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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의 전부는 오로지 너였다.

곧20세됨 |2019.12.27 02:29
조회 181 |추천 0
이런 거 처음인데. 아무튼 하고싶은 말이 많아서 여기에 써보려고 해.
 잘 지내? 내가 봐왔던 너는 잘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야.처음 널 본 순간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해. 가정에서 사랑받지 못하고 자랐던 나를 편견없이 바라봐주었던 따뜻한 말과 행동 그리고 눈빛, 그 순간의 말로 표현못하는 울컥함이 감동시키더라. 그때 부터 그냥 같이 있으면 아니 그냥 우연히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좋았어. 일부러 일요일에 일찍가고, 다같이 놀때 슬쩍 끼어서 가고. 그러다 용기를 내서 전화를 걸고. 몇시간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대화를 하고 시계를 보고 놀라면서 이제 끊어야겠다는 말을 들으며 아쉬워하던 나. 넌 몰랐겠지만, 그땐 나말고도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서로 통화하려고 신경전을 벌이곤 했어. ㅋㅋㅋㅋ 고3되면 잘 만나지 못할거라서 미리 놀자는 둥, 필요한 책을 네 계좌로 사서 너희 집으로 배달시킨 뒤 그거 받으러간다는 둥 책 대신 사줘서 고맙다고 피자사준다는 둥 별별 핑계를 다 대면서 아침부터 만나러가고, 늦은 밤 택시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실실 웃던 나. 우리가 만난 날의 하루동안 보낸 시간과 돈 노력은 하나도 아깝지않았어.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고. 결국에는 비밀로 사귀게 되었는데 그땐 진짜로 아 ㅋㅋㅋ 이건 말로 표현 못해. 넌 예체능 준비생이라 정말 바빴지만 나를 위해서 시간내주는게 정말 고마우면서도 눈치가 보이더라. 남자친구 만나면서 대회준비가 잘 되겠냐며 부모님께 혼났다는 말을 듣고서는 내가 너의 앞길 막는 것 같이 느껴졌어. 그래도 우리가 행복하면 됐지 하며 어찌저찌 시간은 흘러가더라. 그렇게 매주를 보내다가 나는 팔을 다쳐서 부러졌고 너는 대회준비중이라 한창 예민한데도 나 간호해주며 웃으며 투덜대는 옆모습이 너무 예쁘고 고마웠어. 팔이 불편하니까 짜증이 그냥 막 나더라. 적어도 너한텐 그러면 안되는데. 팔의 불편함으로 인한 짜증을 핑계로 대회준비하느라 바쁜거 알면서도 왜 연락이 안되냐며 화내고 혼자 삐치고 혼자 울고. 너무 어린애 같이 굴었던 게 아직도 부끄러워. 진짜 쓸데없는 걸로 싸워서 서로 삐쳐있을 때 네가 내친구랑 잘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이 너무 짜증났어. 나랑 있을 땐 잘 웃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홧김에 저럴거면 쟤 만나라고 헤어지자고 말했어. 아직도 그게 후회돼. 내가 제일 편한 사람이었으니 너의 진짜 힘든 속마음과 기분을 나한테 털어놨던 것이었는데 나는 대회 준비중이라는 걸 알면서도 철없이 굴더라. 금세 정신차리고 바로 사과했지만, 헤어지자해놓고 뭐하는거냐며 진짜 끝이라고 전화하지말라고 했을 때. 진짜 많이 울었어. 사실 전화하지말라는게 아니라 반성하고 다시 풀어갈 기회가 있던 것이었는데, 내가 네 앞길에 방해가 되는 것 같더라. 왠 애새끼 같은 애가 대입 예체능 준비생한테 들러붙어서 연애질이나 하니 정신차리라고 혼나던 네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 그래서 아무말 않고 그대로 끝낸 거였어. 그 뒤에 연습만 했는지.. 금메달도 따고 그러더라고. ㅋㅋㅋ마음속으로 엄청 축하했다.ㅋ 근데 헤어지고난 뒤에 1년을 돌아보니 내 생활은 엉망이었어. 연애한다고 학업은 뒷전에 헤어져서 예민한 개차반같은 성격 때문에 친구관게도 엉망이고 덕분에 나는 고등학교 1학년을 왕따처럼 지냈어. 근데 그걸 나는 네 탓으로 돌리더라. 그때 부터는 네가 미워졌어. 신기하지? 사랑했던 사람이 한순간에 미워진다는게 진짜 개찌질했구나 싶네 지금은. 너는 나에게 어른이 되는 법을 가르쳐줬다고 생각해. 연애할때든 헤어지고 나서든 너로인해 얻는 교훈이 많았거든. 그런 생각을 가지니 네탓이었던 것들이 전부 내잘못이더라. 너무 부끄러웠지만, 그런 못된 모습을 변화시키려고 1년간 노력 엄청했어. 그때 너는 원하는 대학에 갔고. 결국에는 사람성격도 바뀌고 사교성도 생기고, 친구도 늘더라. 그리고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한 다음에 당당하게 너한테 연락하겠다는 각오로 1년동안 공부도 죽어라했어. 게다가 바쁘게 지내면 니 생각이 덜 났거든. 그덕에 지금 대기업 취업에 성공했고, 곧 졸업한다.ㅋㅋ 그 1년동안 다른사람과도 만날 기회가 생겼어. 이제 나도 다른 사람 만나야지 하며 잠깐 만났지만 잊으려고하는 연애는 상처만 남더라고. 쓰레기 짓 엄청했네 어우. 무튼 그걸 뒤로하고 타 지역에 연수받으러 갈 일이 생겨서 갔는데 네가 서울에 있으니 혹시 시간이된다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연락을 했고, 알겠다고 그때보자고 했던 카톡에 여운이 그렇게 남더라. 나 약속날에 밥도안먹고 바로 갔어. 더 오래보려고. 멀리서 부터 보는 순간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그대로라고 하는 말에 괜히 기분이 좋더라. 넌 많이 바뀌었는데. 연수 끝나고도 연락을 이어나가고 싶었다? 근데 남자친구가 생겼더라고. 그래서 연락 그만해줬으면 한다고. 아무말 할 자격 없어서 쿨한척 알겠다고 잘 지내라고하며 대화내용을 삭제하던 내 모습은 아마도 제일 추했을 거야 ㅋㅋㅋㅋ이렇게 너로 채웠던 1년, 너없이 너를 바라만 봤던 2년으로 고등학교 시절은 너로 이루어져있었다. 그전에도 전화해서 곤란하게 했던 것 미안해. 이미 끝난사이임에도 여운을 가지고 있어서 미안해. 나 이제 스무살이야. 이젠 새롭게 시작하고싶어서 이렇게 한탄해본다 ㅎ 혹시 이 글을 본다면 모른척 지나가줘. 그리고 잘 지내줘. 나도 잘 지낼테니. 뜨겁게 사랑했고 미안했다. 첫사랑은 역시 기억에 가장 남는 사랑이 첫사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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