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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갑'이 되고나서 느낀 점

|2019.12.11 11:59
조회 90,845 |추천 485
내 나이 32. 졸업 전부터 전공 관련 분야에서 쭉 일해 옴.
페이가 높은 쪽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함.
일하다가 회사에 무언가 필요한 게 없는 것 같으면
내게 맞게 사비로 구매해서 일의 효율을 높였음.

나는 애초 꿈이 사업가였기 때문에
있는 곳에서 뭐가 배울만 한지
잘못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 너무 기존 체제가 불편하면
이사장라인까지 올라가 들이박기도 했음.

나는 윗사람들에겐 성실하지만 건방진 눈엣가시
동료들에겐 지 혼자 튀려는 모난 돌이면서도 '을'의
입장을 대변 해주는 '액받이' 역할도 했음.

같은 을들은, 특히 선배들은 혼자 튀지마라
그렇게 열심히 하지마라, 주는 만큼 일해라,
죽은 듯 가늘고 길게 가라고 조언 또는 타박을 했음.

그러면서도 본인들이 당한 부당한 일들은 내게 털어놓으며
윗사람들에게 대신 들이받아주기를 종용했음.
물론 그때는 나도 을의 입장이었기에 동감하는 부분들이 있었고
각자들 그동안 제대로 받지 못했던 상여금이나 근무개선 등 많은 변화들이 있었음.

나는 남들이.하나 끝낼 때 두세개를 끝냈음
성격이 급하고 느린 걸 싫어하는 타고난 기질도 있지만
빨이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음
일끝나고 새벽 5시까지 거의 매일 24시간 카페해서 공부하고
들어갔음

그리고 같은 분야에서 대학교 시절 알바경험까지 포함
8년을 직원으로 일하고 퇴사했음

그리고 난 내 사업체를 차렸음
7개월은 혼자 끙끙댔고
1년차엔 2배 큰 곳으로
2년 5개월차엔 처음보다 8배 큰 곳에 두번째 사업체를 냈음

그러면서 직원들을 고용했고,
내가 을로서 일했을 때를 생각하며
계약시간은 8시간이지만, 출퇴근 근무시간은 5시간으로 특약을 걸었음. 집에서 자택근무로.

직원들 처우 개선을 위해서. 그럼 더 열정을 일할거라 믿었음.
왜냐면 지난 회사들에서 을들은, 회사 처우에 대한 불만이 폭주했고 그래서 일할 맛이 안난다고 했기 때문임.

또 나는 늘 내 일처럼 열심히 했기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근무시간을 짧게 해주고 편하게 해주면
스스로 일을 찾아 열심히 일할거라 믿었음

그래서 가이드라인만 잡아주고
일하는데 크게.터치.하지.않았음
2번째 사업장은 아직 시작한지 3개월차라
자리를 덜 잡아서 좀 힘듦.

일이 없으면 한시간반~두시간만 일해도 보내줬음
물론 페이는 같음

아, 근무시간은 5시간이지만
페이는 8시간 일하는 사람들 평균 임금과 비슷하거나 훨씬
웃돌게 줬음.(235~300사이)

초반엔 내가 기본에 가진 돈으로 페이를 지급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직원들이 일을 잘 안하는거였음
내가 준 그 페이에는 딱 필요한 시간에 열정을 다해서 일하고
스스로 찾아서 하라는 거였는데(난 그랬으니까)
돈만 받고 대충 일하는게 보임.


나는 직원들 월급 주느라 새벽에 투잡까지 뛰어도
내게 남는게 없는데 나만 죽어라 일하고 있었음

그래서 요즘 너무 현타가 오기.시작함.
나는 요즘 직원관리 노하우, 인간심리학 등 인문학 서적과
사업 관련 책들을 정독하고 있음.


통계상 10명이 있는 회사에
진짜 제대로 일하는 직원은 둘도 안되고
그 직원들이 나머지 8명을 먹여 살린다는 걸 깨달았음


나는 을일 때도, 갑을 때도 늘 최선을.다함
내가 깨달은게 을들은 왜 평생 을인가에 대한 것임.
돈은 많이 주길.원하고 본인들이.스스로 그만큼 하려고는 안함

이번에 나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음

을들에겐 인간적 배려와 기대보다는
정확하고 냉철한 시스템으로 주어진 시간을
주체적이.아니라 수동적으로 뛰게.만들어야.한다는 것을.


악덕 업주들도 있지만
처음부터 악덕 업주들이.아니었던 사람들이 많았을거임

알바도 10에 7은 잠수를 타거나, 설렁설렁 일하는 사람들이.대부분이라는 것을.알고 있음


어제는, 8시간 중 5시간 근무 특혜에도 자체적으로 3시간하고
자연스럽게 퇴근했던 직원 때문에 너무 속상한 밤이었음


물론 처음에.너무 편의를 봐준 내 탓이.가장 크지만.
그럼 더 열심히 일할 줄 알았으니까...
추천수485
반대수31
베플ㅇㅇ|2019.12.12 11:11
처음부터 그렇게까지 잘해주지 말았어야합니다. 주던걸 도로 뺏으면 사람들은 화내기 마련이거든요. 그게 정당하든 부당하든. 스타트를 잘못하셨지만 지금이라도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세팅을 다시해보시기 바랍니다. 본래 사장이란 자리는 직원들한테 욕먹는 자리니까 욕먹는거 두려워마시고 이런저런 경험하면서 인간에 대해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베플ㅇㅇ|2019.12.12 10:59
우리나라에선 직원들 풀어주거나 하면 망함ㅋㅋㅋㅋ 줄건 제대로 주되 개같이 쪼아야 일함ㅋㅋㅋㅋ
베플|2019.12.12 13:03
지금까지 대학에서 포닥으로 지내며 저희 연구실과 다른 연구실을 비교한 소감을 말씀드림.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음. 저는 현재 8년째 같은 연구실에서 있으면서 석박사를 거쳐 포닥을 하고 있음. 연구비는 타 연구실에 비해 월등히 많은편이며, 복지, 분위기 또한 매우 좋음(후배들이 먼저 회식하자고 조름). 그런데 다른곳과 차이점은 저희는 인력이 4명으로 매우 적음. 타 연구실이 보통 6명이상임을 감안했을 때 연구비 대비 매우 적은편에 속함. 하지만 저희 연구실 퇴근시간은 6시이고 타 연구실은 10시, 11시까지 상주해있음. 성과는 저희 연구실이 타 연구실보다 2배이상 더나옴. 왜그럴까요? 타 연구실 교수님들도 항상 궁금해하는건데, 지도 교수님과 이야기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 뽑을 때의 보는 관점이라고 했음. 타 연구실은 성적만 보고 뽑았으나 저희 교수님은 사람 됨됨이와 성실성을 더 많이 봤음(인턴기간이 있음). 자체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평점 4.0 이상 성적표 들고와도 과감히 잘라버렸음. 그러다보니 저희 구성원들은 일하는 시간에는 빡세게 일만함. 자유로운 분위기 이지만 성격들 자체가 일 미루는게 없음. 그러다보니 근무시간은 적어도 성과는 월등한 것임. 제가 글쓴이님에게 하고싶은 말은 사람 뽑을 때 정말정말 신중히 뽑으라는거임. 내가 그동안 느낀건, 진짜 훌륭한 오너는 '오너 본인이 일 열심히하는 자세'가 중요한게 아니라 '일을 잘하는 사람을 뽑아주는'오너가 훨씬 훌륭한 오너라는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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