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합니다.
하루만에 정말 많은 분들이 댓글로 조언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저희 친동생한테만 이 이야기를 털어놓았었는데, 동생이 정말 많이 위로해주었지만 ...이기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객관적인 시각의 이야기를 듣고싶었던 것 같아요...저도 사람인지라 정말 어쩔수가 없는 것인지 갑자기 너무 가슴이 답답해져왔습니다.
저의 잘못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죄책감을 갖고, 아무일 없던 것처럼 살아서는 안될 것 같았고,
저의 잘못이 없다면 그 부분에서 제가 제 스스로에게 던지는 책망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하는 것이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댓글을 읽으면서 '아..이건 아닌데...'하고 조금은 억울하다고 느낀 내용도 있었고,
반면에 저와 그의 사이에 일들을 비교적 간단하게 서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만 가지고도 예리하고 정확하게 짚으신 분들이 있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저 스스로에게 짐을 덜어놓을 것은 덜어놓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안고 가야할 것들...그런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다만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어서 간단히 말씀 드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 토토, 주식 등을 하여 저에게 거짓말을 한 일에 대해서 언급한 것을 고인 모독이라고 하신 분들이 있었는데요. 그 사람과 헤어짐에 '가장' 결정적인 사유였기에 말하는 것이 제 고민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맥락 상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하여 간략하게 언급한 것이었는데 이것이 고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느껴지는 분들이 있었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구나 느꼈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극단적인 선택 전에 연락을 한번만 줬으면 했다는 제 말에 대해 앞뒤가 안맞는다고 하셨는데..
저희가 같은 직종에 있었기 때문에 이 계통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모두 쓰는 업무메신저가 있습니다.
그 업무메신저는 차단도 불가능하고 모든 연락이 오고 가는것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습니다. 그 또한 이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헤어지고 난 후 그사람을 진정 시키는 그 과정에서 메신저를 통한 연락도 종종 있었구요..
저는 그것을 생각하고 이야기 한 것이었는데, 설명이 부족해서 이해가 안가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주변 사람의 일인 것 처럼 시간 내어 손수 답글 달아 위로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또 모진말로 조언도 해주시고,, 정말 힘이 많이 되었고 정말 많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한분 한분 다 답댓글 달아드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써주신 댓글은 놓치지 않고 모두 읽고 또 읽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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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월 지난 일이지만 이 생각이 머리에 자꾸 맴돌아 이렇게 글이라도 써봅니다..
사랑많고 다정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전남친이었지만
아주 어렸을 적부터 소심하고 주눅드는 성격으로 자랐다고 하는 사람이었는데요,
그 남자 나이 28살에 첫 여자친구인 저를 만나고 저와 약 2년 못 되게 만났습니다.
워낙에 특별나게? 소심했던 성격이라 직장을 갖기 전 학창 시절부터
지금껏 연락하는 친구 단 한명 없이 지내며 외롭게 살던 그에게 저라는 여자친구가 생겼고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며 오직 저만을 바라보며 그렇게 연애를 했습니다.
저에게 잘해주는 만큼 그마음을 고마워하며 저도 그만큼 잘해주고 진심으로 사랑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멀어졌습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 어느새 이십대 후반이 되어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되었고, 남친의 그런 과하게 위축되고 소심한 면모,, 조금만 힘든일이 있어도 땅굴 파고 들어가버리는 심하게 약한 멘탈 등등..
점점 지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이 사람과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
전혀 답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렇게 멀어져갔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전남친이 저 몰래 스포츠 토토, 주식 등을 하며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돈을 잃고 저에게 거짓말 하며 신뢰를 잃는 일 등등 실망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별을 고했어요. 안쓰럽고 그를 생각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더이상 사랑하는 마음은 아니었어요.
좋으신 부모님이 계셨지만, 인생에 유일한 친구이자 여자친구였던 저와 헤어지기 무척이나 힘들어하더라구요. 이럴 것이다 생각은 했지만 좀 더 심하게요..
아무리 어르고 달래고 울면서 이야기도 해보고 다독여봐도 받아들이지 못하더라구요. 그렇게 몇개월을 지내다가 달래고 다독이면서 ..(그의 약한 멘탈 때문에 혹시나 나쁜 생각하지 않을까 확실하게 끊지 못하고 몇달을 그렇게 지냈어요.)
제가 너무 미적미적하게 여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단호히 말하고 번호 차단도 하고 끊어냈습니다. 그 사람의 미래를 위해서 그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외로웠던 그의 인생에 저와 함께하면서 행복했던 추억을 자양분 삼아서 삶의 희망도 보고 새로운 여자친구도 만나서 잘 살길 진심으로 기원했습니다.
하지만 연락을 완전히 끊어 낸 이후로부터 약 10개월 후..(헤어진 지는 1년 3개월후) 전 남친의 자살 소식을 들었습니다..
정말 부고 소식을 보는데 제 두 눈을 의심했어요
보자마자 뭔가 다른 일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보다는
나로 인해서, 아니 나와의 이별로 인해서 그가 자살했구나.. 그런 생각만 들더라구요..
정말 매일 울었고 꿈에도 나오고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같은 직종에서 일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이 바닥이 좁다보니 알려지는게 부담스러워서 비밀 연애를 했었구요.
이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의 자살소식을 알고... 전 여친과 헤어지고 우울증 걸려서 자살했다는둥 그런 소문이 돌더라구요.. 정말 괴로웠습니다. 혹시 그 전여친이 저라는 사실을 알고 그 사람의 자살원인이 저에게 있다고 손가락질 하진 않을까..무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죽을만큼 힘들었으면서 왜 나한테 죽을 결심하고 나한테 연락 한번 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쉽게 삶을 포기한 그가 원망스러웠고 안타까웠습니다. 나한테 연락 한번만 해줬다면 제발 살아달라고 빌기라도 했을텐데...
처음 그에게 호감 표시를 했던 게 저였습니다. 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여자친구는 없었겟지만 그냥 죽지 않고 혼자 잘 살지 않았을까... 저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 외로운 삶에 적응해서 지금껏 살아왔던 것처럼 그렇게 살아나가지 않았을까
나를 만나지 말았어야했다는 죄책감에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장에 찾아갔지만 용기가 나질 않아 결국 조문은 못하고 울며 밖에서 서성이기만 했습니다..그러다가 마주친 슬픈 얼굴의 그의 가족들...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수많은 연인들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사는데... 꼭 제가 엄청난 죄를 지은 사람처럼 이렇게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것인지 싶을정도로 너무 힘들고 괴롭습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잊은듯 살다가도 그냥 일 하다가도 한 번씩 그 사람의 자살 생각이 떠오르고 운동하다가도 떠오르고,, 꿈에서도 그 사람을 만나서 울면서 자살하지말라고 애원하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그가 죽은 지 반년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도 복잡하고 힘든 마음이 들어 이렇게 익명의 힘을 빌려서 글을 써봅니다.. 저와 같은 경험이 있는 분 있으실까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할까요..
정말 그가 저 때문에 죽은게 맞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