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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조카를 둔 이모가 느낀 사회

똥강아지이모 |2019.10.05 03:30
조회 870 |추천 1

현재 직업이 없으므로 음슴체.(일하기 싫다)

 

제목은 거창해 보이지만 5살 조카와 지금까지 같이 다니면서 느낀 사람들의 시선과 분위기 정도를 나눠보고 싶음.   

 

5년 전에 조카가 태어남(여동생이 먼저 결혼함). 애기를 별루 좋아하진 않았지만 자주 보니 예뻐져서 지금은 아주 이뻐함.

 

부모님은 손주가 생겨서 넘 좋아하셨음. 하지만 5년 전이라 함은 일명 맘충이란 표현으로 뉴스와 인터넷이 시끄러웠던 때여서 걱정이 많았음. 동생이 개념없는 행동을 하진 않을 거 같았지만 혹여라도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욕먹는 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음.

 

동생은 서울에서 지내다 지금은 지방에서 지내지만 조카 사랑이 넘친 나였기에 그래도 자주 찾아가서 만나고 놀았음.

 

제부(동생 남편)는 서비스직에서 일하느라 주말, 공휴일에 바빴음. 그래서 놀러가면 동생과 조카, 나 셋이서 주로 놀았음. 동생이 서울에서 운전하는 건 무서워해서(나도 불안함) 대부분 지하철 + 버스로 이동함. 여기서 조카를 향한 많은 사람들의 비슷한 반응들을 볼 수 있었음.

 

1.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99.99% 아이에게 자리를 양보해주심.

대부분의 아이를 가진 부모들은 자동차로 이동해서인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5세 이하 아이들을 거의 볼 수 없었음.(평일, 주말 포함)

조카는 지하철을 타건 버스를 타건 늘 앉아서 갔음. 만석이어도 중.장년.청년 가릴 것 없이 늘 양보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고 자리에 여유가 있으면 자리를 안내해 주시면서 조카에게 앉으라 해주셨음. 조카녀석은 고마운 걸 아는 지 모르는 지 빈 자리가 있으니 홀랑 앉고.

본인들도 편하게 앉아서 가고 싶으실 텐데 조카에게 자리를 내주셔서 참 감사했음.

    

2. 많은 분들이 아이를 예뻐해주심.

앞서 말한대로 조카와 같이 돌아다니다 보면 조카 또래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없음. 그래서인지 같이 다니면 어린 아이만 보아도 예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조카를 향한 웃음과 칭찬의 말을 듣게 됨

 

1) 퇴근 길이었던 걸로 기억. 조카 손을 잡고 정류장을 지나가고 있는 데 어떤 중년 남성분께서 조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아휴, 너 참 귀엽다’하고 지나가심. 순식간에 지나가셔서 감사합니다 말도 꺼내기도 전에 지나가심.

 

나만 조카가 귀여운게 아니었음.

 

2) 왜 때문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지하철을 타러 동생과 조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나는 계단으로 내려감. 내려가서 30m 쯤 앞에 있는 조카가 나를 보고 웃으면서 두 팔을 휘적거리며 짧은 다리로 뛰어오고 있었음. 그 때, 나는 보았음. 조카 뒤에 있던 중년 여성분과 남성분, 청년이 뛰어가는 조카의 뒷모습을 보고 활짝 웃고 계셨음을.

 

이 녀석은 나만 웃게 해주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웃게 해주는 아이였음.

 

3)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제일 기억 남는 건, 어느 겨울 화려하게 꾸며놓은 호텔 앞에서 동생과 조카, 나 셋이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었음. 호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은 데 반짝거리는 게 신기했는 지 조카가 자꾸 뒤를 돌아봄. 그래서 셋이서 몸을 빙글빙글 돌리며 애써서 사진을 찍었음. 그 모습이 즐거워보였는 지 한 중년 남성분께서는 지나가시는 길 내내 웃으시면서 우리를 바라보셨었음.

 

    

그 분의 미소가 선물같았음.

 

3. 아이와 눈이 마주치면 웃으시고 작은 하나라도 주려고 하심.(동생 피셜)

지방으로 이동할 때 동생과 조카는 보통 ktx를 이용했음. 조카가 더 어렸을 땐 자리에 잘 앉아있지 않았다고 함. 그래서 조카를 돌봐야해서 뒤쫓아가곤 했는 데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께서 과자 하나, 사탕 하나 이런 걸 많이 주셨다고 함.

 

이모로서 동생과 조카의 일상의 일부를 함께 한거라 전부라고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생각했던 것만큼 사람들이 각박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어서 마음이 놓였음. 내가 세상을 향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었음. 뉴스와 커뮤에 나오는 안 좋은 이야기들이 전부인양 생각해서 혼자 쫄았던거임.

 

이쯤되면 아실거임. 지금까지 조카 이쁘다고 자랑한 거 맞음. 곧 꽉 찬 5살, 생일이라 조카녀석이 생각나서 한 번 끄적여봄. 이제 좀 더 크면 사람들 얼굴 찌푸리게 하는 말 안 듣는 아이로 크겠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아이들이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거 같음.

 

조카 덕분에 지나가는 애기들 보면 나도 웃어주는 여유가 생기게 됨.

 

마무리. 음. 강아지, 생일축하해!:)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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