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이고, 결혼 관련 문제라 이 카테고리에 글을 씁니다.
저희는 올해 말 결혼 예정이고 남자친구와 저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저- 일한지 2년, 모아놓은 돈 약 오천, 대기업, 집안 지원 없거나 아주 약간
남자친구- 일한지 일년반, 모아놓은 돈 없음, 전문직, 최근 시작한 사업 초기 비용 부모님께 추후 상환 예정(약 칠천만원), 전세자금 지원
이렇습니다.
저나 남자친구나 준비가 많이 된 상태도 아니지만 서로 빨리 같이 살면서 자리를 잡기를 원했고, 결혼 준비가 꽤 진행중이지만 이주 전까지만 해도 양가 지원 없는걸로 생각하고 준비했었어요.
남자친구는 이래저래 모아둔 돈이 하나도 없는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전문직이라 앞으로는 별탈없이 안정적으로 벌거라서 안심이었고, 그래서 거의 제 돈으로 전세자금도 하고 준비하는걸로 계획했지만 그런점은 괜찮았어요. 필요하면 남자친구 마이너스통장도 고려하고 있었구요.
주변에 결혼한 친구 중에도 서로 모자라지만 착실히 잘 준비해서 사는 친구도 봐서 우리도 저렇게 시작하면 되겠다는 자신도 있었구요.
그래서 집은 오피스텔 전세로 들어가서 가전가구 비용도 당장은 최대한 아끼는걸로 결정 했었어요.
그런데 남자친구 부모님께서 갑자기 전세금(약 2억 예상)을 지원해주겠다고 하시면서 고민이 드네요.
남자친구 부모님은 워낙 쿨하시게 혼수나 예단같은것도 필요없고, 그냥 너네끼리 아끼면서 잘 사는 모습 보여주면 된다고 하셨지만, 제 입장에서는 받기만하고 아무것도 안드리기가 죄송하고 부담스러워서요.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제안한게
1. 원래 2억 정도 오피스텔을 알아보려 했으나 이억원 가량을 부모님께서 지원해준다 하셨으니 여기에 내돈 오천을 보태서 이억 오천 정도의 좀 더 나은 집을 구하거나
2. 오피스텔 말고 아파트를 이억원 정도 구하고 나는 혼수랑 예단을 하겠다
이렇게 두 가지에요.
(남자친구나 저나 지금은 서울에 살지만 남자친구 사업장이 가까운 수도권이라서 저는 결혼시기쯤 이직하면서 그쪽 지역으로 갈 생각이고, 그래서 집은 지금 남자친구 사업장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서울만큼 안비싸요.)
명의같은건 남자친구 부모님이 해주시는거니까 욕심 없고, 어차피 제 돈+대출받아서 하려고 했던건데 도움 주신다니까 감사하고, 저도 뭐라도 같이 하고싶어서요.
아래부터는 대화체로 쓸게요.
남- 부모님은 우리가 아껴서 살려고 하는게 보기 좋아서 도와주시려고 한거니까 집은 이억원 정도로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은 정말 예단이니 혼수니 그런거 상관 안하시니까 집은 꼭 오피스텔이었으면 좋겠다
여- 오피스텔이든 아파트든 상관은 없는데, 그래도 아무것도 안하기 죄송하다. 그리고 오천만원이라는 목돈을 집값에 보태지 않고 그거 현금으로 갖고있는게 무슨 의미냐, 차라리 전세자금에 묶어놓고 더 열심히 모으면서 부모님께 갚았으면 좋겠다.
남- 그래도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고싶다. 오천은 투자(부동산, 주식)나 부모님이랑 여행가거나 그런곳에 쓰면 좋겠다.
그리고 집값에 묶어놓으면 유동자산이 없지 않냐.
*남자친구는 투자해본적도 없고 제가 주식 이백만원 했을 때 엄청 놀라던 사람이에요.. 부동산 지식은 둘다 전혀 없고 저는 투자를 하더라도 처음부터 오천이라는 목돈으로 하는게 아니라 작게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여- 오천이나 투자할만큼 우리가 투자에 관심 있었냐. 투자는 작게 시작하고 싶다. 요즘 금리도 낮아서 예금으로 갖고있는것도 의미 없고 부모님이랑 여행에 쓰는건 오빠 부모님이 도와주시는 취지랑 정반대인 것 같다. 오천을 현금으로 가지고있는건 너무 의미없고, 이렇게 되면 나는 결혼할때 아무것도 안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니까 같이 보탰으면 좋겠다. 우리한테 지금 유동자산이 그만큼 필요한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충 이렇게 끝났어요.
구체적으로 생각한 투자처도 없다그러고, 마지막엔 제 말이 맞는 것 같다면서 끝나긴 했는데 기분이 뭔가 찝찝하네요.
남자친구가 원래 경제적인 개념? 같은게 별로 없고.. 그래서 여자친구랑 결혼한다 할때도 처음으로 여쭤보신게 돈관리는 잘하냐, 사치만 안하고 야무지면 된다 였을 정도에요..
남자친구 부모님께서 도움 주시는거 정말 예상도 안했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 감사해요. 그래서 앞으로 정말 잘 해드리자고 다짐도 많이 하는데 이 대화에서 저는 남자친구가 너무 고집을 부리는 느낌이었어요. 그냥 부모님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고집부리는 느낌이랄까..
어떤 결정을 하는게 현명한지 선배님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