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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교육 잘 받은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ㅇㅇ |2019.09.09 02:11
조회 23,171 |추천 55
잠도 안 오고 새벽이라 괜히 몇 자 적어 봐요
제목 그대로 가정교육 잘 받은 사람들이 너무 부러워요 어른께 깍듯하고 인간관계 완만하고 이건 아니다 싶은 건 딱 저지하는 행동 등등이요 뭐 제가 가정교육을 독학했다 이건 아니지만... 툭하면 화내는 엄마, 얼굴 갖고 차별하는 엄마에 화 한 번 내면 집 뒤집어버리는 아빠 덕에 저도 그렇게 닮아가는 것 같아서 괜히 두렵습니다 특히 외적으로 아빠랑 정말 닮았고요 성격은 둘 다 안 닮은 것 같은데 이건 저만 느끼는 주관적인 생각이라 뭐.. 남이 봐야 알겠죠 외적으로 닮아서 내적으로도 닮을까 봐 두렵습니다 저희 언니는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엄마를 닮았기 때문에요. 전 정말 저희 엄마아빠처럼 되고 싶지는 않아요 저번에 엄마가 술 먹고 들어왔는데 그게 맘에 안 든다고 아빠는 욕하면서 뭐라고 하고 엄마가 대드는 식으로 말하니까 바로 싸대기 때리는 아빠를 보고 정말 토할 것 같았어요 언니는 엄마보고 대놓고 저렇게 자식 앞에서 대놓고 싸우는 게 부모냐면서 저 데리고 나갔어요 한 시간 후 집 들어가니까 온갖 유리란 유리는 다 깨져 있었어요 엄마는 자살한다고 난리고 아빠는 언니보고 술 사오라고 해서 그 소주 원샷하고 소주 병 깨뜨려서 엄마 죽여버린다고 했죠 제발 꿈이길 간절히 바랐어요 언니랑 제가 아빠를 미친 듯이 말려 봤지만 꿈쩍하지 않아요 지금은 해결된 일이긴 하지만 이 일로 인해 전 끔찍한 후유증이 생겼어요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면 미칠 거 같아요 30살이 돼도 40살이 돼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엄마는 커튼 봉에다가 줄 매달고 자살한다고 저희 앞에서 소리질렀고요 아빠는 해보라면서 술만 먹었어요 이런 엄마 밑에서 이런 아빠 밑에서 큰 제가 나중에 만약 애기를 낳고 결혼을 하면 저렇게 될까 봐 두렵습니다 그래서 결혼 안 하려고 합니다 가능한 연애도요 상대방이 힘들어할까 봐요 툭하면 화내고 성질내고 깨부시고 제가 그럴까 봐 너무 두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저렇게 안 될까요 어떻게 하면... 제가 이런 생각 안 하고 조금 덜 힘들게 살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처음에 올리고 하루쯤 지난날 아무런 댓글이 안 달려 있어 더 막막했었는데 잠이 안 오는 이 시점에 문득 판이나 해야지 하며 들어 왔는데 댓글이 47개나 달려 있었네요 .. 요즘 들어 가정교육 잘 받고 부모님과 이렇게 화목했다 뭐 그런 얘기를 들으면 너무 부러웠고 저와 그 아이와 대조해서 비교를 하곤 했어요 이런 게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참 나 자신을 깎아내리는 짓이구나 생각했어요 저도 가끔씩 화가 날 때 소리 지르곤 하는데 소리를 지르면 지를수록 내가 전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뜻이 왜곡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빠엄마처럼은 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하면서 고쳐나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정말 시간내어서 댓글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써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큰 위로가 됐어요 상담을 받을 때에도 가정 얘기는 잘 안 했어요 얘기를 했어도 금방 풀었다 그정도만 얘기했던 것 같아요 전 이렇게 부모님이 싸우고 언니가 엄마한테 대놓고 이런 게 부모냐면서 화내고 아무것도 못하고 뒤에서만 속으로만 부모님 욕하는 내가 부끄러워서 아무 얘기 못 했나 봐요 제가 마음을 열 수 있을 것 같을 때 상담하시는 분을 찾아가 오랫동안 진중히 제 마음을 털어 놓아야겠다는 새로운 계획도 세웠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실패할 수도 있고 이 실패로 인해 전 또 우울해질 수도 있을 거예요 아무것도 못 하고 멍하니 상념에 잡혀 힘들어하는 나를 마주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전 그래도 버틸 겁니다 그래서 꼭 행복해질 거예요 부모님 안 닮고 전 성숙한 독립체로 거듭 성장해 행복해질 거예요 마지막 부탁 하나만 들어 주실 수 있나요? 제가 행복해질 수 있게 나쁜 길로 빠져들지 않게 응원해 주세요 이게 저의 마지막 부탁입니다 항상 행복할 수는 없지만 오늘 내일 그리고 앞으로의 날들이 저와 그리고 절 위로해 주시고 조언해 주신 분들이 더 더욱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추천수55
반대수2
베플이런|2019.09.11 10:02
안녕하세요 저도 님 못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서 결혼 하여 가정을 이룬 30대 중반입니다. 결론은 아빠랑 똑같은 남자를 만나 이혼 했고 저의 애한테는 제가 받았던 학대를 '똑같이' 하다가 충격 먹고 지금 정신과를 다니고 있습니다. 유료 심리 강의를 듣고 온 적이 있습니다. 강사가 그러더군요. 학대 받고 자란 아이는 그게 몸과 마음에 배여서 자기도 모르게 똑같이 행동하게 된다구요. 그래서 결국 그 부모는 아이를 멀리 하게 됩니다. 왜냐? 가까이 있으면 학대 하기 때문에 '아이를 지키기 위해' 일부러 멀리하게 되는 겁니다.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저는 지금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고 상담을 받지만 많이 호전 됐다고 하는게 겨우 아이를 때리지 않는 정도 입니다. 지금은 정말로 제가 결혼 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룰 거라는 환상이 말도 안되는 것이었다고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학대 받은 여자는 자라서 똑같은 남편을 만나고 아버지에게 학대 받은 남자는 자라서 똑같이 행동 합니다. 일본 심리학 책을 많이 본 적이 있는데 (일본이 여러가지 분야의 심리학 연구를 많이 합니다.) 그렇게 설명 합니다. 벼룩을 컵에 가두면 처음에는 벗어나려 이리저리 뛴다. 그러니 벼룩은 자기 몸만 다칠뿐 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나서 며칠동안 내버려 두면 나중에는 컵을 치워도 그 컵 높이 만큼밖에 뛰지 못하게 된다. 학대 받은 여자도 똑같다. 자신이 평생 보고 자란 아버지가 '행복의 척도'가 되어 좋은 남자를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기피하게 되고 악한 남자를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끌리게 된다. 글쓴님도 매번 쓰레기 같은 남자들만 만나는 이해할 수 없는 친구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바로 그렇게 되는 거죠. 아동학대는 PTSD 즉 트라우마로 남아 평생 뇌에서 살아 있다가 비슷한 상황이 되면 거짓말처럼 반복이 됩니다. 저는 정말로 정말로 결혼 하고 애를 낳은 것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 형제자매도 결혼 아무도 안 했습니다.
베플ㅇㅇ|2019.09.11 10:19
전 어릴적부터 아버지로부터 내내 맞고 자랐고요. 저도 하필 얼굴이 아버지랑 똑닮아서 어머니는 절보며 내내 지애비 닮아서ㅉㅉ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사셨습니다. 두분다 신경질적이고 쉽게 화내고 하셨죠. 저역시 어릴적 분노조절장애와 폭력성향이 있었는데 그땐 뭐가 왜 잘못된 건지도 모르고 자랐습니다. 그러다 성인되고 사회생활하고부터 세상에는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 주변에 해피바이러스를 뿌리며 햇살같은 미소를 짓는 사람들도 있다는 걸 알게됐죠. 나이가 먹어도 고상한 아름다움과 우아함, 혹은 신사적인 매너 등등이 몸에 배어있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저역시 그렇게 살고싶었죠. 그래서 수도없이 연습했습니다. 다정하게 미소짓는법, 쉽게 화내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 그리고 그에 걸맞는 환경을 갖추기 위한 노력 등등.. 그리고 항상 예의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20여년을 살다보니 어느덧 주위의 평판이 좋아져 있었습니다. 알아보는 분이 계실까봐 살아온 중간과정은 생략합니다. 다만, 요즘들어 부쩍 느끼는 것은 제 분노조절장애와 폭력성향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젊었을 적엔 저렇게 노력하며 그나마 잘 조절하고 감출 수 있었던 것이, 나이가 먹어갈수록 전혀 조절이 안됩니다. 마치 누가 나를 조종하는 것처럼 분노 조절이 힘들어요. 머리로는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는데, 막상 무슨 일이 생기면 그런 생각조차 할 겨를없이 벌써 소리를 지르고 막말을 내뱉고 화를 내고 있습니다. 어릴 적이 환경과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어릴적 형성된 성정은 바꿀 수 없는듯 합니다.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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