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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낳은 아기 살해한 10대가 '집행유예' 받은 이유

ㅇㅇ |2020.03.02 16:35
조회 54 |추천 0

부모 몰래 낳은 아기 창 밖으로 버린 10대
"죄는 무겁지만 참작할 만한 동기 고려"

 

 

 

2018년 6월, 10대 A양이 집에서 낳은 아기를 철제용기에 넣은 뒤 창밖으로 버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A양은 출산한 사실이 발각되면 부모에게 혼이 날까 두려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영아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24일 수원지법 형사6단독(이종민 판사)은 A양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미성년자인 피고인이 원하지 않던 임신을 하게 됐고,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인해 극도로 불안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분만 직후 영아를 살해해 존귀한 생명을 앗아간 범행으로써 죄책이 상당하고 사안이 중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자신이 낳은 아기를 살해하고 집행유예를 받은 10대, 어떻게 봐야 할까?

 
■'참작할 만한 동기를 고려한다'

 
형법 제251조는 재판부의 판결을 그대로 뒷받침한다. 이에 따르면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하거나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 만한 동기로 인하여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죄의 구성요건에 '치욕을 은폐하기 위해',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 '특히 참작할 만한 동기' 등 감형요소가 포함돼 있다. 영아살해죄를 일반 살인죄와 구분해서 마련한 것 자체가 일정 부분 감형을 전제로 한 셈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영아살해죄는 미성년자인 것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집행유예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2018년 자신이 낳은 아기를 숨지게 한 뒤 유기한 10대 커플과 30대 여성이 각각 대구지법과 창원지법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송창석 변호사는 "영아살해죄는 우리 형법이 제정되던 당시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라며 "6·25 전쟁으로 인한 극도의 곤궁한 상태와 함께 전쟁 중 강간 등으로 인한 부녀자들의 원치 않는 출산이 늘면서 정부는 형법 초안에 '가문의 치욕을 은폐하기 위하여'라는 규정을 두었지만 '가문의'가 추후 삭제되어 지금까지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견이 없는 생명의 무게

 
영아살해죄의 형량을 두고 논쟁이 펼쳐지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영아가 사회적으로 보호받아 마땅한 생명인 만큼 처벌을 가볍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생부·생모의 명예가 영아의 생명보다 귀중할 수 없다는 지적에는 힘이 실려왔다.

영아의 생명이 귀중하다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다만 산모의 피치못할 상황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송 변호사는 "영아살해죄가 살인죄에 비해 처벌이 가벼운 이유는 영아의 생명을 가볍게 여겨서가 아니"라며 "출산으로 인해 심신의 균형이 무너진 산모의 상태를 고려한 입법이다. 출산 직후의 산모와 일반 사람을 동일 선상에 놓고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책임을 감경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이유든 살인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면서도 "단순히 처벌의 수위를 높여 범죄를 예방하기보다,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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