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코로나19랑 신천지 때문에 떠들썩 하네요.
하루 빨리 상황이 나아져서 밤낮으로 고생하시는 의료진분들과 활동에 제약이 생겨 불편한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마음 편한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요즘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신천지에 대해 듣게 되었고 진짜 알면알수록 장난아니네요.
개인적으로 더 충격적이었던건 제가 당할 수도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충격을 좀 나누면서 여러분도 제 글을 읽고 저 같은 상황에 안 놓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판에 이렇게 글을 쓰는건 처음이에요. 맞춤법이 많이 틀렸을 수도 있지만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그럼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제 소개를 간단하게 해보자면 20초반에 머리만 복잡하고 아직 세상경험 많이 없는 재수생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지하철역이었습니다.
작년 12월에 난 친구를 보러 이른 저녁시간 쯤에 이동중이었는데 갑자기 어떤 여성분이 자기는 대학동아리에서 왔고 여러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엮어서 책을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질문에 답을 할 수 있겠냐고 물으며 다가오더군요. 지금부터 이 사람을 민씨라고 하죠.
보통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갈길 갔는데 이날은 이상하게 아직 약속시간까지 시간도 남았겠다 그냥 이사람이 무슨 말을 하나 들어보고 이상하면 자리뜨자 생각하고 가볍게 응했습니다."나는 어떤 사람이다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와 "나의 1년을 3개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같은 질문을 받으며 한 5-10분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동아리부원들과 상의 해보고 연락을 다시 주겠다하면서 제 번호를 가져갔습니다.
제 첫 실수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당연한건데 모르는 사람한테 함부로 번호주지마세요.
그리고 한 이틀 지났을때쯤 저녁에 카톡으로 인터뷰 더 할 수 있겠느냐 하면서 주말에 카페에서 만나자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람 많은 로데오거리에 있는 카페에서 약속 잡고 만났습니다.
5시쯤 갔더니 같은 분이 어린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복을 입고 노트북을 피고 민씨가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처음에 자기를 대학 졸업한지 얼마안된 취준생이라고 소개하더군요. 여기서부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왜 취준생이 졸업한 학교 동아리 일을 아직도 하고 있지 하고 의문이 살짝 들었는데 더 생각할 여유도 없이 민씨가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약 40분 가량 던지는 질문에 답을 하며 제 고민을 풀어놨습니다. 들으면서 노트북으로 무엇을 메모하는 것 같았어요. 진짜 뭘 쓰는건지 아니면 그냥 쇼한건지는 저도 모르겠네요.그 당시 워낙에 입시후 광탈과 부모님과의 잦은 마찰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던 때라 제 얘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또 있군아 하는 지나치게 순수한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진짜 지금 생각하면 정보조사 당한것 같고 그냥 부끄럽고 화가나네요.이야기가 끝난 후엔 힘들었겠군아 말로 토닥여 주시니 잠깐은 위로도 되고 후엔 좀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 그 사람을 좋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은 그 분이 저 다음에 또 만날 사람이 있다고 하셔서 서로에게 또 연락하자 말하고 제가 먼저 카페를 떠났습니다.
저 말고 영업하려는 사람이 더 있었던거겠죠?
그렇게 한 일주일의 시간이 흐르고 카톡으로 또 연락이 왔습니다.
제 안부를 물으면서 같이 인문학강의를 들으러 가자고 물어봤습니다. 다행이 전 선약이 있었고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 후에도 자기와 강의를 들으러 가자고 근근이 연락이 왔습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자기가 다녀온 강연에서 알게 된 코치님이 있는데 자기가 이야기 했을 때는 좋았다고 말하며 저보고 제 고민상담을 해보라며 소개시켜주었습니다. 이미 제 얘기도 조금 해주었다고 말하더군요.
솔직히 제 허락도 없이 제 얘기를 했다는건 조금 기분 나빴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섣불리 의심하기 싫다는 마음에 일단 만나보겠다고 하고 그 코치라는 사람이랑 로데오거리 근처 카페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습니다.
만나서 자기를 ㅇㅇㅇ컨설팅회사의 자기개발 코치라고 소개를 하더군요. 이 사람은 김씨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제 고민거리가 무엇이고 제 장단점을 적어보라고 시켰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는 말과 마부를 그리더니 말은 저고 마부는 자기라면서 자기는 저를 조금 더 좋은 길로 안내하는 사람이다 말하더군요. 저 표현도 기분 나빴어요. 자기가 뭔데 저런 소리를 하나 싶었죠. 지금 생각하니 진짜 사이비 개소리였던거죠.
그래도 오픈마인드를 속으로 외치며 다음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냥 뭔가 구린걸 느낀 감을 믿고 거기서 잘라버렸어야되는데..
그렇게 한두번 더 만났고 중간에 적성검사도 했습니다. 그러던중에 하루는 오늘이 마직막이라며 혹시 6개월에서 1년 정도 자기 ㅇㅇㅇ컨설팅회사에서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참여해 볼 생각이 없느냐 묻더군요. 회사 웹사이트를 보여주며 성경을 학문적으로 배우며 자기개발을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올해 프로그램이 이미 시작하기는 했는데 제가 의향만 있다면 저렴한 비용에 들어가게 해줄 수 이다면서 저를 설득하려고 하는게 보였습니다. 저는 일주일 정도 생각할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더니 시간이 없다고 이틀안에 연락달라고 하더군요. 촉박하지만 알겠다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러고 이튿날에 하겠다고 김씨에게 연락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다음날에 자기랑 만나서 프로그램 매니저와 인터뷰를하자고 했습니다.
다음 날 약속장소로 갔더니 다른 방에선 이미 어디학교 교수라는 사람의 강연이 시작되고 있었고 저는 제 인적사항을 간단하게 적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 인터뷰를 하는 중년의 여성분은 저에게 이 프로그램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고 그 목적을 이루는데 얼마나 진지 한지를 물었고 저는 대충 답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김씨를 통해 합격여부 연락을 주겠다며 인터뷰를 끝냈습니다.
참고로 저 인터뷰와는 별개로 지나가면서 흘끗 본 '강연'의 풍경은 이랬습니다. 입구에선 강연 정기참가자들의 이름이 써있는 종이파일을 건네주고 있었습니다. 중년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많았고 듬성듬성 있던 제 또래 청년들은 다른 방으로 대리고가 다른 관계자분이 따로 교육을 했습니다.
몇일 뒤 진짜로 김씨를 통해 합격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고 다음주 부터 나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더 생각할수록 더 하기 싫어지고 귀찮다는 생각만 들어 그 난리를 치고는 문자를 통해 그냥 안하겠다고 했습니다.
모태부터 다닌 교회에서 설교도 제대로 안듣는 마당에 학문적 성경에 관심이 있을리가 없죠.
그랬더니 그날밤 근처 카페에서 만나자고 답이 오더군요. 제 마음을 바꾸려고 그랬던것 같은데 소용은 없었습니다.
김씨는 그날 거절을 마지막으로 다시 만날일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만난 취준생 민씨는 계속 연락을 하고 있었고 그 후에도 계속 강연에 같이 가자는 소리를 들어 진짜 한두번 가보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무슨 강연인지도 몰랐는데 가서 듣다보니 14-16세기 서양 명화들을 보여주며 그림속 인물들을 가지고 성경이야기를 하더군요. 졸았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엔 청년층만 따로 모아서 간단한 적성검사를 하더군요. 마지막에 설명만 대충 듣고 나왔습니다.
그 후 카톡으로만 연락을 근근히 하다가 한 한달 후에 다른 강연을 같이 가자고 초대해서 갔습니다.
이번엔 성경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가드를 좀 내리고 강연에 경청했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엔 무슨 강연후기 이벤트를 한다면서 강연에 대해 묻는 설문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벤트 당첨 경품 중에 컨설팅쿠폰이 있었는데 왠걸 한 일주일 후에 제가 당첨되었다고 저에게 배정된 코치 이씨의 문자가 왔습니다.
그때까지도 별 생각은 없었어요.
제 사정 때문에 약속을 계속 미루다가 한 2주 뒤쯤 만났습니다. 전에 김씨코치와 마찬가지로 저는 제 고민을 말했고 그 후 한 번 더 만났습니다. 그냥 봤을 땐 사람은 좋아보였어요. 제 얘기에 진짜 공감한다는듯 자기 어려웠을 때도 조금 말해주고. 이때는 적성검사 같은건 없었는데 두번째 만남에서 이씨가 컬설팅을 더 할 생각은 없느냐하고 제안하더군요. 김씨 때가 생각났지만 그냥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몇일 뒤 바빠서 안되겠다고 하고 거절했습니다. 그러곤 어디 출장간다고 하고 지금까지 연락이 없네요. 지금 생각하면 출장 간다는 타이밍도 웃겨요. 처음으로 신천지에서 코로나19 관련 일 터진 주였죠.
그러곤 신천지 관련 뉴스 그리고 저와 같이 영업당할 뻔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정신차렸습니다. 제가 겪었던 상황과 비슷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이 사실에 대해 인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신천지지도앱을 봤을때입니다. 신천지 쪽에서 공개한 1100개의 교회와 부속기관 주소록으로 지도 업데이트 된 후 혹시나 해서 제가 민씨, 김씨, 그리고 이씨와 만났던 장소들과 겹치는지 확인해보니 3곳중 2곳이나 겹치더군요. 너무 경악스러워서 빌딩이름이랑 층수 까지 확인했는데...같습니다. 순간 너무 소름 돋았습니다. 솔직히 지금 생각해도 소름 돋아요.
앞에서 말하는걸 잊어버릴 뻔했는데 강연이나 코치가 주었던 적성검사나 메모지 같은 종이자료들은 다 자기들이 도로 가져갔어요. 헤어질 때쯤에 알아서 챙기더군요. 제가 한 번 모르고 제 검사지를 가져간적이 있는데 외부노출되면 안된다고 꽤 끈질기게 돌려달라고 하던군요. 제가 다시 그 사람들을 만날일이 있던것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결과가 중요한게 아니라 정보가 중요했던거였나 싶네요. 이 점이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어 얘기해봅니다.
그리고 또 이 이야기와는 별개로 제가 또 겪었던 일인데 대학면접보고 나오는 길에 서울캠퍼스 안에서 중년여성과 젊은 학생처럼 보이는 분이 다가와 학교내 기독교동아리 라면서 얘기하는데 진짜 끈질기게 대학교 입구까지 따라왔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는건데 이것도 신천지 아니었나 싶네요.
저의 개인적인 상황들이 너무 힘들었던 나머지 너무 마음 약하게 그리고 안일하게 대처했습니다.
이 일후에 제가 배운게 있다면 모르는 사람에 대한 더 큰 의심입니다.길가다 '설문조사' 혹은 '대학동아리에서 왔는데요..." 하는 사람 만나거나 아니면 종교얘기할 것 같으면 절대 무시하세요. 진짜 당연한 소리죠. 압니다. 하지만 항상 인지하고 계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말해봅니다.
만약에 진심으로 그 종교에 관심 있으시면 믿을만한 곳 (사원, 교회, 절, 성당 등)을 직접 찾아가세요. 아니면 정말 불알친구 같은 지인소개 통해서 가거나.신천지 진짜 무서운 사이비 집단이네요. 덕분에 다른 종교들도 덩달아 욕먹고. 여러모로 민폐입니다.
이렇게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몸 조심하세요!마스크 벗는 날을 기약하며 글을 끝내겠습니다.
그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