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는 분은 아마 어디에도 없겠지만 그냥 새벽이고 해서
저에게 일생 아주 중요한,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현재 34살 남성이며 작년에 처음 이사를 했습니다.
저는 태어나서부터 33년동안 서울 구석에 있는 어느 빌라 2층에서 살아왔으며
우리 가족이 참... 부모님도, 형도, 건강하게 조용하게 잘 자랐죠.
우리집은 공기가, 그 특유의 향 내음이 아무리 생각해도 많이 독특해요.
집 주위에서 나오는 그 특유의 신선한 향의 내음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조차 항상 그립습니다.
차가 다니는 곳하고 거리가 좀 있어서 차 소리도 안들리고
나무하고 꽃이 주위에 많으니까 공기도 좋고 새들도 많이 찾아오던...
약간 높은 지대 위에 있어서 우리 집 베란다에서 보면 참 많은게 보였습니다.
멋진 구름과 햇빛이 보이고, 저 멀리 산도 보이고, 내가 마치 유럽에 있는 듯한 착각에 드는 풍경들...
아침에 일어나서 그 광경을 보는 것 만으로도 정서적으로 많은 위안이 되었죠.
회사 가기 전에 바쁜데도 그 풍경들을 보면서 멍하니 그 풍경 속에 빠져 사진 찍기 바빴던...
그런 우리 집에 태어나서부터 무려 33년을 살았네요.
회사를 가도, 어디를 가도 사람들은 부동산 이야기만을 합니다.
집값 이야기를 하고, 어디가 비싸더라, 어디가 싸더라, 어디가 역세권이고 몇층짜리이고
어디는 개발이 좀 되야하고, 어떻게 되야하고 어디가 돈이 되고
건물주가 되서 먹고 살고 이거 팔고 사면 얼마 등등... 그게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더이상 꽃에 대해, 구름에 대해, 빛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되는 일은
그 어디에도 있지 않았습니다.
곧 사라질 신기루 속에서 33년을 살아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33년을 살며 빛의 아름다움을, 구름의 향연을, 꽃의 은은한 향기를
우리가 살면서 마시는 공기의 신선함을 배웠습니다.
오랫동안 벽에 붙어서 자라는 넝쿨을 보아왔습니다.
수십년을 같이 살아온 이웃과 함께 가꾸었던 텃밭과 마당의 흙내음을 맡아왔습니다.
살면서 배운게 그거라서 마음이 아플 따름입니다.
곧 언젠가 무너지겠지만
아직 우리 집이, 그 동네가 무너지지 않은 것에 너무도 무한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종종 우리 동네 주위를 배회합니다. 나를 33년 품어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또 미안해 하며 뭐 그렇게...
아직 무너지지 않은 우리 동네 일부를, 우리 집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많이 찍어놨습니다만
더 많이 찍지 못한 것에, 진작에 더 많이 남겨놓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따름입니다.
제 인생의 꿈과 목표는
우리 집과 우리 동네를 미니어쳐로 만들고 그림으로도 많이 남겨놓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을 나가야해서 이정도 써야겠네요.
이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