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더 가고 싶은 대학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도전해보려고 해
현역때는 정신 못 차리고 매일 놀다가 수능날 역대급 최저점 찍고
재수때는 정말 독하게 해서 지방사립대도 지역 내 최하위 4년제 갈 성적이었는데 세단~광명상가+삼여대( 서울 덕성 동덕) 갈 성적까지 끌어올렸어 남들이 보기엔 저게 무슨 재수 성공이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현역일 땐 상상도 못했던 대학교 간판이라 마냥 좋기만 했어.
그런데 막판에 원서 쓸 때 어쩌다보니 내가 원하는대로 정시를 쓰지 못했고, 결국엔 다군에 평소 별로 애정 없던 대학 및 학과(지방사립대 사범대)를 지원했어.
그래도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들어가게 된 대학교고 장학금도 받았으니까 정 붙여보려고 했다? 가서 내 나름대로의 길을 찾으려고 했다? 그런데 처음 전공수업 듣자마자 '헐...' , '내가 고작 이거 때문에 재수했나?' 라는 생각이 밀려오는 거야. 또 원하는 대학에 간발의 차로 떨어졌기에 (예비가 내 앞에서 끊김) 상대적 박탈감 및 열등감은 배로 커졌어.
학교 다니면서 맨날 울고, 친한 애들도 별로 없고 애들도 날 어려워하는 것 같고.. 학교 공부는 적성에 맞지도 않고 평소 내가 재밌어라 했던 교양만 공부해서 그 과목만 점수 잘 받고 나머진 그냥 다 버리듯이 했어.. (이건 나도 잘못했다고 생각해ㅠㅠ)
그래서 다시 큰 맘 먹고 2학기 휴학계를 내고 삼반수 시작. 9월에 성적이 오르길래 이번에 정말로 탈출할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10월달부터 서서히 몸이 아프고 슬럼프가 찾아오기 시작하는 거야. 멘탈은 갈수록 망가지고 너무 불안하고 펜맘 잡으면 손이 떨리고 나중엔 울게 되더라고. 무섭고 불안하고.. 밤엔 잠도 잘 안 와서 불면증 및 만성피로, 잦은 잔병에 시달리고...
11월달에는 맨날 울었고 수능전날까지도 울면서 공부했어. 그 상태로 수능을 보러 갔으니 당연히 결과는 망...평소 하지도 않던 마킹실수까지 해버려서 답을 고치려고 컴싸를 들었는데 종이 쳐버려서 고치지도 못했다.. 집에 돌아와서 가채점을 해봤는데 표준점수가 19수능, 9평대비 20~30점이 떨어졌더라. 그래도 논술이 아직 남았기에 희망이 있다고 믿었는데..얘는 형편없이 떨어져버리고ㅋ(논술학원비 ㅅㅂ...)
진짜 솔직히 말해서 죽고 싶었어 남들은 대학이 전부가 아니다, 너무 실망하지 마라, 지금 네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걸 생각해야지 라고들 하는데 난 그 말이 오히려 나를 비웃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정말로 힘내라고 해주는 말이 아닌 동정하는 것처럼 들리더라ㅠㅠ
과연 자기들이 간절히 원하던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싶었고...또 너무 서러웠어. 노력한 만큼은 커녕 노력의 반의 반의 반도 보상받지 못했던 것 같아서...
수시든 정시든 내가 지원하는 학과는 매번 경쟁률이 터지고, 매번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는 걸 보고 수능은 내 길이 아닌가 싶어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내 손때가 묻은 재수, 삼반수 플래너를 다시 펼쳐보니까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울컥하더라. 그리고 또 꿈을 위해서 다시 달려보고 싶더라. 하지만 이번엔 순전히 내 힘으로 공부해보려고. 더이상 부모님 지원 받으면서 수능 준비할 나이도 아닌 것 같아서..
지금은 아직도 몸, 마음이 많이 약해져있어서 조금 더 치료에 힘을 쏟아붓고 치료가 끝나면 나도 서서히 달려보려고 해. 20수능 실패 원인이 지나친 부담감, 건강 및 멘탈관리 실패, 결과주의 때문인 것 같은데 19수능때처럼 정말로 나를 위한 수능공부를 해서 꼭 목표를 이뤄낼 거야
남들은 많이 늦은 거 아니냐고 걱정하겠지만 나는 딱히 늦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꿈이 있다면 무슨 도전이든 다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해보려고. 편입으로 마음 돌릴 수도 있고, 편입 준비하다가 수능 준비하게 될수도 있고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더 좋은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으니까 난 뭐든 도전해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