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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는건 한순간이네요...

유학생활 오래하면서 네이트판 이라는걸 모르다가 이번에 헤어지고 위로 받으려고 검색하다가 알게 됐네요.
여기에 있는 글들을 읽으면서 전혀 몰랐었는데, 성인애착 유형이라는게 있더라구요. 회피형, 안정형, 불안형, 공포형 등 많은 유형이 있다는걸 알게 됐는데, 이런게 있는 줄 조금만 더 일찍 알았으면 이렇게까지 마음이 씁쓸하지는 않아도 됐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에고 서론이 뭔가 길어졌네요. 저는 20대 중반 남자로 최근에 군대 문제로 전역한지 아직 1년도 안되서 미국으로 복학을 했습니다. 이제 졸업까지 한 1년 정도 남았고, 군대 가기 전에도 전여자친구와의 관계로 굉장히 힘들어하면서 학교 생활에 그렇게 집중을 많이 못했던지라, 이번 학기는 학교에 집중을 하자는 생각으로 돌아왔었습니다.
원래 교회 생활을 하는것도 있고, 해외에서는 한인들 커뮤니케이션이 교회를 통해서 이뤄지는게 많다 보니, 아는 사람이 있던 교회를 나가게 되고, 알던 사람들이 많았던 만큼 적응은 금방 빠르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교회 생활 한달 정도 하면서 사회 생활 한다는 마음으로 수련회랑도 다녀오고 했는데, 뭔가 눈에 계속 띄는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처음 만남 때도 얘가 나이차이가 저랑 6살 정도씩 나니까 어린 얘구나 싶어서 그냥 어린 얘구나 귀엽네 라는 식으로 얘기하곤 했었는데, 그 여자도 이런 얘기에 저한테 조금씩 관심을 가졌던거 같습니다.
더군다나 학교도 같이 다닌다는 걸 알고 얘랑은 친해지면 학교생활 심심하지는 않겠네 라는 생각에 친해지고 싶어서 안하던 게임도 오랜만에 같이 하고 학교 수업 빌 때 마다 연락해서 같이 만나서 공부하고 같이 음악듣고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조금씩 친해졌던거 같습니다.
교회 수련회 갔을 떄도, 다같이 저녁에 게임하고 각자 돌아갔는데 저한테 잠깐 나올 수 있냐고 카톡이 왔었더라구요. 물론 전 피곤해서 그걸 다음날 아침에 봤었습니다. 괜히 김칫국물 드링킹 하기 싫어서 내가 얘한테 뭐 실수한거 있었나? 라는 생각에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고 넘기는 등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뭔가 마음이 싱숭생숭 해서 그 떄부터는 따로 더 연락하고 더 가깝게 지냈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만나다가 얘가 참 사람이 괜찮은거 같은데, 조금 더 알고 싶다라는 생각에 같이 학교에서 시간 보내다가 조심스럽게 한 번 만나보지 않겠냐고 하니까, 왠지 그럴거 같았다고 웃으면서 그 날 바로 좋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참 뭔가 훈훈하고 달달한 이야기 같은데.... 여기서부터가 문제였습니다. 막상 관심이 가고 좋아서 만나보자고는 했지만, 전 지금까지 연얘를 하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짧게 보고 만나본것도 처음이고 6살 차이나는 연하 만나보는것도 처음이었거든요. 
마지막 연얘 때 너무 고생했던 기억도 있고, 군대 있는 동안 누군가를 오랫동안 만나지도 않았어서, 행복한 마음으로 매번 마음에 있는걸 그대로 표현했었습니다. 초반부터 너무 표현하는거 안좋다는건 어렴풋히 알고 있긴 한데, 그냥 아 몰랑 그냥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지 이런거 조절을 해야하나? 그것도 일이야 라는 생각에 매번 보고싶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더 표현을 많이 했던 이유는, 이 친구가 마지막으로 연애 했을 때 헤어졌던 이유가 상대방에게 사랑을 많이 못느껴서 였다고 했어서 더 표현을 많이 했던것도 같네요...
이쯤에서 그 친구하고 제 성격 유형을 한 번 정리하는게 뒤에 있는 글들 읽는데도 도움이 좀 되겠네요.
나:1. 밖에서는 굉장히 유쾌하고 장난 잘 치고 다른 사람들하고 쉽게 친해지는 이미지로 보여짐. (기본적으로 사람들 만나는거 좋아합니다. 그 사람들하고 뭔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거 같을 때마다 기쁨(?) 이라고 해야하나 에너지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이런게 생겨요. 그런데 너무 자주 만나는건 싫습니다. 힘드니까요..)2. 실제로는 낯 많이 가리고, 사람들하고 깊은 관계 만드는게 뭔가 어렵고 무서움. 3. 생각이 굉장히 많음.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무슨 일 하나만 있어도 닥터 스트레인지가 몇만가지 미래를 동시에 보는 것마냥, 상황에 맞춰서 여러가지 복합적 생각이 동시에 들어옴.4. 독립적이기보다는 의존적인 성향이 강함. 기본적으로 남들 한테는 깊은 얘기 안함(약점으로 될 수도 있으니까). 근데 내 사람이다 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들한테는 이것 저것 안물어봐도 얘기함5. 인정과 칭찬에 많이 고파하고 다른 사람들 칭찬을 많이 함.
여자:1. 독립적임. 기본적으로 자기 일을 혼자서 잘 함. 말로는 외로움 잘타고 자기는 금사빠라고 하는데, 짝사랑 안한다고 함. 스스로 힘들어지는거 아니까. 외로움은 저녁 때나 한 번씩 느끼는듯.2. 한국인이기는 한데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2세라서 아마 사고방식 같은게 미국인에 가까움. 고등학생 떄는 주변에 매정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고 함.3. 다른 사람들 칭찬 많이 함.4. 그렇게 재밌는거 같지 않은거 같은 거에 혼자 있을 때도 잘 웃는 듯5. 음악은 대체적으로 우울한 음악들만 듣는 편6. 사람을 좋아하는거 같긴 한데, 너무 많은 사람들 있을 떄는 조용히 있는 편7. 가족 너무 좋고 그립다는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함(위에 오빠 3, 언니 1, 부모님은 이혼하신듯... 형제도 배다른 형제...)8. 본인 말로는 본인도 생각이 많은 편이라고 하는데, 이건 잘....모르겠음 
딱 이렇게만 글 읽어보셔도 애착유형 글을 많이 읽어보셨던 분들이면 바로 알아차리실 수 있으실겁니다.네... 저는 아마 불안형에 가까운 사람인거 같고, 그 친구는 회피형에 가까운거 같습니다. (확신을 못하겠습니다. 사람이란게 원래 깔끔하게 분류할 수 없는 복잡한 생물이라서...;;)
그 이후 시나리오는 뭐... 뻔하다면 뻔하겠네요저는 cc이기도 하고 서로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만났으니까 더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둘이 같이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었고,그 친구는 자기 생활 각자 하면서 볼 수 있을 때 보자 라는 생각이었던거 같습니다.
원래 누가 먼저 하고 이런거는 신경 많이 안쓰는 편이라서, 매번 보고싶거나 생각 날 때 조금씩 연락을 했었고, 이것 저것 하고 싶은것들도 제안을 했었습니다. 
헤어진 날, 그 날도 시험 기간이라서 바쁜 와중에 제가 보고싶어서 짜투리 시간 내서 그 친구 수업 시간 끝나는거에 맞춰서 좋아하는 커피 들고 건내주고 얘기 좀 하다 가려고 했는데... 같이 있는데 저한테 너무 무신경한 모습에 제가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럼 난 가볼께 하고 휙 떠났습니다. 같이 있는데, 다른 사람 얘기만 계속 하고 이 사람 재밌다. 저 사람 재밌다 얘기하면서 저의 관한건 하나도 안물어보더라구요.으음... 전날이 제 생일이기도 했었고, 시험 기간이라서 시험준비랑은 잘되가나 이 정도 얘기를 기대했었던거 같네요... 평소에도, 교회에서 어떤 오빠가 뭐 했는데, 진짜 재밌어! 재밌어서 너무 좋아. 이러면 아~ 얘가 순수하구나 라는 생각에 그냥 같이 웃으면서 그치 그 형 진짜 센스있어서 나도 좋아 하면서 넘기곤 했었는데... 그 날 따라 참 내가 뭐하고 있는건가 싶어서 기분이 좋진 않더라구요.
원래 제가 질투심이 있는 편인거 같기는 합니다. 초반에도 하도 유명한 사람들(아이돌, 프로선수) 칭찬을 계속 하길래, 처음에는 흐음~? 하면서 관심있게 듣는 시늉 하다가 멈추질 않아서 반장난 반진심으로 삐진 척을 했었거든요. (당연히 정색하거나 입다물거나 하는식으로 하진 않았습니다) 이런거 별로 안좋아한다는걸 앞으로 연얘 계속 할꺼면 슬쩍 표현 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망했습니다. 하도 제가 이 친구랑 표현하고 같이 하고 싶은게 제 일방통행인거 같아서 조금씩 서운한게 생기더라구요. 그 날, 커피도 안주느니만 못하게 건내고 홱 돌아가면서도 참 속상했습니다. 하... 나 왜그랬냐 진짜;; 이러면서 저녁에 사과할겸 통화를 했었는데, 게임을 하고 있더라구요. 그 매번 칭찬하던 오빠랑 같이 게임하는데 너무 재밌다고 하면서. 그 때도 하... 속으로 한숨 한 번 쉬고, 아까 몸이 안좋아서 그랬다고 설명하고 미안했다고 한 다음 이번주 토요일날 약속 어떻게 될거 같냐고 물어봤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고등학교 남사친이 주말에 놀러오기로 해서 얘 자주 보기 힘드니까 만나야 할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저번에 아마 시간 될거 같다고 해서 저도 약속 캔슬하고 물어봤던건데 참.... 기분이 좋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가 한 말이 틀리진 않은거니까, 알겠다고 하고 다음 주말에는 꼭 보자고 했습니다. 아쉬운 목소리 잔뜩 담아서. 정확히 말하면 실망한 목소리겠네요. 목소리에 힘이 쭉 빠져서 가라앉더라구요. 그러니까 오빠 삐졌어요? 하고 이런걸로 왜 삐져? 라는 느낌이 확 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대로 서운한 이유 설명했죠...
에혀...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점점 통화하는데 분위기도 가라앉고 서로 이런 관계는 처음이라서 많이 어렵고 당황스럽다. 라는 얘기까지 나왔다가. 점점 침묵이 견디기 힘들어서 제가 너 생각하는거 솔직하게 얘기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가 입을 열더군요. 아직 너무 일렀던거 같다... 서로 잘 모르는데 너무 일렀다. 난 천천히 가고 싶었는데.... 내가 오빠한테 맞추기가 어려울거 같다. 나도 나름 노력한다고 했는데... 그냥 편하게 지내는게 나을거 같다. 뭐 대충 이런 얘기였습니다. 
일었다는 얘기 들었을 때도, 나는 그렇게 이른건 없었던거 같은데, 뭐가 널 그렇게 부담스럽게 했냐? 라고 물어봤습니다. 당연히 저도 물안하니까 재촉을 하듯이 물었던거 같네요. (네 맞습니다. 이게 부담이죠;;)
그렇게 전화하고 저녁이 너무 깊어서 그 침묵 속에서 이제 끝났구나 라는 체념에 이제 늦었으니까 그만 가자. 라고 얘기하고 그 친구는 아... 그렇네...? 그러면... good night...? 하고 끝났습니다.
오래 본 사이도 아니었고, 오래 만났던것도 아닌데, 그래도 뭔가 헤어지고 나니까 마음이 어딘가 씁쓸하고 찡 하더라구요.... 그렇게 이틀 정도는 자존감 바닥에 아... 왜 그랬지? 라는 생각에 참 많이 괴로워했습니다. 고작해야 그렇게 만난게 2주도 안된거 같은데 그래도 그 있지 않습니까. 헤어지면 밀려오는 추억보정들이. 좋은 사람이었을텐데, 있던 기회를 조급해하면서 날려보낸거 같은 내 자신에 대한 실망과 후회. 그리고 그렇게 바로 관계를 끊어버린 그 친구의 대한 살짝의 원망.
새삼 연얘 하기 전에 연얘 책같은거 읽어봐야한다는 말이 뭔지 크게 와닿더라구요. 그 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내 연애관을 상대에게 부담스럽게 강요를 했던거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점점 커지더라구요. 원래 정이 많고 겁이 많아, 누군가와 사귄다고 하면 이미 그 사람은 나한테 너무 특별한 사람이 됩니다, 적어도 저한테는요. 그리고 누군가와 관계가 무너진다고 하면 그것만큼 제 억장을 무너지게 하는 것도 없죠.
다른 분들 글 읽어보면, 재회하고 싶다, 너무 그립다, 연락이 오지 않을까? 이런 저런 얘기들을 나누는데, 저희는 그렇게 하기에는 같이 있던 시간이 너무 짧고 추억이 많지가 않아서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게 더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교회에서는 비밀연애로 하자고 해서 주변에 관계가 변하는 일은 크게 없을겁니다. 전화로 끝내면서도 좋은 관계로 남자... 라고 했는데, 이건 이것대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누군가랑 만나다가 헤어지면 그 특별한 관계가 한 번 무너지는 느낌이라서, 다시 예전과 같은 관계로 지내자고 하면 그게 되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한편으로는 하긴 우리가 서로 미워할 정도로 안좋은 기억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저 짧게 만났을 뿐인데 어려울 이유가 있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서로가 서로한테 안맞는구나 라는 생각만 가진 채 끝났을 뿐이니까요...
여기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1. 내가 여기서 다시 한 번 얘랑 만나자고 학교에서라도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해보는게 좋을까?2. 이대로 끝낸다고 하면 난 교회에서 얘를 어떻게 대해줘야할까? 미운 사람은 아닌데3. 다시 이성적으로 만나는게 아니더라도 학교에서 다시 한 번 만나서 편하게 지내자고 애기를 해볼까?
헤어지고 나서 자존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일테니, 다시 만나는건 내가 정말 얘가 좋아서 만나려고 하는걸까? 아니면 바뀌는 관계를 무서워하는걸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내가 얘가 정말 좋아서 다시 만나자고 하기에는 난 이 사람을 너무 모르는거 같더라구요. 교회에서 딱히 생을 까고 모르는 사람인척 하기에는, 그렇게 밉지는 않습니다. 이성적으로 만나기 전에는 편안고 착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다만, 이 사람이 이제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선을 그을지 생각하면 그건 좀 두렵네요. 애초부터 교회에서도 따로 얘기를 많이 할 기회는 없습니다. 저는 동성들하고 더 얘기를 많이 하니까요. 그래서 그냥 학교에서 한 번 만나서 편하게 지내자고 해볼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래저래 시험 기간에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마 예전같았으면 또 학교일 미뤄두고 관계에 대해서 이래저래 생각하면서 고생했겠죠. 다행히 그렇게 하면 제 스스로가 더 힘들어지는걸 배워서 이번엔 힘든 마음 미루고 학교 일에 전념 했습니다. 학교 일이 끝나니까 미뤄뒀던 수많은 생각들이 또 머리를 어지럽게 하고 마음을 롤러코스터 태우네요.
생각 참 많죠?ㅎㅎㅎ... 저도 이럴 떄 만큼은 생각 많은게 참 힘듭니다. 관계도 그냥 끝나면 끝난거지 하고 딱 자르는 사람들 보면 부러울 떄도 있고요. 이제 곧 금요일이 되면 교회에서 만날텐데 전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걸까요....?
에혀...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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