좀 나아졌습니다.

그러다 1년 정도 후에 정말 착하고 인연이다 싶은 남자친구가 생겼습니다. CC여서 매일 만나다가 남자친구가 졸업하고 다른 지역으로 취직해서 이젠 장거리 커플입니다.

그런데 장거리 커플이 되고 나니 그 일을 막 겪었던 때처럼 자주 울음이 나옵니다. 데이트를 하고 헤어질 때 눈물을 멈출 수가 없고, 이 사실을 말하느니 차라리 헤어지는 게 나을까 하다가 또 울고, 잘 키워주셨는데 이런 일에 잘 대처하지 못하고 당해서 엄마에 대한 죄책감에 울고, 이런 일을 당했는데도 남자친구와 스킨십도 문제 없이 한다는 점 때문에 자괴감이 들어 또 울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러 생각들을 하면서 목놓아 웁니다. 바깥에 혼자 앉아있다가도 외롭거나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12시간 자도 하루 종일 피곤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침대에 누워있어도 몸이 땅 속으로 꺼지는 기분이 듭니다.

겉으로는 남자친구가 보고싶어서 우울증이 생긴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제가 당한 일로부터 생긴 후유증이 섞여있어서 복합적인 이유로 우울증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아무런 의욕도 없고 발걸음도 느려지고 표정도 없어지는데 머리도 안돌아가고 해야될 일에도 하나도 집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데도 남자친구와 아무렇지 않게 연애를 하고 있다니 저는 참 이상하고 보통 아닌 사람이란 생각에 제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느껴집니다.

저도 빨리 나아지고 싶습니다. 이런걸 병원가서 차근차근 말하면서 치료받으면 훨씬 나아질까요?
요즘 답답한 마음에 두서 없이 썼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4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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