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잘 지내지?
나도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 헤어진 지 3년이 더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널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되는 건 더 오랜 시간이 흘러야 하나 봐.
항상 다정했던 너였기에 너의 그 다정함이 그리울 때가 참 많은 거 같아.
연락조차 내 이름으로 당당하게 할 수 없어서 익명으로 너에게 안부를 묻는 그 순간의 내가 참 안쓰러워.
어떻게 하면 다시 돌아와 줄까, 다시 나를 쳐다봐줄까, 보고 싶은데 볼 수 없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 날 때면 안 나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야 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으로 너를 그리워해.
시간이 참 많이 흘렀고, 서로에게 다른 연인이 있을 때도 난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어.
너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한데 그 미소를 망치기 싫어서.
더 오래 보고 있고 싶어서. 그래서 내 마음 꾹 숨겼어.
지나가다 우연히 마주치면 넌 항상 웃는 얼굴로 여자친구와 있었고, 난 그 모습을 보며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네가 짓고 있는 그 미소가 나에게도 보여줬단 걸 알면서도 난 그게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널 밀어냈다.
모든 게 다 내 잘못 같아.
다시 만나면 그때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내가 더 웃게 해줄 수 있는데, 너는 마음 정리가 끝났는지 연락할 때마다 날 밀어내고 끝엔 항상 잘 지내 하고 있었어. 그렇게 끝내도 항상 마지막은 좋게 대해줬지.
그것에 참 감사해. 너를 만나서 내가 많이 변했어.
늘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찼던 내 일상이 긍정적이게 변하기도 했고, 해야 하는 일이 귀찮아질 때 밀어내기에 바빴는데 끝까지 마무리 보려고 했고, 학교 다니기 너무 싫어했던 내가 조퇴든 결석이든 하지 않고 꼬박꼬박 학교에 다녔고, 네 덕분에 졸업도 했다.
담배는 몸에 해롭다며 끊으라고 옆에서 도와준 네 덕분에 이제는 담배도 쳐다보지 않게 되었어.
그렇게 난 20살이 되었고, 술 취해서 전화했을 때 네가 친구에게 집 좀 잘 데려다 달라고 했다며.
그 소리 듣고 또 펑펑 울었어. 이젠 정말 끝인 거 같아서.
너와 헤어지고 만난 사람들은 생각도 안 나는데 유일하게 너만 내 머릿속에서 떠날 생각이 없는 거 같더라.
네 이름만 떠올리면 같이 갔던 곳, 같이 본 영화, 같이 먹은 음식이 생각나서 괜히 다시 가보곤 해.
학교가 끝나면 항상 학교 앞에 와서 기다려주던 널 왜 놓쳤는지 이제 와서 후회하고 있어.
사실 나 되게 쓰레기 같은 게 다른 남자 만나면 너와 비교하게 되더라.
‘그때의 걘 안 그랬는데’ 하면서.
나도 이제 잘 지내보려고 해. 아니, 잘 지낼 거야.
이렇게 나만 널 그리워하고 생각하고 있는 거 같으니 말야. 이뤄지지도 못할 사랑에 괜히 아파하기 싫어서.
너보다 잘 지낼 순 없겠지만, 그래도 노력해볼게.
널 잊으려면 아직 한참 많은 시간이 흘러야겠지만 견뎌볼게. 아마 네가 결혼하면 잊혀지지 않을까?
여자의 첫사랑은, 제일 처음으로 좋아했던 사람이 아닌 제일 순수하게 사랑했던 사람이래.
난 그게 너인 거 같더라.
이 글을 네가 읽는다면 참 좋겠지만, 한편으론 안 읽었으면 좋겠어.
만약 본다면, 안쓰럽게 생각하지 말아줘. 부탁할게.
지금처럼 그렇게 잘 지내.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네가 참 보고 싶고 그리워.
그때의 너도 그립고, 그때의 우리도 그립고, 그때의 나도 그리워.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 각자의 자리에서 밝게 빛나자.
고마웠어.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내 기억 속에 예쁘게 남아줘서. 나도 너의 기억 속에 예쁜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잘 지내. 많이 좋아했어.
오지 않을 너에게 보내지도 못하고, 닿지도 못하는 편지를 써본다.
미안했고, 미안하고, 미안할게.
우는 건 아픈 건 내가 할 테니 넌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