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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족이 틀렸다는 남자친구

쓰니 |2019.09.26 22:42
조회 127,561 |추천 98
내일모레 서른 되는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최근 들어 자꾸 결혼 얘기 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을 하다가 이렇게 글을 씁니다. 주변에 결혼한 언니들에게 묻고 싶은데 그런 언니들이 없어서.. 이렇게 조언을 받고자 해요.

이야기에 앞서 저희는 예술쪽에 관련한 종사자에요.
예술쪽이.. 벌이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함께 꿈을 키우고 다독이며 4년간 연애했구요.
요근래 싸움이 늘면서 싸우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결혼얘기를 꺼내는 남친..

1. 가정환경

저는 부모님이 해주신 집에서 살고 있고, 제 명의로 된 아파트가 서울에 따로 있습니다. 예술쪽이다 보니 벌이가 시원치 않아서 부모님이 어느정도 투자 명목이라고 쓰는 무한한 지원 아래에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남자친구는 평범합니다. 가족 모두 지방에 있고, 혼자 서울 싱경했구요. 빚이 있습니다. 아마 정확히는 몰라도, 전부다 빚인것 같아요. 차도, 집도..

2. 결혼에 대한 가치관

저는 형제가 많아서 그런지 딱히 부모님의 기대도 크지 않구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이나 저에게 좀더 집중된 삶을 살고 싶어서 아주 어릴때부터 나는 비혼주의자다(당시에는 독신이라고 했었지만요) 나는 아이 없이 사는 딩크족을 꿈꾼다. 이 부분은 남자친구 처음 만날때부터 말했었도, 자기는 저만 있으면 된다고 했었어요.

반면 남자친구는 장남인데다가, 부모님이 아들 성공만 바라보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건 너가 어렸고, 시간이 좀 지나면 바뀔지 알았다며, 근데 점점 나이 먹고 서른이 되는데도 여전히 그런 생각이 없는 너와 말이 안통한대요.

저는 솔직히 아이를 가질 몸이라고 생각을 안해서인지, 아니면 이 생에 큰 미련이 없어서인지, 건강을 따로 챙기는 것도 아니고, 이것도 이상하대요. 천년만년 젊을 줄 아냐며..

자기는 일단은 자기도 딩크로 살 수 있다고 말한 뒤에 시간 지나면 제가 서서히 바뀔 테니까 굳이 싸울 필요를 못느꼈대요. 근데도 안바뀌고 혼자 살아갈 생각만 하는 제가 답답하대요.

3. 아이

저는 이건 도무지 안되겠어요. 제가 너무 귀하고 소중한 제 아이를 보면서 너때문에, 라며 원망하고 싶지도 않고 스스로 떳떳하게 평생을 책임질 자신도 없구요. 여행 다니고 음악 들으며 제가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살기에도 인생을 짧다고 생각해요.

남친은 이게 뭔 개소냐며.. 나중에 나이먹고 뭐하고 사냐구요;

이건 우리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의 문제라고 했더니, 다른게 아니고 그냥 제가 틀린거래요.

4. 부모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요. 남자친구가 자꾸 부모님을 만나러 가자고 해요. 몇번 뵌적도 있었고, 딱히 나쁠 거 없이 좋으신 분들이세요. 저에게도 매우 넘치게 잘해주시구요. 서울 깍쟁이 처럼 생겼는데 하는행동은 꼼꼼하니 잘한다구요.
그래서인지 자꾸 저를 부모님께 한번씩 인사시키고 싶어해요. 명절에 한번씩 가서 밥이라도 먹고 오자 (제사는 안해요. 원래 제사 안하는 집이라 그냥 외식해요)

싫다고 하면 광장히 서운해해요. 이것저것 핑계대면서 안가고 있어요. 우리 부모님이 너 보고 싶어 하신다. 너 얘기 항상 궁금해 하신다. 니 작품 꼼꼼히 챙겨 보시고 근황 궁금해 하신다고, 같이 가서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작품도 좀 보여주고 그러면 좋지 않냐고...

반면에 저희 부모님이나 가족들은 남친 관심이 전혀 없어요. 별로 만나고 싶어 하지도 않으시구요. 원래 각각 제 인생 자기가 알아서 사는 거라고, 원래 터치 안하세요. 저의 비혼주의나 딩크에 대한 것도 당연히 너무 아무렇지 않아하세요. 그러시던가.. 이런식이에요. 저희 형제들에게 어떤것도 강요하시지 않은 분들이셔서 , 개인의 삶과 가치관을 존중합니다.

근데도 부모님 만나고 나면 자기 얘기 했냐, 가족들한테 왜 내 얘기는 안하냐.. 서운하다 라는 남자친구..
할 얘기도 없고, 한다고 해도 반응도 없을 거란걸 알기에.. 안하는 것뿐인데요 ㅠㅠ 그래서 사실.. 했다고 한적도 있어요..

5. 결혼은 하게되면 언제?

아이는 전혀 아니지만, 결혼은 그래도 언젠간.. 이라는 생각만 있어요. 그런데 하게되도 십년 후..쯤? 그러니까 내 나이 마흔 전에는 하겠지 뭐.. 이정도에요

남자친구는 서른 초반에 해야겠대요. 저랑요.
내 꿈은? 이러니까 결혼해도 꿈 꾸는거 문제없대요.
집은? 서울 외곽에 위치한 자기 작은 아파트에서(정부에서 지원해준 임대주택) 살면된대요. (저는 현재 서울에 32평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고요)

돈은? 같이 벌면 되지.
소비하는 것도, 사는 것도 다 맞춰서 살 수 있어. 니가 너무 과소비하면서 사는거야. 너도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나라에 너처럼 쓰면서 사는 사람 많지 않아. 언제까지 부모님 덕보면서 살거야. 하다못해 알바로 하면서 니 생활 니가 유지해야지.(남친이 그렇게 살고 있어요) 너도 그냥 내려놓고 살면 또 살아져.

.......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 사람들이 다 꿈 포기하고 사는거 아니라고.. 제가 너무 독불장군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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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내용이구요. 자세하게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지만, 제 고민은 이런 남자친구를 언제까지 만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친구랑 연애는 하고 싶은데, 결혼은 자신없어요.
혹시하는 마음에 그러면 너는 당장 결혼과 아이가 필요한거냐. 내가 꼭 아니여도 상관없냐니까 그건 절대 아니라고 길길이 날뛰어요. 저랑 좀더 미래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대요.

그래서, 그게 그렇게 하고 싶으면 가서 우리 부모님 설득시키고 와. 부모님도 오케이하시면, 나도 그럴게. (절대 그걸 받아들이실 분들이 아니라는걸 둘다 너무 잘 알죠.)

그렇게 말했더니, 니가 니 결혼하는 건데 니가 해야지 라고 말해요.

그래서 왜? 니가 하고 싶은거잖아? 나는 생각 없다고 결혼해도 10년뒤 얘기라고 몇번을 말해. 너는 우리 부모님도 제대로 설득시킬 자신도 없으면서 지금 자꾸 그걸로 나 스트레스 주는 이유가 뭐야?

이렇게 하고 나니까 알겠대요. 그냥 제가 하자는 대로 하겠대요. 솔직히 저희 부모님 뵐 면목은 없대요. 그래서 당분간은 결혼, 출산 얘기 안하겠대요.

그렇게 일단은 넘어갔는데,
제가 앞으로 계속 스트레스 받게 될까요?
아마 언젠간 헤어질 거 아는데, 굳이 지금 헤어져야 할까요?
연애만 하고 싶은데, 나중에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커지면 어차피 끝날 인연인데, 솔직히 지금 헤어져서 굳이 속끓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답은 정해져 있는데.. (전 결혼 생각 없고, 이친구와 이렇게 10년 넘어 만나다가 결혼하게되도 아이생각 옶고, 솔직히 현실적으로 이 친구와 결혼 하게 될 것 같지도 않구요) 그래도 만나온 정이 있어서 지금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고 해도 딱 헤어질 마음이 잘 안들어요.. 제가 이기적인걸까요? 어차피 남친네 부모님쪽에서 얘기 나오고 본격적으로 결혼에 대해 이야기 나올때쯤이면 (아마 3년안에라고ㅠ봅니다만)자연스럽게 헤어져야 할 일인데.. 지금 속끓이면서 헤어져야 하나요 ㅠㅠ 정말 모르겠어요.. 헤어지는게 말이 쉽지 마음은 그렇지가 않잖아요 ㅠㅠ

아니면 저도 남친처럼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가질 것처럼 하고 난 후에 적당한 시기가 오면 헤어져야 하는 걸까요.. 너무 복잡하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 현명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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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실시간으로 모든 댓글 빠짐없이 전부 다 읽어봤습니다. 조언 감사드립니다. 안전 이별하고 올게요. 행복하세요.
추천수98
반대수336
베플|2019.09.27 00:06
후려치기에 가스라이팅 당하고 있는데 저런 남자를 계속 만나고 싶어요? 진짜 왜이리 판에는 모지리 여자들 천지지. 또 고구마 먹었네
베플ㅇㅇ|2019.09.26 23:06
혹시라도 너 결혼해서 딩크로 사는거라고 생각하고 피임 니가 안하면 니 인생 잣 된다. 백방 그놈 지가 콘돔 낀다고너보고 피임 하지말라 해놓고 구멍을 뚫어서든 어떻게든 너 임신시킨다. 그러니 니가 알아서 피임해.
베플ㅇㅇ|2019.09.26 23:26
예술가 남친이 계산도 빠르네요. 피임 늘 신경쓰세요.
베플ㄱㄱㄱㄱ|2019.09.27 08:13
자기 형편에 이만한 여자 절대 못만난다는 계산은 이미 차고 넘치게 했을테도 설득한다고 매일같이 머리 굴릴 남친도 딱하지만, 그래도 몇년 사귄 정때문에 저런거 쳐내지도 못하고 옆에 두고 결혼 고민하는 쓰니가 제일 딱함
베플ㅇㅇ|2019.09.27 08:23
딱봐도 죡뱀인데 쓰니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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