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예뻤던 너에게
스무살
|2020.01.27 17:49
조회 1,738 |추천 1
오늘은 너랑 헤어진 날 새벽이야.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이성을 만난 적도 없었고, 그저 학교가 끝나면, 학원을 갔고, 학원이 끝나면 독서실을 가는 일상을 반복하던 내가 스무살이 되면서 너라는 사람을 만났어. 첫 만남에서는 너는그저 예쁜 아이, 정말 순하게 생겼고 무뚝뚝 할 것 같은 그냥 내 친구의 친구였어. 우리 처음 만난 날이 참 개판이였지? 처음 만난 애 앞에서 토를 하고, 친구들한테 질질 끌려서 집 가는 내 모습을 보는 네 표정이 어땠을지 상상도 안간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너한테 언제부터 관심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어. 어느새, 너한테 뭐라고 연락을 보낼지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만 생각이 나네. 다음날, 일어난 내가 너에게 “조심히 잘 들어갔어?”라고 보낸게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몇번이나 쓰고 다시 지운지 너는 아마 모르겠지. 내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네 답장은 내 예상보다 훨씬 살가웠어. 조금이라도 너랑 더 연락하고 싶어서, 억지로 연락을 이어가던 내가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정말 바보 같다. 너에 대한 내 마음이 서서히 커져가고 있던 어느 날, 술을 마시던 너에게 전화가 왔어. 전화를 받기전에, 너가 나한테 전화를 걸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아서, 설레발을 쳤지. “여보세요? 술 마시고 있는거 아니야?! 왜 전화 했어?!”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채 너에게 질문 세례를 하는 내게 너는 말했어 “아 그냥 술 게임 때문에 전화 했어” 그 후로 의미 없는 대화들만 나누다가 전화를 끊었고, 나는 그 전화에 의미를 내 친구들에게 수십번을 물었어. 솔직히 이미 네 전화에 의미부여 해놓고, 내가 의미부여한게 당연한거라고 합리화 하고 싶어서 괜히 친구들에게 물어본거였어. 다음 날, 나는 술을 마시고 너에게 관심 있다는 티를 내기 시작했지. 그 결과는 참담했어. “친구로 지내자, 불편하다” 그 후로 난 너에 대한 내 마음을 모두 숨긴채, 친구인척 계속 연락을 이어나갔어. 어느새, 네 졸업식이 다가오고 나는 내 친구를 보러 가는척, 너를 만나러 갔지. 평소에 입지도 않던 셔츠와 코트,시계까지 차고 네 졸업식에 갔어. 내 친구와 같은 반인 너를 보기 위해, 교실 창문을 보는데, 졸업을 앞둔 설렘가득한 얼굴을 가진 네가 제일 먼저 보였어. 너를 보니까, 그냥 예쁘다는 말 밖에 안나왔어. 작은 꽃 한송이를 전해주고,함께 사진을 찍은 나는 그저 오늘 네 얼굴을 봤다는 사실에 행복했고, 또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아쉬워 했어. 졸업식날 누구보다 예쁜 너의 모습에,너를 향한 내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져만 갔어. 그날 밤 시내에서 술을 마시던 너가 많이 취한 모습을 보고, 나는 아무 고민도 하지않은채 편의점으로 달려가 숙취해소 음료 하나, 헛개수 하나를 사서 너에게 전해줬어. 너에 취한 모습에 나는 안절부절 못한채 발만 동동 굴렸지. 내 진심이 너에게 닿은걸까 취한 너를 챙겨주는 내 노력에 너는 서서히 마음을 열었고, 그 후로 우리는 남들이 말하는 썸을 타게 됐지. 단둘이 술을 마시면서 너에 대한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처음으로 나는 수능을 망친걸 후회하게 됐어. 집 근처 대학을 가는 너와 저 밑에 있는,통학은 하기 힘든 대학을 가는 내가 썸을 타고 있다는게 좋기도 했지만 많이 불안했어. 너는 표현을 많이 한 것도, 스킨쉽을 한 것도 아니지만, 내가 헷갈리지 않도록 행동했어. 대학을 가면 자주 못 만날 것 같은 생각에, 내일 만날 때는 남자친구로서 너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난 조금 성급했지만 고백을 했고, 너는 끄덕이며 내 고백을 받아줬어. 그 후로, 너와 함께 보내는 하루 하루가 내겐 너무 꿈 같고 행복한 나날들이였어. 하지만 행복과 함께 커져가는 불안감이 날 짓눌렀어. 주위에서는 모두가 “어차피 대학가면 헤어져”를 앵무새 처럼 떠들어댔고 분명 행복한데 동시에 불안한 거지같은 기분 때문에 좀 우울하더라. 네가 대학을 가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나 때문에 힘들어 해도, 나는 절대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못할텐데. 나 좀 이기적이지? 헤어지는 정확한 이유도 모르고 헤어졌지만, 난 하나도 너가 원망스럽지 않아. 그냥 보고 싶기만해 지금.xx아 내가 너를 알게 된 것도, 너를 만난지도 오래된게 아니지만,오늘 너랑 헤어지고 나 많이 울고 많이 힘들었어. 친구들 앞에서는 괜찮은척 “어차피 대학가면 헤어졌어”라는 헛소리나 하고, 나는 절대 안헤어질줄 알았는데, 오늘 헤어졌네. 막상 형,누나들 만나서 토닥토닥 위로 받으니까, 눈물이 안멈추더라. 그래도 너는 내가 마주쳤던, 모든 여자들 중에서 내 눈엔 네가 제일 예뻤어. 대학가서도 나보다 더 잘나고, 착한 사람 만나야해 xx아. 술김에 헛소리나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후회 할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내가 많이 좋아했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