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도 않은게 죄스러운 밤입니다.
으레 노쇠하셔서 가실때가 가까워졌다고 생각해서 남들이 생각하는 호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도 아직 준비가 안되셨을 텐데
아직 보고싶은것도 있으셨을 테고 하고싶은 말도 아직 남아있으셨을 텐데
찌는듯 한 더위가 꺾여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도 맞이하고 싶으셨을 테고
그뒤에 소복이 쌓인 눈을 밟고도 싶으셨을 텐데
또 그 겨울이 가면 마당에 다시금 피어나는 꽃들도 보고싶으셨을 텐데
그저 허망하게 가신 것같아 지금에서야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일상이 있는 자들은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저 할아버지가 그 집에 살아계실 때 처럼 연락하지 않아도 잘 지내시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있다가도
이제 더이상 할아버지가 같은 하늘아래 없다고 생각하니
둥글게 돌아가던 일상의 한쪽이 움푹 패인 듯 굴러가다가 자꾸만 멈춥니다.
마음에 눈물이 채워지듯 자꾸만 무거워 집니다.
평생 곁에 있던 분을 영영 떠나보내는 일은 너무도 힘이 듭니다.
나는 할아버지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것이 너무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